역사속에 오늘, 6월/6월 9일

논문 심사 앞두고 나치에 쫓겨나 77년 만에 박사 학위 받은 유대인

산풀내음 2017. 5. 3. 07:06

2015 6 9,

논문 심사 앞두고 나치에 쫓겨나 77년 만에 박사 학위 받은 유대인

 

독일에서 최고령 박사 학위 수여자가 나왔다. 102세의 나이로 2015 6 9(현지시간) 박사 학위를 취득한 주인공은 잉게보르크 실름-라포트(Ingeborg Rapoport (then Syllm)) 할머니다. 그녀가 화제가 된 이유는 못다 이룬 학문의 꿈을 이룬 만학도이기 때문이 아니다. 독일 나치의 유대인 퇴출령으로 인해 1938년 박사 학위 심사도 받지 못한 채 독일에서 쫓겨난 유대계 독일인이 77년 만에 박사 학위를 취득해 나치 치하에 고통 받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됐기 때문이다. 그녀의 국적은 독일이지만 어머니가 유대인이다.

 

 

그녀는 지난달 구술 테스트를 통과해 독일 함부르크 대학에서 신생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박사 학위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역사와 타협을 보는 것이 목표였다"고 실름-라포트 할머니는 독일 공영방송국인 NDR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1933년 나치가 독일을 통치하게 되면서, 그들은 유대인들의 권리를 점차적으로 박탈하기 시작했다. 유대인들은 대학, 학교, 그리고 많은 전문직에서 쫓겨났으며 결국 유럽 전역의 강제 수용소에서 처형됐다. 실름-라포트 할머니는 1938년 박사 학위 논문을 제출했지만, 그녀의 담당교수는 "나치 인종법 때문에 박사 학위를 수여할 수 없다"고 답했다.

 

독일에서 쫓겨난 실름-라포트는 1938년 미국으로 건너가 필라델피아 소재의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고 소아과 의사로 근무했다. 그녀는 1952년 사회운동가인 남편을 따라 동독으로 건너가 베를린 소재 병원에서 신생아 담당의사로 근무하며 네 자녀의 어머니로 살았다. 그녀는 77년 전과 똑같은 주제인 디프테리아(전염병의 일종)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함부르크 대학 교수진은 그녀의 박사 학위 구술 테스트에 대해 "그녀의 나이와 관계없이 굉장히 우수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