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8월/8월 16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 강제철수

산풀내음 2017. 7. 9. 17:12

2005 8 16,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 강제철수

 

유대인 정착촌 또는 이스라엘 정착촌(Israeli Settlement)이란 이스라엘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 안에 이스라엘 국적의 유대인들이 옮겨와 모여 사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1948년 독립을 선포하고 팔레스타인 원주민, 그리고 주변 아랍국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면서 이스라엘은 전 세계 유대인의 이민을 적극 받아들였다. 특히 1967년 ‘6일 전쟁’의 승리로 이스라엘의 지배권이 팔레스타인은 물론 골란고원, 시나이 사막으로까지 넓어진 뒤 정착민에 대한 국가적 수요는 더욱 늘어났다. 해외 유대인의 영구 입국을 두 손 들어 환영했다. 이 가운데 많은 이가 가난한 동구 공산권과 러시아 이민자였다.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정착금을 받아 든 이들은 팔레스타인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정착촌 주변 팔레스타인 원주민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경작지를 넓혀나갔다. ‘하느님이 유대인에게 약속한 땅’을 되찾는다는 구실 아래 그렇게 했다.

 

일반적으로 유대인 정착민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종교적 신념으로 무장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스스로 구약성서에 나오는 유대와 사마리아의 옛 땅을 되찾는 개척자(pioneer)라 생각한다. 또 한 부류는 훨씬 많은 사람으로 이뤄졌는데, 오로지 이스라엘 정부가 대주는 보조금을 바라고 정착촌으로 옮겨간 사람들이다. 유대인 정착민은 대부분 종교적으로 극단적 성향을 지녔고 그들 가운데 상당수는 매우 폭력적이다.

 

유대인 정착촌은 대부분 외부의 공격에 대항할 수 있도록 요새화돼 있다. 팔레스타인 마을들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붉은 타일을 붙인 현대식 주택들이 반듯반듯하게 지어져 있다면 틀림없이 정착촌이다. 총으로 무장한 정착민들은 주변 팔레스타인 마을 중심지를 순찰하면서, 그곳 농민들이 애써 키운 농작물을 불태우거나 주요 수입원인 올리브와 레몬 나무를 베어버리는 등 삶의 터전을 뿌리째 흔들기 일쑤다.

 

이렇듯 살벌한 상황을 60년 넘게 일상적으로 겪어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분노와 좌절감은 엄청나다.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 깡패들이 우리 선조들에게 한 횡포를 떠올린다면, 일상적으로 이런 고통과 억압을 겪어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유대인 정착민들에게 느낄 반감과 증오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유대인 정착촌은 요르단 서안 지구, 동예루살렘, 골란 고원 가자 지구 등에 퍼져 있었다. 이스라엘은 예전의 중동 전쟁에서 이집트로부터 빼앗은 시나이 반도 지역에도 정착촌을 세웠으나, 이 지역의 정착촌은 1982년에 철거되었으며, 가자 지구에 있던 정착촌도 2005년에 철거되었다. 반면, 골란 고원과 요르단 서안 지구의 정착촌 건설은 강행, 계속되어 1972 10만이던 것이 2014년 기준 72만에서 77만 명(골란 고원 21,000, 서안지구 700,000 ~ 750,000 (특히 동예루살렘에 300,000 ~ 350,000)의 유대인들이 약탈한 지역에 불법적으로 살고 있다.

 

 

2003 12, 아리엘 샤론 총리(Ariel Sharon, 1928~2014)는 가자 정착촌 철수(Israeli Disengagement from Gaza) 발표를 했다. 이후 18개월 동안 이스라엘은 건국 이후 최대의 정치적 소용돌이라고 할 만큼 길고 긴 우익과 좌익 간의 투쟁에 휩싸였다. 애초의 가자 정착촌 철수 시점은 2005 7 20일이었다. 우익의 어떠한 공격에도 굳건히 견디던 샤론 수상도 이스라엘 종교 지도자인 랍비들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철수 시기를 8 15일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Ariel Sharon

 

가자정착촌 철수를 반대하는 중심에는 종교인들이 있었다. 종교인들은 요르단 서안 팔레스타인 지구의 점령지 내에서 정착촌을 확장하는 데 선봉에 서왔다. 그들은 요르단 서안 땅이 하느님이 주신 땅이라고 생각했고 하나님이 주신 땅에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하느님이 주신 땅을 이방인들에게 넘겨주는 것은 하나님의 뜻에 반하는 것이며 죄악이라고 보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강제 철거가 2005 8 16일 시작되었고, 곳곳에서 ‘마지막 저항’과 함께 유혈 사태가 일어나면서 긴장이 고조되었다. 이날 0시를 기해 자진 퇴거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이스라엘 군·경은 오전 8시를 전후해 최대 정착촌인 네베 데칼림을 필두로 철거작전을 시작했다. 14000명의 병력이 동원됐다.

 

남은 주민과 외부 유입 시위대들은 정착촌 입구에 돌과 타이어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쌓고 맞섰다. 네베 데칼림은 주민 2600명 중 절반이 저항을 다짐한 데다 외부 시위자 수백 명까지 가세했다. 극렬 우파 청년들은 쓰레기통에 불을 붙이고 병사들에게 병과 계란 등을 던졌다. 강제 철거가 시작된 후 아리엘 샤론 총리는 TV를 통해 “경찰이나 군인들을 비난하지 말라. 모든 책임은 내게 있는 만큼 나를 욕하라”고 말했다.

 


Protestors Against the Disengagement from Gaza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인 하마스 지도자 마무드 자하르는 “이스라엘의 비폭력적 철수는 평가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정착촌 확장을 계속할 경우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유대인들이 떠나고 난 정착촌의 모습을 보며 감격해 하는 모습이라고 BBC방송은 전했다. 140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 내에 건설된 유대인 정착촌은 1967년 제3차 중동전 이후 이스라엘의 이주정책에 의한 것으로 이·팔 분쟁의 불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