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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영웅 스피크먼, 영국 최고 무공훈장도 한국 기증

산풀내음 2017. 3. 4. 21:04

2015 4 20,

6·25 참전영웅 스피크먼, 영국 최고 무공훈장도 한국 기증

 

1951 11 4일 새벽, 임진강 지역의 ‘317 고지’. 중공군의 강력한 기습 공격으로 고지를 방어하던 근위 스코틀랜드 수비대 소속의 수많은 병사가 부상을 당했다. 육탄전이 벌어졌고, 전세는 적이 우세했다. 이때 이등병 윌리엄 스피크먼(William Speakman, 88)을 비롯한 6명의 병사는 적의 기세를 꺾기 위해 목숨을 걸고 과감한 수류탄 공격을 감행했다. 스피크먼은 다리에 심한 부상까지 입었지만, 부대가 후방으로 안전하게 철수할 때까지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20일 국가보훈처가 초청한 영연방 4개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6·25전쟁 참전용사와 가족 88명 가운데 한 명인 스피크먼씨는 이번 방한에서 그가 받은 영국연방 최고의 무공훈장인빅토리아십자훈장(Victoria Cross)’을 비롯해 자신이 받은 훈장과 메달 10점을 한국에 기증할 계획이다. 그는우리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지킨 한국에 대한 사랑의 표시라고 했다. 2010년에도 한국에 온 적 있는 스피크먼씨는죽어서도 317 고지에 묻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윌리엄 스피크먼씨가 2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전사자 명비에 헌화하기 전 하얀 국화향을 맡으며 전사한 동료들을 기리고 있다.

(왼쪽부터) 1951년 가평전투와 임진강전투에서 성공적인 방어작전을 펼쳤던 英 연방 참전용사인 프랭크 팰로우, 데릭 키니, 윌리엄 스피크먼.

 

그는한국은 매우 감동적인 나라이다. 방문할 때마다 이곳을 위해 싸웠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라고 기증의 이유를 밝히면서 나아가 훈장 기증은 한국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리는 저만의 독특한 방식이라며 “6·25전쟁에 참여했던 참전용사들은 항상 한국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스피크먼씨는 1951 7 4일 한국에 도착해 영국 국왕 스코틀랜드 수비대 제1연대에 배속됐다. 한국에 오기 전 그는 독일 베를린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분단된 베를린에서 그는 공산주의의 좋지 않은 면을 많이 봤다. 그는 한국이 공산주의인 북한의 공격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도착 당시 한국의 상황은 굉장히 심각했다고 전했다. 3개월 뒤인 그해 10월 그는 임진강 북쪽 마량산 377고지 전투에서 중공군과의 격렬한 전투에서 부상을 입고 이듬해 1월 영국으로 귀국한다. 귀국 후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받은 군인은 전쟁지역에 현역으로 투입되지 않지만 그는 군을 설득해 1952 4 21일 다시 한국에 돌아와 전투에 임했다.

 

그는 현재 런던에 있는 제대군인 병원인 왕립첼시병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군인은 항상 자신이 싸웠던 전장을 생각하게 된다죽으면 한국에 묻히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기증한 훈장들은 부산 유엔군 묘지 옆 평화박물관에 전시된다영국 정부가 그에게 준 빅토리아십자훈장을 받은 6·25 참전용사는 4명뿐이며 이 가운데 생존자는 스피크먼씨뿐이다.

 

이번 한국 방문단 85명 중에는 6·25 참전부대인 영국 왕립포병부대와 후크부대의 현역 군인 31명도 포함됐다. 방문단은 22일 부산 유엔묘지를 찾아가고, 23일에는 비무장지대(DMZ)로 가서 분단의 현장을 둘러봤다. 보훈처는 참전용사들에게 희생과 명예의 상징인평화 사도의 메달(Ambassador for Peace Medal)’을 증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