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가볍게 보시고자 하시면 아래의 링크를 눌러주십시요.
https://www.youtube.com/watch?v=GnJ4nLN04jw&t=3s
지난 5월 25일,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게 목이 짓눌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리고,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 무릎에 목이 눌린 채 숨을 헐떡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미국 곳곳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지금은 전세계가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에 들끓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 나라의 작은 사건으로 치부하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것이 이렇게 전세계의 관심을 가지게 한 것에는 비약적으로 발전한 미디어 역할이 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미디어 효과의 상징인 'CNN효과'라는 것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1980년 테드 터너(Ted Turner, 1938-)에 의해 설립된 CNN을 모르시는 분은 아마 없으실 듯합니다. 세계 최초로 설립된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로, 많은 분들이 CNN을 통해서 글로벌 뉴스를 실시간으로 전해 듣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영어 공부를 하는 도구'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지요. 시사 상식도 늘리고 영어실력도 향상시키는 '꿩머고 알먹는' 전략이죠.
개국 당시, 많은 사람들이 1년 안에 망할 것이라고 장담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24시간 따분한 뉴스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저도 그 중에 한사람이었구요. ㅎㅎ
하지만 시청자는 꾸준히 늘어갔고, 1989년 7월 4일 발발한 천안문 사태(Tiananmen Square Crackdown) 보도를 계기로 CNN의 파급력과 영향력이 세계에 증명되었고, 이후 CNN효과(CNN Effect)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게 됩니다.
CNN효과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CNN보도의 파급력과 영향력'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CNN보도는 시민들은 물론 정부기관의 정책결정자에게도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국가들의 외교정책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를 우리는 CNN효과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효과는 특히 전쟁, 재난 등 인권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을 보도할 때 그 효과가 두드러졌는데, 그 대표적 사례가 천안문 사태입니다.
1989년 당시 CNN 베이징 지국장이었던 마이크 치노이(Mike Chinoy)는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화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이 군인들에 의해 탄압받고 급기야 유혈사태로 발전하자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CNN에 타전해 전세계에 전파되도록 했습니다. 중국의 심각한 인권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 이 보도의 파동으로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에 변화가 생겼고 중국과 미국은 외교관계에서 마찰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찰은 2001년 12월 1일까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는데 중요한 장애물이 되기도 하였지만, 또한편으로는 등소평이 개혁개방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CNN효과로 보다 더 적극적으로 타국에서 발생한 일에 개입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 1998년에 발생한 코소보사태(Kosovo Crisis)입니다.
1989년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유고 내 세르비아 공화국에서 집권하자 코소보는 세르비아 민족의 성지라는 이유로 코소보의 자치권을 박탈해버렸습니다. 이러한 세르비아 측의 자치권 박탈에 분노한 코소보 내 알바니아계는 분리독립을 주장했고 결국 1998년 세르비아 밀로셰비치는 무력으로 진압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밀로셰비치의 집단학살(Genocide)로 수십만면의 희생자가 생겼습니다. CNN은 인종청소의 참혹함을 생생한 사진과 영상으로 전세계에 보도했고, 결국 미국 주도의 NATO가 1999년 3월 유고 내 세르비아를 공습하게 되었습니다.
공습은 78일간 계속되었고, 결국 러시아의 개입으로 공습은 중단되었습니다. 이후 밀로셰비치는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혔고, 2000년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2001년 4월 유고슬라비아 당국으로부터 부패, 권력남용, 횡령 혐의로 체포되었고, 2001년 6월에는 전범재판소로 인도됐습니다. 밀로셰비치에 대한 재판 기간은 길어졌고 2006년 3월 11일에 심장 발작으로 사망했습니다.
CNN의 영향력은 경제분야에도 미쳤습니다. 1990년 8월 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시작된 걸프전쟁은 이듬 해인 1991년 1월 17일부터 사막의 폭풍작전이란 이름으로 미군이 쿠웨이트 내의 이라크군에 대규모 공습을 시작합니다. 이 전쟁은 CNN을 통하여 전세계에 생중계되었는데, 당시 시민들이 CNN 방송을 통해 전황을 지켜보느라 쇼핑을 하지 못하게 되고 이 때문에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CNN은 이 보도 이후 급성장하게 되었지만, 특히 미국 소비재 생산업체와 유통업계는 사태가 길어질까 노심초사했다고 합니다.
CNN효과는 환경재난 분야에서도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지진과 함께 엄청난 쓰나미가 일본을 덮쳐 2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습니다. 쓰나미로 피폐해진 일본의 모습은 CNN등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생생한 사진과 영상과 함께 전셰계로 전파되었습니다. 사진과 영상을 본 세계 각국의 시민들은 자신의 일인양 슬퍼했고, 일본에 대한 도움의 손길에 기꺼이 동참했습니다.
역사와 영토 분쟁 등으로 불편한 사이였던 한국도 금전적 원조에 더하여 119구조대 파견 등 일본 돕기에 앞장섰고, 이런 우리의 따뜻한 온정에 세계가 놀랐고, 일본도 당시에는 한없는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CNN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이에 따른 세계 시민들의 인식체계를 변화시켰고, 나아가 각 국가의 정책결정 및 외교 패러다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입니다.
한편 뉴미디어의 비약적인 발달로 뉴스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확산되면서 국제이슈가 더 빠르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공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채널 확대가 앞으로 CNN효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