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9.30사건 발생

1965년 9월 30일,

인도네시아 9.30사건 발생

 

인도네시아 군도 지역은 해상 실크로드로 유명한 향료 산지이자 해상왕국들로 과거사를 빛낸 나라이다. 이후 네덜란드의 식민지로 340 여 년 간을 지내다가 2차 대전의 와중에 일본의 식민 시기를 4년 정도 겪었다.

일본이 2차 대전에서 패전한 직후인 1945년 8월 17일, 수카르노와 모하마드 하타를 중심으로 하는 ‘인도네시아 독립 준비위원회’가 인도네시아의 독립을 선언하지만,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에서의 부활을 꿈꾸며 지배권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1945년 8월 17일, 독립선언

 

독립선언 후부터 1949년까지의 4년이 넘는 시간 동안의 독립투쟁 끝에 1949년 12월 27일 인도네시아는 주권국가임을 승인하는 헤이그 협정에 조인함으로써 인도네시아 연방공화국을 출범시켰다.

 

이와 같은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완강한 저항과 더불어 국제사회도 네들란드를 비난하였고 결국 1949년 8월부터 11월까지 관련회의가 열려 1) 네덜란드는 연방공화국에 대해 1949년 12월 30일까지 서부 뉴기니아를 제외한 인도네시아의 완전 주권을 이양한다. 2) 주권이양 후 네덜란드군은 철수하고 舊네덜란드령 동인도군은 해체하며 일부는 인도네시아군에 편입한다. 3) 舊네덜란드령 동인도정부의 부채는 연방공화국이 인수한다. 4) 舊네덜란드령 동인도정부가 법률에 의해 부여된 모든 권리를 연방공화국은 앞으로도 인정한다 등을 합의했다.

 

1945년 8월에 인도네시아 독립을 선언했던 수카르노는 이날 4년 만에 자카르타로 되돌아왔다. 이로써 300년에 걸친 네덜란드의 동인도 제도 통치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독립전쟁기간 중 80만 명이 넘는 무고한 국민들이 희생되었다.

 

Immediately after Indonesia's proclamation of independence began the Indonesian War of Independence- an armed conflict and between the country and their old colonialists, the Dutch Empire.

 

1949년 12월 27일, 독립을 환호하는 인도네시아인들

 

하지만 연방공화국은 자바인을 중심으로 하는 인도네시아 공화국과 네덜란드가 만든 각지의 괴뢰국가로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으므로, 연방의 일원이었던 인도네시아 공화국은 괴뢰국가를 편입하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 결과로 1950년 8월 연방을 해산하고 현재의 인도네시아 전 지역을 아우르는 중앙집권국가인 인도네시아 공화국(Republic of Indonesia)을 재출범시키고 국제연합 (UN)에도 가입하였다.

 

독립 후 수카르노(Sukarno, 1901년 6월 6일 ~1970년 7월 21일)는 인도네시아의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그가 내세운 정치 이념은 Nasakom으로, 그것은 각각 NASionalisme(민족주의), Agama(종교, 즉 이슬람교), 그리고 KOMunisme(공산주의)를 의미한다.

1960년대 중반 인도네시아 공산당(PKI)은 300만 명의 당원과 1천 7백만 명의 지지자를 갖춘, 소련과 중국 다음으로 가장 큰 공산당 조직이 되었다. 1962년 공산당 당수 아이디트를 무임소장관으로 임명했다.

 

또한 수카르노 대통령은 비동맹 제3세계의 주요 멤버 중 하나로서 反제국주의, 反식민주의를 내세웠고 인도네시아의 통합을 강조했으며, 국제사회의 말레이시아 독립 승인에 반발하여 미국과 대립하고 UN을 탈퇴하기도 하는 등 서방진영과 각을 세웠고, 소련과 중국에 밀착했다. 1965년 5월에는 육·해·공군·경찰 외에 제5군으로 ‘노농민병대’를 창설해 군부의 반발을 샀다.

수카르노 집권 당시

 

한편, 인도네시아 육군은 1956년부터 1958년에 걸친 반란 사건으로 인해 그 영향력이 크게 감소해 있었다. 인도네시아 최대의 친미 및 우파 세력이던 육군은 1956년 12월, 수카르노가 인도네시아를 공산국가로 만들려 한다며 수마트라 섬 중부에서 반란을 일으켰고 술라웨시의 군부가 이에 동조했으나 내부적으로 분열된 데다가 다른 지역의 육군이 반란에 동조하지 않아 결국 실패하였다. 그리고 1958년 이후로 반란군은 게릴라전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또한 반란으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주요 정당 몇 개가 반란가담 혐의로 해산되면서 정치체제 그 자체를 뒤흔들게 되었는데 이로서 급부상한 것이 PKI, 바로 인도네시아 공산당이었다.

 

한편 1963년부터 1965년까지는 흉작과 대규모 인플레이션으로 사회불안은 가중되었고 수카르노의 건강은 나빠져만 갔다. 또한 이슬람 계열 정당 및 우파 정당들은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反화교 폭동을 주도했고 이 때문에 화교들이 안전을 위해 탈출하면서 경제적인 침체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이런 혼란의 와중에 치안을 유지하고 폭동을 막기 위해 군부는 어김없이 투입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주도하에 수카르노 대통령을 암살하고 친미정권을 수립한다는 정보가 인도네시아 정부에 전달되었다. 소련에 의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이 정보를 소련의 KGB는 언론에 흘렸고 이후 인도네시아에는 반미 감정이 폭증하게 되었다.

 

결국 1965년 9월 30일 밤, 수카르노의 친위대 소속 운퉁 중령을 중심으로 한 세력이 이른 바 9·30 친공 쿠데타를 일으켰다. 자카르타 인근의 2개 대대와 하림 공군기지의 공군 병력, 그리고 무장 공산주의자 등 2,000여 명이 쿠데타에 가담했다. 수카르노 사후를 두려워한 공산당이 군에 대해 선제공격을 가한 것이다.

 

쿠데타 세력은 당일 여섯 명의 장군을 암살하였고 10월 1일 오전 7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조직을 ‘9·30운동’이라고 소개한 뒤 자신들의 거사는 “미 CIA의 조종을 받아 수카르노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장군평의회’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수카르노는 오전 9시 30분 쿠데타군의 본거지인 하림 공군기지로 달려갔고 이 때문에 쿠데타 진압 후 9·30쿠데타를 배후 조종하거나 최소한 묵시적으로 동조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미국은 쿠데타 발발 후 즉각 남아 있는 친미 성향의 장성 등에게 쿠데타 진압을 종용했고 수하르토 소장(Haji Mohammad Soeharto, 1921년 6월 8일 - 2008년1월 27일)을 중심으로 10월 1일부터 본견적인 진압작전에 돌입했다.

먼저 수카르노가 10월 1일 밤 하림 기지에서 빠져 나왔고, 기지의 쿠데타군도 2일 새벽 투항함으로써 쿠데타는 3일만에 진압되었다.

뒤이어 10월 4일부터 이슬람 청년조직들이 곳곳에서 궐기해 군경과 함께 빨갱이 사냥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25만~50만 명의 공산주의자가 학살당했다.

 

After a failed coup by leftist army officers in 1965, Suharto (L) led bloody anti-communist purges in which hundreds of thousands of suspected leftists were killed.

Gen. Soeharto (right) leads an operation to remove the bodies of military generals who were killed and dumped into a well at the G30S coup headquarters called “Lubang Buaya” in the 1965 incident.

공산당 처형

 

수하르토는 10월 14일 육군참모총장에 취임하고 1966년 2월 군 최고사령관이 되어 사실상 전권을 장악했다. 반면 수카르노는 1966년 3월 대통령직이 정지되었고, 1967년 2월 대통령에서 물러나고 수하르토에게 전권을 이양함으로써 22년 장기집권에 종지부를 찍었다. 수하르토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거쳐 1968년 3월 27일 최고 입법기구인 국민협의회에 의해 정식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취임 기간 중 수하르토는 인도네시아를 공업국가로 이끌었고, 그 기간동안 경제 발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독재통치로 인도네시아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했다. 수하르토 집권기간에는 자녀들과 친인척으로 이루어진 막강한 경제 권력도 구축했고, 수많은 사람을 투옥하거나 처형하는 철권통치를 했으며, 350억 달러에 달하는 부정 축재 문제로 국제 투명성 기구(Tranparency International, TI)는 "20세기에서 가장 부패한 정치인"으로 꼽기도 했다. 결국 반정부 시위에 굴복해 1998년 물러났다.

 

General Suharto is sworn in as Indonesia's second president on 27 March 1968 (Photo by the Department of Information, Indonesia)

반정부 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