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2월/2월 6일

미군, 베트남전에서 대량의 고엽제 살포 개시

산풀내음 2016. 12. 10. 20:47

19672 6,

미군, 베트남전에서 대량의 고엽제 살포 개시

 

베트남의 중서부 지역은 빼곡한 밀림지대다. 북베트남군은 밀림에 숨어 공격을 피하고 물자를 수송했으며, 후방으로 몰래 침투해 미군과 남베트남군을 공격했다. 미군은 밀림을 파괴하기 위해 1962년부터 작전명 ‘랜치 핸드’라는 이름으로 제초제를 살포했다.


미군은 10여 종의 제초제를 살포했다. 군인들은 제초제 용기의 띠 색깔에 따라 ‘에이전트 오렌지’, ‘에이전트 블루’, ‘에이전트 화이트’ 등으로 불렀다. 이 중 우리가 고엽제라고 부르는 에이전트 오렌지가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밀림을 파괴했다. 고엽제(枯葉劑, Defoliant)가 살포된 지 2~3일이 지나면 숲 전체가 붉게 물들고, 나뭇잎은 모두 떨어졌다. 3~4주가 지나면 거의 모든 나무가 죽었다. 석 달이 지나도 고엽제가 뿌린 지역에서는 나무가 자라지 않았다.

 

결국 1967 2 6일 미국 공군기가 남북베트남 경계지점 비무장지대 삼림지역에 대량의 고엽제(枯葉劑, 나무를 고사시키기 위해 살포하는 제초제)를 살포했다. ‘오렌지작전또는고엽작전이라 불리우는 이 작전은 비행기와 헬리콥터에서 대량의 화학약품을 투하해 남베트남 정글을 벌거숭이로 만들어 이들 삼림지대를 거점으로 하는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부대 발견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군과 한국정부가 공동으로 북한군이나 간첩의 남파를 막기 위해 휴전선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이남 일대에 고엽제를 집중적으로 살포하기도 했다. 이때 사용된 고엽제의 양이 베트남전에 사용된 양의 0.3%라고 한다.

 



U.S. troops walk through a rubber tree plantation ruined by chemical defoliants during the Vietnam War.


 

그 후 1969년 동물실험 결과 이 고엽제에서 발견된 초미량의 불순물인 디옥신이 기형과 암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미국을 비난하는 세계의 여론이 들끓었고, 결국 미국은 1971년 고엽제 사용을 중지했다. 그러나, 이미 이 고엽작전으로 베트남 산림의 20%가 파괴된 상태였고, 장애아 출산도 잇달았다. 또한고엽작전에 참가했던 미군 병사들마저도 후유증으로 고생해야 했다.

 

중단 후 한참의 시간이 경과한 1974년에 이르러서야 미 국립과학원이 베트남전에 사용된 고엽제의 양을 추정한 결과를 세상에 공개했다. 그 수치가 7,000만 리터였다. 그러나 미국 컬럼비아대 진 메이거 스텔만 박사팀이 미 정부의 의뢰를 받아 5년 동안 베트남전 고엽제 사용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보다 10% 많은 7,700만 리터였다.

 

베트남 외무부는 2008년까지 480만 명의 베트남인이 제초제에 노출돼 40만 명의 사망자와 장애인이 나왔고, 50만명의 아이들이 기형으로 태어났다고 밝혔다. 한국에는 베트남전 참전자와 국내 피해자를 합해 공식적으로 12만 여 명이 고엽제 후유증을 앓고 있고, 76명의 2세 피해자가 있다.

 


베트남 고엽제 피해 가족들. 이들의 고통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