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2월/2월 13일

여성운동가 에멀린 팽크허스트, ‘부인참정권’ 요구하는 데모 벌이다 체포

산풀내음 2016. 12. 15. 22:03

19072 13,

여성운동가 에멀린 팽크허스트, ‘부인참정권요구하는 데모 벌이다 체포

 

영국의 여성운동가 에멀린 팽크허스트(Emmeline Pankhurst, 1858-1928) 1907 2 13일 런던에서여성사회정치동맹(WSPU, Women’s Social and Political Union)’ 회원들과 함께 여성의 동등한 투표권을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다 56명 전원이 체포됐다. 시위대는 이날 런던홀에서 여성의회 수립을 선포하고 참정권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작성해 이것을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에 있는 남성 대표들에게 전달하려는 행진을 벌이는 중이었다.

 

시위 중에 결찰에 체포되는 에멀린 팽크허스트

Activist Emmeline Pankhurst surrounded by police officers during a protest in the 1900s

 

20세기 초 영국에서는 여성 참정권 운동이 고조되고 있었다. 자유론으로 유명한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 - 1873) 의 『여성의 종속』이 1869년 출간된 이후 여성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졌고, 1880년에는 여성에게 주의회 투표권이 부여되었다. 그 뒤 1883년과 1892년에 전국적 수준의 여성 참정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으나 모두 부결되었다. 그러자 1897년 포셋(Millicent Fawcett)이 주축이 되어 여태껏 서명과 청원 방식으로 활동하던 운동가들이 모여 '전국여성선거권운동단체연합 (NUWSS, National Union of Women's Suffrage Societies)'을 결성했다.

 

Millicent Fawcett

Millicent Fawcett (nr 4 from left, bottom row) at a Suffrage Alliance Congress, London 1909

 

그러나 평화롭고 민주적인 방법을 통해 여성의 참정권을 얻고자 하는 NUWSS의 방법적 한계를 느낀 일부 여성들은 에멀린 팽크허스트를 중심으로 1903WSPU를 결성하면서 분리되었다. WSPU는 보다 공격적이고 투쟁적인 방법으로 목적하는 바를 얻고자 노력하였고 결과적으로 운동은 전투적 양상을 띠게 되었다. 이들을 기존의 '온건한 참정권운동가(suffragist)'와 구분해 '전투적 참정권운동가(suffragette)'라고 부른다.

 



WSPU

 

WSPU "여성에게 참정권을"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수상과 장관들의 회의 장소를 습격했다. 그리고 버킹엄 궁 난간에 몸을 묶는가 하면, 단순한 항의시위를 넘어 총리관저나 관청의 유리창을 박살내는 등 직접 행동에 나섰다.


체포되거나 구금된 여성들은 정치범 대우를 요구하며 옥중 단식투쟁을 펼쳤다. 이에 맞서 정부는 처음에는 사지를 붙잡고 호스를 위에 넣어 강제로 음식을 주입했으나, 끔찍한 고통으로 반대 여론이 일어나자 1913년 이른바 '고양이와 쥐 법Cat and Mouse Act'을 제정해 단식투쟁하는 이를 일단 석방시켜 경찰을 붙여 감시하다가 언제든지 다시 잡아 가둘 수 있게 했다. 팽크허스트 자신은 이 법에 따라 석방 및 체포를 1년에 12차례나 되풀이해야 했다.

 

 

영국 여성들은 마침내 1918년 여성참정권을 얻어냈다. 단 이 때는 30세 이상의 여성에게만 부여되었고, 남성과 동등하게 21세 이상의 여성에게 투표권이 부여된 것은 패크허스트가 죽기 직전인 1928년에야 이루어졌다.

 

여성의 참정권은 1893년 세계 최초로 뉴질랜드가 여성에서 투표권을 부여했다. 전국부인회 초대 회장을 지낸 케이트 셰퍼드(1847~1934)가 주도하였다. 단 피선거권은 26년이 지난 1919년에 주어졌고, 1933년에 첫 여성 의원이 선출되었다.

1902년에는 호주에서 여성에게 투표권이 부여되었고 1906년에는 핀란드에서 유럽 최초로 여성 참정권 인정되었다.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동시에 인정하였고 1906년에 19명의 여성의원이 선출되었다.

 

미국에서는 1920년에 여성 참정권이 인정되었다. 재미나는 사실은 미국은 여성 참정권보다 훨씬 앞선 1870년에 노예에게 참정권을 부여하였다. 프랑스에서는 1944년에서야 주어졌는데 성인 남성에게 투표권은 이보다 100년 가까이 앞선 1848 2월 혁명을 통해 이루어졌다. 대한민국은 1948년에, 북한은 이보다 앞선 1946년에 각각 부여되었고 2015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도 여성에게 참정권을 부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