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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니-하위헌스호, 발사 7년 만에 토성 궤도 진입

산풀내음 2017. 5. 28. 09:07

20047 1,

카시니-하위헌스호, 발사 7년 만에 토성 궤도 진입

 

미국과 유럽(EU)의 공동 토성 탐사선카시니-하위헌스(Cassini-Huygens)’가 지구를 떠난 지 7년 만인 2004 7 1, 가스와 먼지 입자로 이뤄진 토성의 고리를 무사히 통과, 예정된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밝혔다.

 

카시니-하위헌스호의 토성 궤도 진입 과정은손에 땀을 쥐는 초긴장의 연속이었다. 카시니-하위헌스호는 얼음 덩어리가 둥둥 떠다니는 고리 사이를 무려 158000km나 헤치고 나아갔으며, 이 과정에서 안테나가 우주선 본체를 보호하는 방패 구실을 했다. 카시니-하위헌스는 토성과 그 위성들을 탐사할 목적으로 발사된 미국의 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와 유럽의 ESA(European Space Agency)의 무인 토성 탐사선으로, 1997 10 15일 미국 케이프 커네버럴 발사센터에서 타이탄 4호 센타우르스 로켓에 실려 발사되었다.

 

Cassini-Huygens(L) Launch occurred at 4:43 a.m. EDT (8:43 UTC) on October 15, 1997 from Launch Complex 40 at Cape Canaveral Air Force Station, Florida

 

카시니-하위헌스는 크게 NASA 카시니 궤도선과 ESA 하위헌스 탐사선 둘로 나눌 수 있다. 이름은 두 천문학자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1610,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처음으로 토성의 고리를 발견했다. 하지만 망원경의 해상도가 낮아 당시엔 어렴풋한 핸들 모양만 알 수 있었다. 갈릴레이가 세상을 떠나고 무려 50여 년이 지난 1656년에서야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하위헌스에 의해 그것이 얇고 평평한 고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 뒤엔 이탈리아 천문학자 카시니가 관측을 통해 토성의 고리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동 탐사선은 그의 이름을 딴 카시니-하위헌스호이다. 국내에서는 과거 카시니-호이겐스라고 알려지기도 했으나 이는 하위헌스(Huygens)를 네덜란드어식이 아니라 영어식으로 읽은 것으로, 최근에는 본토의 발음을 따라 하위헌스로 표기하는 추세이다.

 

 

카시니호는 1997년 발사된 뒤 약 7년간 35km의 우주를 날아갔으며, 2016 3월까지 약 61억 ㎞를 여행했다. 카시니호는 얼음으로 덮인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에서 거대한 수중기 기둥을 발견한 데 이어, 엔셀라두스의 얼음 밑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온천이 있을 수 있다는 증거까지 보내기도 했다.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행성에서 뜨거운 물이나 온천 활동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고로 엔셀라두스는 토성의 위성 중 하나로 E고리에 위치하고 있다. 지름이 500km밖에 되지 않는 매우 작은 위성으로 영국보다도 작은 크기이다. 토성에서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 10분의 1밖에 안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30만장의 사진을 비롯, 444기가바이트 분량의 자료를 전송해 왔으며 과학자들은 이 자료를 이용해 2500건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카시니-하위헌스는 토성 주위를 공전하는 탐사선으로는 최초이며, 토성을 방문한 기체로는 네 번째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카시니 프로그램 매니저 로버트 미첼은카시니는 토성에 관해 가장 심도 있는 조사를 했으며 인류가 시도한 가장 복잡한 중력 지원 비행(플라이바이) 궤도를 날았다고 밝혔다. 그는카시니의 타이탄 플라이바이 비행은 매회 마치 바늘 귀에 실을 꿰는 것과 같았다면서지금까지 87회의 플라이바이 비행을 했으며 16억㎞ 떨어진 지구에서 원격 조종했지만 정확도는 오차범위 1.6㎞ 이내였다고 자랑했다. 카시니 운영 팀은 60여 개에 달하는 토성의 위성 가운데 10여 개의 위성에 카시니를 보냈고 때로는 극지방을 촬영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토성의 궤도를 돌고 있는 카시니호 상상도. (NASA/ESA/ASI)

 

하위헌스 탐사선은 2004 12월 25 UTC 2:00 무렵 카시니-하위헌스 모선에서 분리되어 2005 1월 14 토성의 최대 위성 타이탄의 표면에 착륙하였다. 하위헌스는 타이탄대기에 진입한 뒤 착륙하기까지 사진을 보냈다. 보내온 사진들은 구불구불한 작은 개울들이 바다 같은 검은 지대로 모이는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지구 이외의 행성이나 위성에서 강의 흔적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 과학자들은 이 액체를 “메탄 등 탄화수소의 일종일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나머지 자료들을 분석해 타이탄내 물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타이탄은 태양계 위성 중 유일하게 대기층을 갖추고 있다. 타이탄의 대기는 니트로겐, 메탄, 아르곤 등의 물질로 이뤄져 있는데 이는 38억 년 전 옛 지구의 환경과 매우 비슷하다. 과학자들은 타이탄의 환경 연구를 통해 지구상에 생명체가 만들어진 원리를 밝힐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타이탄 표면의 온도는 섭씨 영하 179도로 생명체가 살기엔 부적합하다. 그러나 생물학에서는 ‘무기물질이 화학 반응을 계속해 유기물질로 변하는 과정에서 생명체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따라서 원시 지구와 비슷한 타이탄의 대기 환경은 생명 탄생의 비밀을 풀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Titan의 모습

타이탄 표면. 액체가 흘렀던 흔적이 남아 있으며 곳곳에 얼음과 돌처럼 보이는 물체들 이 흩어져 있어져 있다.

 

 

토성은 거대한 가스 행성이다.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져 있다. 토성의 부피는 지구보다 760배 이상 크지만 질량은 지구의 95배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밀도는 매우 낮다. 태양계 행성 가운데 유일하게 물보다도 밀도가 낮은 행성이다. 따라서 만약 토성을 대한 대형 욕조에 담근다면, 물에 뜬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가스 행성인 토성에는 탐사선이 착륙한다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화성 땅을 누비며 지질 관측을 하는 큐리오시티나 오퍼튜니티와 달리, 토성의 탐사선은 토성의 궤도를 돌거나 그 위성을 멀리서 바라보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토성에 최초로 방문한 탐사선 파이어니어 11호는 6년간의 비행 끝에 목성을 돌아 토성에 22000km까지 접근했다. 행성과 고리, 수많은 토성의 위성에 관한 사전 조사를 한 파이어니어 11호는 토성이 태양에서 받는 에너지의 2배에 달하는 열을 우주로 방출한다는 것, 토성 주위의 자기장 면적이 예상했던 것보다 작았던 것 등을 알아냈다.

 

이같은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토성 탐사가 이뤄진다.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 2호가 파이어니어 11호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기간에 토성을 스쳐 지나갔다. 짧은 시간 지나가는 것일 뿐이지만 토성의 적도에 목성의 5배 정도 되는 시속 1500km 이상의 강력한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작은 모래알부터 자동차만한 얼음으로 이뤄진 토성의 고리, 그 수가 1만개가 넘는다는 관측을 해내고 또 토성의 위성 9개를 발견했다.

 

임무종료 예정일은 2017년이며 목성 대기로 보내 파괴시켰던 갈릴레오호와 마찬가지로 토성대기권으로 진입시켜 파괴시킬 예정이다. 카시니는 오는 2016 11월 토성의 주 고리층 가운데 가장 바깥인 F 고리에 최대로 근접할 예정이며 2017 4월엔 플라이바이 방식으로 맨 안쪽 고리의 안쪽까지 접근해 토성의 대기권에 밀착해 비행하게 된다. 카시니는 이런 초근접 비행을 22차례 한 뒤 2017 915일 마지막 플라이바이 비행 중 토성에 추락해 최후를 맞게 된다. 이 마지막 과정은 타이탄이나 엔셀라두스 같은 생명체 서식 가능성이 있는 위성들을 오염에서 보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카시니는 토성의 압력과 온도에 의해 완전히 분해된 뒤 기화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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