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9월/9월 26일

일본 여객선 토야마루호, 쓰가루해협에서 침몰… 1172명 사망

산풀내음 2016. 8. 28. 02:22

19549 26,

일본 여객선 토야마루호, 쓰가루해협에서 침몰… 1172명 사망

 

토야마루호는 일본에서 운행하던 수송 연락선이었다. 홋카이도에 있는 토야코라는 호수에서 이름을 따왔다.

2차 대전 중 혼슈와 홋카이도를 연결하는 연락선이 모두 미군의 폭격으로 침몰되거나 항행 불능이 되어 여러 척의 연락선을 건조했는데, 토야마루도 그 중 한 척이었다. 4천 톤 급 선박으로 1947년에 만들어져 아오모리에서 홋카이도의 하코다테를 연결하는 여러 페리들 중 하나였다.

 

1954 9 26일 토야마루호는 아오모리에서 승객들과 철도차량 몇 량을 실어 쓰가루해협을 건너 하코다테에 도착했다. 그리고 혼슈로 내려갈 열차와 여러 승객들을 실어서 출항할 계획이었다.

 

문제는 그날 태풍이 쓰가루해협을 덮칠 예정이었다는 것. 그래서 오후 3시경 토야마루는 이날 운휴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예정대로 비가 퍼붓고 파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오후 5, 비바람이 잠잠해지고 파도도 잦아들었다. 그러나 태풍의 눈 속에 하코다테가 들어가다 보니 바람이 잠잠해지고 파도가 낮아진 것이었을 뿐, 태풍이 물러간 것은 아니었다. 이는 오후에 하코다테가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상예보와도 딱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승무원들은 결국 출항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미 이때부터 태풍이 다시 강해져 하코다테 앞바다에 많은 비가 내렸고 바람과 파도도 강해졌다. 하지만 태풍이 물러갔다는 기상예보만 믿고 토야마루호는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승객과 승무원 1,309명을 태우고 하코다테항을 떠나 아오모리로 항행을 개시한 토야마루호는 기상상태가 악화되자 하코다테 외항에 잠깐 정박해 바다의 상태를 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닻을 떨어뜨렸지만 태풍으로 인해 빨라진 유속으로 인해 닻이 고정되지 않았다. 뒤이어 파도가 배를 강타했고, 갑판이 낮은 페리의 특성상 바닷물이 그대로 갑판을 넘어 엔진실까지 들어왔다. 결국 동력을 잃은 토야마루호는 3시간 넘게 하코다테항 일대를 표류했다.

 

22 26, 토야마루호는 SOS를 쳤지만 너무 늦었고, 17분 후인 22 43분 침몰하고야 말았다. 타고 있던 승객과 승무원 1,309명 중 1,172명이 희생됐다. 사망자들 중에는 선거 유세를 위해 자신의 선거구로 갔던 유력 정치인을 비롯해 홋카이도에 배치되어 있던 미군도 소수 있었다.

일본판 타이타닉의 대참사로 일본 사회는 그야말로 큰 충격을 받게 되었다.

 

새로운 배를 건조하기까지 기다릴 수 없어 대타로 세이칸 항로에 투입된 연락선은 부관연락선으로 투입되었던 게이후쿠마루였다. 게이후쿠마루는 1960년대까지 세이칸 항로에 투입되었고, 퇴역 후에는 하코다테에서 선상호텔로 재활용되다가 해체되었다.

 

결국 이 과정에서 세이칸 터널의 굴착이 결정되었고, 1988년 터널이 완성되어 더 이상 유사한 사고가 벌어질 일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아오모리와 하코다테를 오가는 페리는 아직 남아있다.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