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10월/10월 13일

루프트한자(Lufthansa) 여객기 서독 적군파에 피랍

산풀내음 2016. 10. 4. 22:02

 

197710 13,

루프트한자(Lufthansa) 여객기 서독 적군파에 피랍

 

1977 10 13, 지중해의 휴양지 마조르카를 출발한 서독행 루프트한자 보잉 737 여객기가 서독 적군파 (Rote Armee Fraktion, RAF) 4명에 의해 남프랑스 상공에서 피랍됐다. 범인들은 서독에 수감되어 있는 적군파 11명의 석방과 거금을 요구했다.

당시 나치 잔재 청산과 반 자본주의를 내세운 적군파는 베트남전쟁을 ‘미국의 더러운 전쟁’이라고 비난하면서 대학생들과 진보적 지식인들의 공감을 얻어 나가고 있었다.

 

납치범들은 ‘쥐르겐 슈만’ 기장에게 기수를 로마로 돌릴 것을 요구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자 키프로스에 착륙하였고, 급유를 마친 후 남예멘으로 갔다. 이곳에 착륙한 직후 쥐르겐 기장이 기체 밑에 이상이 있으니 밖에 나가서 항공기를 점검하겠다고 간청하자 범인들은 이를 받아들인다. 기체를 빠져 나온 기장은 관제탑으로 달려가 경찰에게 기내의 정보를 알렸다.

 

한참 동안 기다려도 쥐르겐 기장이 돌아오지 않자, 범인들은 만일 기장이 여객기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인질들을 사살하겠다고 위협했고, 기장이 여객기로 돌아온 직후 루프트한자기는 이륙했고, 이륙 얼마 후 기장은 납치범들에게 사살되었다. 그리고 비행기는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모가디슈 공항에 착륙했다.



 

독일의 ‘헬무트 슈미트’ 수상은 루프트한자 납치사건이 발생한 직후 연방 내무부 국경경비대 산하 GSG-9 (Grenzschutzgruppe) 부대에 출동을 명령했다. 이 부대는 1972 9월 제20회 뮌헨올림픽 기간 중 발생했던 검은 9월단의 이스라엘 선수단 살해 사건을 계기로 창설된 대테러 특공대였다.

 

10 17일 밤, 작전 감행 지시를 받은 GSG-9 대원 28명은 보잉 707 특별기에 탑승한 채 모가디슈로 향했다. 10 18707기가 모가디슈에 착륙하자 공항 내의 모든 시설물에 조명이 꺼졌다. 암흑천지로 변한 공항에서 GSG-9 대원들은 여객기의 비상구 옆에 사다리를 놓고 폭발물을 장치했다. 범인들이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순간 비상구가 폭발하고 특공대원들이 기내로 진입, 범인 전원을 사살하고 승무원과 승객 86명 전원을 108시간 만에 구조해 냈다. 2분 만에 종결된 그야말로 전광석화 같은 구출 작전이었다. 승객들의 피해는 경상자 한 명 밖에 없었다.


 

 

슈미트 수상은 처음에는 범인들과 끈질기게 교섭했지만, 범인들이 17일 아덴 공항에서 기장을 사살하고, 동건의 하이재킹이 9 5일 발생한 한스 마르틴 슐라이어 독일경영자연맹 회장 유괴사건과 연계되어 있다고 판단, 인질들의 체력이 한계상황에 이르자 강경방침으로 선회했다.

 

한편 같은 날 오전, 종신형을 선고 받고, 서독 슈투트가르트 근교의 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안드레아스 바더, 그의 정부이자 공동 의장인 구들룬 엔슬링, 그리고 양카일 라스페 3명이 자신을 석방시키려는 게릴라들의 납치기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자살했다. 이들은 납치범들이 석방을 요구한 독일 적군파 RAF 간부들이었다.

 

한편 적군파도 납치한 서독경영자협회슐레이만회장을 사살해 정부에 보복했다. 하지만 적군파의 계속되는 테러에 독일 국민은 점차 등을 돌렸고, 적군파는 1998년 해체를 선언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