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11월/11월 17일

수에즈 운하 개통

산풀내음 2016. 10. 16. 07:36

1869 11 17,

수에즈 운하 개통

 

운하를 만들어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한다는 아이디어는 기원전 파라오들이 이집트를 다스리던 시절부터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토목기술로 거대한 운하를 만든다는 것은 난망한 일이었다. 17~18세기 프랑스의 루이 14세와 독일 철학자 라이프니츠도 운하를 상상했지만 기술이 없어 실현하지 못했다.

 

‘꿈의 프로젝트’였던 운하 건설은 프랑스인 페르디낭 드 레셉스가 ‘수에즈 해양운하회사(이하 수에즈 회사)’를 설립하고 1859 4월 기공하면서 본격화됐다. 가장 열심이었던 것은 영국의 해양 패권을 견제하고자 했던 프랑스와 이집트였다. 페르디낭 드 레셉스는 주식을 프랑스와 이집트 왕 몫으로 나누고, 개통일로부터 99년간 운하를 독점 운영하는 계약을 이집트와 체결했다. 공사에는 150만 명의 인력이 동원되었고 이집트 노동자 125000명의 목숨이 희생된 끝에1869 11 17일 개통됐다.

 

Port Said, the Northern Entrance to the Suez Canal. Illustration for The World of Wonders (Cassell, 1896).

1930년대

 

10여 년에 걸친 역사(役事)가 끝나고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의 물길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집트 북동부의 수에즈 운하(길이 192)가 열리면서 유럽의 무역선들은 아프리카 대륙으로 돌아가지 않고도 아시아에 다다를 수 있게 됐다. 런던~싱가포르 항로는 24500㎞에서 15027㎞로 짧아졌고 런던~뭄바이 항로도 약 1만㎞가 단축됐다. 수에즈 운하의 개통은 국제무역에 혁명을 불러온 사건”이었다.

그리고 수에즈 운하의 물길을 처음 통과한 배는 대형 요트마흐루사였다. 요트엔 당시 이집트 통치자 케디브 이스마일 총독을 비롯해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지니 드 몽티조 등이 타고 있었다.

 

공사를 지휘한 프랑스 외교관이자 기술자인 페르디낭 드 레셉스는 국제적 명성을 얻지만 1880파나마 운하 공사에도 도전했다가 실패하고 몰락한다. 그리고 개통 6년 뒤 영국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사치로 빚에 시달리던 이집트 왕 이스마일 파샤가 1875년에 주식 전량을 영국에 팔아 넘긴 것이다. 그리고 1882년 이집트에서 반제국주의 시위가 벌어지자 운하 보호를 명목으로 군대를 진주시켰다. 그 뒤부터 수에즈는 영국의 이익에 따라 좌지우지 되기 시작했다.

 

제2 세계대전 직전 영국은 이집트와 동맹을 맺어 군대 주둔을 합법화했다. 이후 전쟁이 발발하자 영국군은 이전 수에즈에 관한 조약을 모두 무효로 돌리고 완전히 운하의 소유권을 자신들의 손에 넣었다. 독일군이탈리아군은 수에즈 점령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2차 대전 후 이집트가 영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자 개통 90여 년 후인 1956 7월 이집트 대통령 가말 압델 나세르가 수에즈 운하의 국유화를 선언했다. 이 일을 계기로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이 3자 동맹을 맺고 이집트를 침공하면서 2차 중동전쟁이 일어났다.

전쟁은 미국이 개입해 영국으로부터 휴전 약속을 받아내면서 종결됐다. 이로써 영국·프랑스의 시대가 저물고 미국이 패권국으로 부상하게 됐다. 수에즈 운하가 국제 해상교통의 지도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의 지형까지 바꿔 놓은 것이다.

 

Northern outlet of the Suez Canal at Port Said on the Mediterranean Sea

 

그리고 146년이 지난 2015 8 6일 제 2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었다. 이날 이집트 동북부 이스마일리아에서 열린 제2 수에즈 운하 개통식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40여 개국의 정상급 지도자가 참석했다.

 

2 운하는 불과 1년 전 발표한 시시 대통령의 경제부흥 계획의 핵심사항이었다. ‘아랍의 봄으로 집권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쿠데타로 축출하고 정권을 손에 넣은 직후였다. 시시 대통령은 이 프로젝트가 1956년 가말 압둘 나세르 전 대통령이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한 것과 아스완댐 건설에 견줄만한 국가적 위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 운하를이집트가 세계에 주는 선물이라고 했다.

 

애초 건설에 3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82억 달러를 쏟아 부어 1년 만에 완공됐다. 새 운하는 35㎞ 길이의 새 물길을 뚫어 기존 운하에 연결하고, 기존 운하 중 37㎞ 구간은 너비와 깊이를 더했다. 이집트 정부는 새 운하 개통으로 현재 18시간 걸리는 수에즈 운하 통과시간을 11시간으로, 운하 통과 대기시간을 현재 11시간에서 3시간으로 단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운하의 양방향 통행이 가능해져 2015년 현재 하루 평균 49척인 통과 선박이 2023년에는 97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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