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11월/11월 29일

서울시 전차 퇴역

산풀내음 2016. 10. 20. 20:51

1968 11 29,

서울시 전차 퇴역

 

1968 11 29일 오후 6시 서울시영 389호 대형 `보기`전차가 왕십리를 떠났다. 70년을 이어온 서울전차의 마지막 운행을 마치고 모두 철거됐다.

서울의 전차는 고종황제 때인 1898 1 18일 미국인 믈브란씨와 보스트 웍씨가 한미합작으로 총75만원을 투자, 한성전기주식회사를 발족하면서 시작됐다. 1899 5 4일 동대문과 황화문 간의 전차 개통을 시작으로 5 17일에는 서대문에서 종로 동대문을 거쳐 청량리에 이르는 전차가 개통하였다.

 

1903년 서울의 전차

 

1920, 30년대, 서울 시내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탓에 전차는 운영사인 경성전기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 줬다. 경성전기는 당시 경성시에 거액인 100만 원을 기부할 정도였고 시는 이 돈으로 부립병원(현 국립의료원)과 부민관(서울시의회 의사당)을 지었다.


대중교통 수단이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도 적지 않았다. 1929 4 22일 진명고녀 3, 4학년생 120명을 태운 전차가 전복해 88명이 다치는 참사가 터졌다. 당시 여고생은 대부분 상류층의 딸인 만큼 큰 파문을 일으켰고 경성전기의 사장이 일일이 피해자 가족에게 사죄를 하러 다닌 뒤에야 사태는 겨우 진정됐다.

 

1960년대 시청 앞 전차

해방 후 화신백화점 앞을 지나는 전차

 

1965년 말까지만 해도 전차는 서울 시민의 발이었다. 노선이 총 40km가 넘었고 하루 평균 운행 차량 대수는 2811, 하루 평균 승차 인원은 44928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해방 후 전차는 계속 적자에 시달렸다. 1961 9500만 원 적자에서 1965 31500만 원으로 적자폭은 계속 늘어만 갔다. 그럼에도 전차 요금은 함부로 올릴 수가 없었다. 1957년 책정된 보통권 1회분 25, 회수권 15 200원에서 전혀 변동이 없었다. 더불어 노후한 차량도 문제였다. 1966년 서울 전차의 92%가 사용연한 20년을 훨씬 초과해 평균 사용연수는 34년을 헤아렸다. 또 시속 7km에 불과한 전차의 속도는 차츰 늘어나던 버스와 승용차 등을 가로막는 방해꾼이 될 뿐이었다.

 

결국 1966 10 12일 종로구 세종로 지하보도를 건설한다는 이유로 세종로 쪽 전차 노선이 폐지된 뒤 단계적 철거가 이뤄지면서 마침내 이날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70년대 시민의 발, 버스

1971 4, 지하철 1호선 착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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