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베어드, 세계최초의 텔레비전 실험에 성공

1926년 1월 27일,

영국 베어드, 세계최초의 텔레비전 실험에 성공

 

텔레비전이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미디어로 자리잡게 된 계기는 1926년 1월 27일 스코틀랜드 출신 영국의 발명가 존 로지 베어드(John Logie Baird, 1888년 8월 14일 ~ 1946년 6월 14일)가 영국 왕립 과학협회 50여명의 과학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텔레비전 공개시험을 성공하면서부터이다. 회원들 앞에 놓여 있는 인형이 무선장치를 통해 멀리 떨어진 브라운관 화면에 영상으로 그대로 보여진 순간이었다.

사진처럼 평면적이지 않고 인형에 햇빛이 비치는 부분과 그림자 부분이 선명하게 구별되는 입체적인 영상이었다. 비록 주사선이 30개에 지나지 않고 초당 프레임도 10개에 그치는 조잡한 형태였지만 베어드는 이 장치를 ‘텔레비전’이라고 명명했다.

 

John Logie Baird in 1917

John Logie Baird presenting the transmitting portion of the original experimental Baird television apparatus to the Science Museum, September 1926.

 

존 로지 베어드 이전에도 독일의 과학자 폴 니프코브가 초창기 텔레비전의 이론적 원리를 제시하는 등 실제 세계를 영상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고민과 실험은 존재했다. 베어드는 독자적인 기술은 없었지만, 기존의 기술을 조합해 기계식 텔레비전으로 상업적 텔레비전 시대를 열었다. 존 로지 베어드가 선보인 텔레비전은 못 쓰는 가구에 24개의 구멍이 뚫린 닙코브 원판을 조립해 움직이는 영상을 구현한 형태였다.

 

베어드는 성공적인 공개 실험 이후 BTDC(Baird Television Development Company)를 설립해 1928년 런던과 뉴욕 간 최초 TV 중계까지 성공시키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이듬해인 1929년 영국 BBC가 이를 활용해 시험방송을 시작하면서, 1935년까지 영국 전역에 약 4000대가 보급됐다.

 

베어드 TV

 

그러나 닙코프 원판을 이용한 이 기계식 TV는 1935년 EMI사가 개발한 전자식 TV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그의 텔레비전을 가장 먼저 채택한 BBC방송도 1936년 정규방송을 시작하면서는 EMI와 마르코니사가 개발한 전자식 텔레비전을 채용했다. 그래도 베어드는 기계식 TV가 우수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전재산을 털어 넣어 방송국을 짓고 전자식 TV를 채택한 BBC에 맞섰지만 화재로 재기불능상태에 빠지고 만다.

 

이후 베어드는 소규모 극장에서 영화 상영이 가능한 고해상도TV(HDTV)와 컬러TV를 개발해 공개했지만, 2차 세계대전 중에 별 주목을 받지 못했고, 그는 가난하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