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4월/4월 20일

미국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고 발생

산풀내음 2017. 3. 4. 21:01

2010 4 20,

미국 멕시코만 기름 유출 사고 발생

 

2010 4 20, 뉴올리언스에서 남쪽으로 200 km 떨어진 해상에서 영국의 국제 석유 메이저 업체인 British Petroleum(이하 BP)의 석유 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Deepwater Horizon)호가 원인 불명의 폭발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시추선에서 근무 중이던 11명이 실종/사망(아직 사체를 찾지 못하고 있음)했으며, 7명이 중상을 입는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딥워터 호라이즌 호는 폭발의 여파로 폭발 발생 36시간만인 4 22일 침몰했다. 딥워터호라이즌호는 8천 피트(2400 미터) 깊이의 해양에서 작업 가능하며 최대 시추 심도는 3만 피트(9100 미터). 그리고 폭발 당시 수심 5천 피트(1500 미터)에서 18360 피트(5600 미터)까지 시추할 계획이었다. 126명이 탑승중이었으며 그중 79명은 트랜스오션 소속이고, 6인이 BP 소속, 41명이 피고용인이었다. 그중 115명이 탈출했다.

 

화재의 여파로 딥워터 호라이즌 호가 가라앉고 시추 파이프가 옆으로 쓰러지면서 부러져 시추 파이프로 원유가 계속 유출되면서 지구 역사상 유례가 없는 최악의 환경 재앙이 시작되었다. 미국 해안경비대와 BP사는 3개월 넘게 석유의 유출과 확산을 막기 위해 이런 저런 시도를 했으나 모두 실패했었다.

 

Deepwater Horizon semi-submersible drilling rig.


 

파이프에서 하루 35000 배럴(1 baller = 158.984 )의 원유가 솟아나왔고, 5개월 후 가까스로 새는 파이프를 막으며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490만 배럴(BP 250만 주장, 미정부는 410만 추정)의 원유가 멕시코 만을 오염시켰다. 바다를 뒤덮은 기름띠는 한반도 면적보다 더 넓었다. 다만 원유 유출량과 관련하여서는 최대 일 10만 배럴까지 추정하는 경우도 있었다. 원유유출 지점이 해저 1500m에 위치하여 1㎠당 635㎏에 달하는 수압과 낮은 수온에 기름과 함께 분출되는 메탄가스가 슬러시(slush 질척한 얼음)을 만드는 등 극단적 환경에서 로봇 잠수정을 통한 원격 작업으로 차단 작업을 진행했다.

 



 

사태가 장기화 되자 버락 오바마(Obama) 미 대통령은 2010 6 15일 위기 극복을 위한오벌 오피스(Oval Office)’ 연설을 하였다. 이전 오벌 오피스 연설은 9년 전인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했던 9.11 직후였다.

 

원유 유출 발생 후 85 16시간 25분 만인 20107 15일 해저 시추공에 무게 75t짜리 차단캡을 설치하여 원유 유출을 차단하는데 성공하였다. 영국 석유회사 BP는 사고 5개월만인 9 17일 멕시코만 해정 유정이 매장 기름과 유정 사이를 연결하는 시추 파이프에 구멍을 뚫어 밀도 높은 시추용 기름과 시멘트를 주입해 올라오는 기름을 차단하는바텀 킬(bottom kill)’ 방식으로 완전 밀봉됐다고 발표했다.

 

이 사고로 바닷새 3600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주변 해양생태계는 초토화되었다. 한편 멕시코 만과 접한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플로리다 등 4개 주의 어업과 관광산업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국제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 회원들이 2010 714(현지시간)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 앞에서 원유에 뒤덮여 죽어가는 펠리컨 사진을 들고 온 몸에 검은 기름을 바른 채 심해유전개발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다.

 

기름유출 사고가 나면 해양생물은 어떤 피해를 입을까? 물고기는 아가미에 기름이 달라붙으면 호흡을 못해 질식사한다. 바닷새는 깃털에 기름이 묻으면 방수성과 보온성이 떨어져 저체온으로 죽는다. 기름에 들어있는 독성 때문에 해양생물이 죽기도 한다. 바다 표면에 만들어진 유막은 대기에서 바다로 산소가 녹아들어가는 것을 방해해서 용존산소가 줄어들어 해양생물의 호흡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또한 바닷물을 투과하는 햇빛을 줄여 해조류나 식물플랑크톤의 광합성을 저해한다.

 

기름은 유출되면 해수면에 얇은 막을 만들며 퍼져나간다. 가벼운 기름일수록 유막의 두께가 얇고 빨리 분산된다. 유출된 기름 중에 분자량이 적은 것은 대기 중으로 날아가고, 수용성 성분은 해수에 녹으며, 물에 녹지 않는 성분은 유화되어 작은 방울 형태로 된다. 기름이 유화되면 마치 녹은 초콜릿처럼 보이며, 아주 끈적끈적해 진다. 이것이 해안으로 밀려오면 조간대 생태계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원유 성분 가운데 무거운 것은 타르볼(tar balls)을 만들어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현미경으로 보아야만 보일만큼 아주 작은 유화된 기름방울은 박테리아가 쉽게 분해할 수 있다. 그러나 큰 타르볼은 느리게 분해되어 유류유출 사고가 난 후 오랜 시간이 흘러도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사고 초창기 연구 결과를 보면 사고로 기름이 유출되자 소위기름 먹는 박테리아인 유류 분해 미생물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원유와 같은 탄화수소를 이용해 살아가는데 평상시에는 숫자가 적지만 먹이원이 많아지자 숫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원유가 분해되어 해양환경이 정화되었다. 이들은 평균 2일에 1 갤런(1갤런= 3.8리터)의 원유를 제거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분해된 것은 유출된 490만 배럴(1배럴=158.9리터) 가운데 최소한 40만 배럴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박테리아들이 원유의 독성 성분을 분해하는 능력은 물질의 독성 강도에 따라 다르다.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연구팀은 멕시코 만에 사는 콜웰리아(Colwellia)라는 박테리아가 딥워터호라이즌(Deepwater Horizon)호 유류유출 사고가 난지 몇 달이 지나는 동안 사고 때 흘러나온 원유 속에 포함된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자일렌과 같은 많은 독성물질을 분해하였지만, 독성이 아주 강한 물질은 분해하지 못하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분해하지 못한 오염물질은 PAHs (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다환방향족탄화수소)였다. PAHs는 오랫동안 분해가 되지 않고 잔류하는데, 특히 가라앉아 해저 퇴적물에 묻혀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되면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더욱 더딜 수 있다. 해저에 사는 해양생물에게 악영향을 미치게 됨은 물론이다.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 또한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지역경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석유 및 가스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그 일대의 어업 및 해운업 역시 곤경에 빠졌다. 미시시피 강을 오가는 화물 운송도 한동안 중단되었다. 멕시코만 어업은 심각한 상태며 루이지애나 동부 해안과 미시시피강 지역에서의 조업활동이 금지됐기 때문에 수천명의 어부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간접적으로 관광산업 또한 위축되었다.

기름유출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정확하게 추정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기름유출 사태가 관광업, 어업 등에 미친 경제 피해규모가 16억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회사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토크 회장은 “이번 원유유출 사고로 인해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던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사고와 관련하여 BP는 최대 648억 달러(74조원)를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2016 4 4(현지 시간)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 연방지법의 칼 바르비에 판사는 미 연방정부 및 주 정부와 BP 간의 208억 달러( 237000억 원) 규모 배상안을 공식 승인했다. 이는 2015 7월의 합의액 187억 달러보다 21억 달러 늘어난 것으로, 단일기업으로는 미 역사상 사상 최대의 배상액이다. BP는 앞으로 16년에 걸쳐 벌금과 합의금을 나눠내게 된다.

배상항목을 살펴보면 수질환경오염 법규를 위반한 데 따른 벌금으로 55억 달러, 기름 유출로 피해를 본 앨라배마,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텍사스 등 미국의 5개 주에는 50억 달러, 멕시코만의 해안습지, 어류, 조류 등 자연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기금으로도 81억 달러, 그리고 기타 주와 연방 정부가 피해규모 조사에 사용한 비용과 각 주 정부의 경제적 피해 배상 등이다.

이번에 판결난 208억과는 별도로 BP는 이미 초기 복구 비용 및 법무 비용으로 최소 100억 달러에서 440억 달러를 썬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BP가 이번 사고로 부담하는 총 비용은 최소 308억 달러에서 최대 648억 달러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