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4월/4월 20일

한반도에 번식하는 `저어새` 이동 경로 첫 확인

산풀내음 2017. 3. 4. 20:42

1999 4 20,

한반도에 번식하는 `저어새` 이동 경로 첫 확인

 

저어새는 주걱이나 숟가락 같이 생긴 부리를 물속에 넣고 휘저어 그 촉감으로 물고기를 잡아먹는 새이다. 부리를 젓고 다닌다고 저어새라고 부른다. 영어 이름은 숟가락 부리라는 뜻의 스푼빌(Spoonbill)이다. 저어새과의 새는 전 세계에 모두 6종이 있으며 한국에는 저어새(학명 Patalea minor)와 노랑부리저어새(Platalea leucorodia) 2종이 서식한다.

 


인천 남동공단 유수지 인공섬에 둥지를 튼 저어새와 가마우지.

 

주로 갯벌과 해안에서 발견되는 저어새는 우리는 그저 저어새라고 하지만, 영어권에서는 얼굴 주변이 검은색이라는 특징을 집어 ‘검은 얼굴을 한 숟가락 부리’(Black-faced Spoonbill)라고 부른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주로 내륙습지에서 서식하고 부리 끝이 노랗고 키가 큰 편이다. 유럽과 아시아에 분포하여 국제적으로는 ‘유라시아 스푼빌’이라고 한다.

 

이중 통상적으로 저어새(Patalea minor)라고 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한반도에서만 번식하는 희귀종이다. 이들의 이동 경로가 번식지와 월동지 6개국의 합동 노력에 의해 최초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번식지인 남-북한과 월동지인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등에서만 발견됐다.

 

한국 자연환경과학연구센터가 지난 1월과 3월 홍콩과 대만에서 위성발신기를 달아준 저어새 각 4마리와 8마리중 각각 2마리씩, 모두 4마리가 중국 동해연안 습지대 2000㎞를 거쳐 비무장지대(DMZ)로 날아든 것을 확인했다고 1999 4 20일 발표했다.

 

저어새(Patalea minor)사다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는 이다. 몸 길이는 75~80 cm 정도 되며, 수컷이 더 크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다. 얼굴은 검은색이며, 부리는 어렸을 때는 분홍색이나, 커가면서 점차 검어지고 끝이 넓어진다. 1990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되었으나, 점차 개체가 늘어 2000년에는 멸종위기종으로 위기등급이 바뀌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국제적인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새이다. 2005 1 21일에서 23일 사이에 실시된 국제 저어새 일제조사에서 제주도 21 마리를 포함, 모두 1475마리의 저어새가 관측되었다. 2015년에는 3000여마리까지 추정하고 있다.

 

저어새가 멸종위기에 놓이도록 감소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들의 삶터인 갯벌이 매립되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저어새는 갯벌에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다. 물이 들고 날 때 물고기나 새우와 같은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갯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갯벌은 1970년대부터 매립이 시작되어 지난 30년 동안 전체 면적의 무려 70~80%가 사라졌으며 아직도 갯벌 매립은 멈추지 않고 있다. 북한도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간척이 시작되어 상당한 면적의 갯벌이 매립되고 있다.

 

저어새는 95% 이상이 한국의 서해안을 따라 곳곳에 산재한 무인도에서 번식한다. 그 중에서도 인천과 강화 옹진군 지역에 80% 이상이 몰려있다. 이곳은 한강하구에서 흘러나온 토사가 쌓여 형성된 갯벌이 넓게 형성되어 있고 군사적 이유로 출입이 제한된 여러 무인도서가 있기도 하다. 유도, 요도, 석도, 비도와 같이 비무장지대나 북방한계선 근처에 있어 감히 사람들이 접근하기 힘든 섬들이 대표적인 저어새 번식지이다.

 

그런데 2009년부터 인천 송도의 남동공단 유수지 내 인공섬에 저어새가 번식을 시작하였다. 번식지가 도시 안에 위치하고 주변 환경이 썩 좋지 않은데도 많은 저어새들이 번식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유도처럼 과거 번식지에 문제가 생겼거나 그만큼 번식할 곳이 없다는 것을 뜻했다.

 

그러나 남동유수지의 저어새들은 축대의 좁은 돌틈 사이에서 번식하였기 때문에 둥지에서 새끼가 굴러 떨어져 죽기도 하고 홍수를 조절하는 유수지이기 때문에 폭우가 내린 다음날, 거의 모든 둥지가 물에 잠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새끼들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본 사람들은 다음해부터 저어새가 오기 전에 섬에 들어가 축대 사이 틈을 넓혀 둥지 자리를 만들어 주는 한편 나무 재료도 넣어주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매년 저어새 수가 늘어나 5년 만에 번식수가 5배로 늘어났다. 그 작은 인공섬에 이젠 100쌍이 넘는 수가 번식하는 저어새의 국내 최대 번식지가 되었다. 둥지 자리를 만들고 재료를 제공해 주는 것 만으로 이렇게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줄은 몰랐다.

 

저어새는 10월이 되면 바다를 건너 장거리 이동을 시작한다. 번식을 끝낸 저어새들은 먹이감이 풍부한 주변의 갯벌과 일시적으로 형성된 시화호나 새만금 등지의 간척 습지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대만, 홍콩, 중국 남부, 일본 남부 등 동남아로 날아가고 일부는 제주도에서 겨울을 나기도 한다.

 

 

누가 멸종위기 저어새에게 총을 쏘았나(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10211403061&code=94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