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6월/6월 2일

잠수함 장보고함 취역

산풀내음 2017. 4. 26. 20:56

1993 6 2,

잠수함 장보고함 취역

 

해군은 1993 6 2일 진해항 기지에서 국방부장관, 해군참모총장 등 군수뇌부와 장병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 최초의 잠수함인 장보고함 취역식을 가졌다. 장보고함은 독일에서 건조된 Type 1200형으로 209급 현대식 잠수함으로 평균속력 22노트로 수중을 항해하면서 대함미사일과 어뢰를 발사할 수 있는 최첨단 지휘통제 및 사격통제 체제를 탑재하고 있다.

 

독일 HDW사로부터 15백억 원을 주고 인수한 장보고함은 전자수행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한번에 최고 75백 마일을 항행할 수 있다. 장교 6명을 포함, 모두 33명의 승무원이 탑승하는 장보고함의 초대 함장에는 안병구 대령이 임명됐다.

 


우리 해군의 209급 잠수함 1번 함인 장보고함이 파도를 헤치며 수상 항행하고 있다.

 

이후 같은 급의 잠수함 8척을 더 보유하게 되는데 이를 우리는 장보고급(독일 209) 잠수함이라고 지칭한다. 장보고급 장수함은 잠수함급으로 분류되는 대한민국 최초의 잠수함이며 이전에 대한민국 해군에서 보유하고 있었던 것은 잠수정이라고 지칭한다.

 

1987 최초 3척이 주문되었는데, 1척은 독일 HDW 에서 건조되고 2척은 옥포대우조선소에서 건조되었다. 건조용 소요 부품은 독일에서 수송되었다. 1989 10월에 추가적으로 2 3척이 주문되었고 1994년에 3차로 3척이 추가 주문되어 모두 9척이 건조되었다.

 

9척의 명칭은 장보고(061), 이천(062), 최무선(063), 박위(065)< 이종무(066), 정운(067), 이순신(068), 나대용(069), 이억기(071)이다. 함번에 064가 비어있는 것은 한국에서 4자가 가지는 죽음()의 이미지에다 여순사건의 영향이 겹쳐 '4'자가 금기시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보고급의 이순신 (李純信) 은 자는 입부 (立夫) , 시호는 무의(武毅), 충무공 이순신과는 별개의 인물이다. 이 분 역시 임진왜란 때 조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신 조선 수군의 장수이셨다. 충무공 이순신은 2차 구축함 사업(KDX-2) 1번함으로 명명되었다..

 

한국 해군의 잠수함은 모두 잠수함사령부 소속이며, 모항은 진해이다. 장보고급이 9척이라 동 - - 남해에 각 3척씩 배치시킬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잠수함은 모두 잠수함 전단에 소속되어 그때그때 초계항해를 나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한 해역에 고정배치하지 않고, 카를 되니츠 제독유보트 운용 방식 마냥 보통 0척 작전, 0척 대기 및 훈련, 0척 정비하는 로테이션식 운용을 한다. 최신 214손원일급 잠수함이 배치됨에 따라 잠수함 전단이 함대급인 잠수함사령부로 승격되었다.

 

2004 629일부터 727일 사이 미국 하와이 근해에서 열린 림팩 04훈련에서, 한국의 제1번 잠수함인 장보고함이 발분의 실력을 보여 화제가 되었다. 참고로 매 짝수년도 태평양에서는 미국 해군 태평양작전사령부 주관으로 태평양 연안국가 해군들이 모여 림팩(RIMPAC) 훈련을 한다.

 

림팩 훈련에는 7개국 해군에서 온 35척의 수상함과 7척의 잠수함, 100여대의 항공기(스테니스 항모에 탑재한 85대의 함재기 포함)가 참여했다. 이들은 황군과 청군으로 나눠 자유공방전을 펼쳤는데, 황군에는 한국(장보고), 일본(나루시오), 호주(램킨), 칠레(심슨)에서 온 4척의 재래식 잠수함과 미국의 LA급 핵추진 잠수함 1, 그리고 미국의 수상함 4척이 편성되었다. 청군에는 스테니스 항모를 포함한 나머지 모든 수상함( 15)과 미국의 LA급 핵추진 잠수함 2척이 편성되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간 충무공 이순신함과 KDX-Ⅰ제2번 함인 을지문덕함, 그리고 P-3C 대잠초계기는 청군에 속하고 장보고함만 황군에 속한 것.

 

훈련에서 장보고함은 상대편의 모든 수상함에 가상 어뢰를 명중시키고 자신은 단 한 번도 탐지되지 않는 발군의 실력을 선보였다. 장보고함이 가상 어뢰를 쏴 명중시킨 배 중에는 미국이 자랑하는 10t급 핵추진 항공모함인 존 스테니스함도 있었다. 그뿐만 아니다. 장보고함은 미 해군의 이지스급 구축함 두 척과 이지스급 순양함 두 척에도 어뢰 공격을 퍼부었고,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낸 일반 구축함 네 척, 한국 해군이 파견한 을지문덕함과 충무공 이순신함에도 가상 어뢰를 명중시켰다.

 

상대방 전력 중에서 장보고함의 공격을 받지 않은 것은 미 해군 소속의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 두 척뿐이었다. 장보고함이 이렇게 바다 속을 헤집고 다니는 동안 상대 수상함과 잠수함은 단 1초도 장보고함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얻은 별명이 ‘퍼펙트 장보고’

 

한국 잠수함은 1998년 림팩에 처음 참가했다. 당시 이종무함은 핵추진 잠수함인 카메하메함(8300t)에 어뢰를 명중시키는 ‘쾌거’를 올렸다. 2000년에는 박위함이 참가해 상대 수상함 11척에 어뢰를 명중시켰고, 2002년에는 나대용함이 출전해 상대 수상함 10척에 어뢰를 먹였다.

 

미 해군은 디젤 잠수함은 없고 핵 잠수함만 72척 갖고 있다. 핵 잠수함은 ‘트라이던트’라는 이름의 핵미사일을 탑재한 전략 핵추진 잠수함과 ‘토마호크’ 등 재래식 미사일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으로 나뉜다. 전략핵 잠수함은 오하이오급(16000t) 14, 핵 잠수함은 오하이오급 4척과 시울프급(9100t) 3, 버지니아급(7800t) 1, 로스앤젤레스급(6900t) 50척이 있다.

 

72척의 핵 잠수함은 팩스 아메리카나를 지탱하는 ‘보증수표’인데 림팩 훈련을 통해 그 위상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그러자 미국은 209 잠수함의 원 제작국인 독일에 관심을 돌리게 됐다. 독일은 평균 수심이 100m도 안 되는 발틱해에 면해 있다. 이런 지리적 조건은 잠수함 건조기술 발전을 촉진해 제1, 2차 세계대전 때 ‘U-보트’라는 이름의 천해(淺海)용 잠수함을 만들어 연합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HDW조선소는 이 전통을 되살려 600t급인 206 잠수함을 만들어 독일 해군에 공급했다. 수출용으로는 900~1200t급인 209 잠수함을 개발해 1967년 그리스를 시작으로 13개국에 60척 수출했다. 한국은 1992년부터 2001년에 걸쳐 9척을 도입했다.

 

209 잠수함은 40여 년에 걸쳐 제작되다 보니 그리스에 수출된 것과 한국이 제공받은 것 사이에는 현격한 성능 차이가 있었다. 더구나 한국에 공급한 209는 동해라고 하는 심해(深海)용으로 제작된 것이라 태평양을 무대로 한 림팩 훈련에서도 위용을 뽐낼 수 있었다. 209는 일본이 자력으로 제작한 잠수함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내려졌으니, 미국은 ‘천해용’이라며 무시하던 209를 재평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