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6월/6월 18일

금감위, 55개사 퇴출대상 기업 발표

산풀내음 2017. 5. 10. 20:19

1998 6 18,

금감위, 55개사 퇴출대상 기업 발표

 

1997 11 21일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한다고 발표한지 약 7개월 만인 1998 6 18일에 1차 퇴출기업 명단이 발표되었고, 25일에는 기아자동차와 한보철강의 매각이 발표되었다. IMF 자금지원 양해각서는 1997 12 3일 체결되었고, 2001 8 23일 졸업하게 되었다.


18일 낮 12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과 배찬병 상업은행장은 금감위 9층 회의실에서 내외신기자회견을 갖고 은행권이 1차로 확정한 55개 퇴출대상 기업 명단을 발표했다. 배 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체 판정대상기업 313개사의 17.6% 55개기업을부실기업으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법정관리 등 사실상 퇴출상태에 있던 기업이었지만, 현대, 삼성, 대우, LG, SK 5대 그룹 계열사 20개사가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5대그룹의 경우 당초 상호보증 등으로 채무 상환에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판정대상에서 제외됐으나, 5대 그룹이 기업구조조정에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금융감독위원회의 방침으로 포함되게 되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이 퇴출기업을 발표하고 있다.

 

5대그룹의 퇴출기업 명단을 보면현대그룹의 경우 현대리바트, 현대중기산업, 선일상선, 현대알루미늄 등 4개사삼성그룹은 삼성시계, 이천전기, 대도제약, 한일전선 등 4개사가 각각 포함됐다. 대우그룹은 한국산업전자, 한국자동차연료, 오리온전기부품, 동우공영, 대창기업 등5개사 ▲LG그룹은 LG전자부품, 원전에너지, LG오웬스코닝, LG ENC 4개사 ▲SK그룹은 마이TV, SK창고, 경진해운 등 3개사가 각각 퇴출기업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이번 퇴출기업 판정에는 한화, 동아건설, 고합, 해태, 신호, 뉴코아, 한일, 우방 등 11개 협조융자그룹 중 8개그룹의 계열사 21개가 포함됐으며, 64대그룹에 포함되지 않은 개별기업으로 대한모방, 양영제지, 우정병원 등 3개사도 퇴출대상기업으로 판정됐다.

 

이 퇴출대상기업 선정과정에서 기업의 '살생부' 논란도 벌어졌다. 퇴출기업 선정에 어떤 객관적 기준이 있느냐는 문제제기다. 이에 대해 당시 이규성 부총리는 《한국의 외환위기》에서 "판정대상 기업은 11개 협조융자 대상계열 및 여신관리대상 64대 계열 소속 부실징후기업 등, 313개 업체로 했다. 협조융자대상 계열은 그 동안 채권은행들의 협조융자를 통해 유동성위기를 모면하고 있는 한화, 동아건설, 고합, 해태, 신호, 뉴코아, 한일, 우방, 진도, 신원 및 화성산업 계열을 말한다. 주요 판단기준은 현금흐름, 유동성, 안전성, 수익성 비율 등 기업부실 예측도가 높은 재무적 요소, 소속 산업의 환경 및 기술력. 시장지위 등 사업성, 영업이익 창출능력 또는 금융비용 부담능력, 자구계획의 실현가능성 및 위기발생시 생존능력이었다"고 밝혔다.

 

퇴출대상기업에 빠진 기업들 중 선별해 구조조정작업을 착수했는데 그 방법은 전통적인 법정관리와 화의뿐 아니라 워크아웃(Work-out)과 빅딜(Big-deal)이 있었다.

 

기업개선작업인 워크아웃은 미국 GE의 잭 웰치 전 회장이 지난 1981년부터 수년간의 구조조정을 통해 350개 사업부를 13개 핵심사업부로 재편하고 40만 명에 이르던 임직원을 23만 으로 줄여,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데서 비롯된 용어이며, 우리나라의 법적 근거는 1998 6월 은행, 종금사, 투신사, 보험사 및 리스사 등 210개 전 금융기관이 참여해 '기업구조조정 촉진을 위한 금융기관 협약'이다. 이 제도는 처음부터 채권금융기관 주도로 추진됐으며, 1990년 말까지 지속하되 추이를 보아 연장키로 했다.

워크아웃 대상기업은 회생가능성이 있으나 일시 유동성위기에 처한 기업들로, 부채상환 유예와 빚 탕감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신규자금도 지원했다.

 

워크아웃 기업은 조흥은행이 거평그룹(거평화학, 거평제철화학, 거평시그네틱스), 세풍그룹(세풍, 세풍종합건설), 강원산업그룹(강원산업, 삼표상사, 삼표산업, 삼표강원중공업) 등과 아울러 유진관광, 동화면세점, 동화투자개발, 한창제지, 동방, 동방T&C, 맥슨전자, 동방금속공업 등이 있다. 상업은행은 갑을그룹(갑을, 방을방직)과 벽산그룹(벽산건설, 벽산, 동양물산기업) 외에 피어리스가 워크아웃 대상이었다. 제일은행은 신호그룹(신호제지, 신호유화, 동양철관), 통일그룹(통일중공업, 일성건설, 한국티타늄공업, 일신석재)이고 한일은행은 고합그룹(고합, 고려종합화학, 고려석유화학, 고려물산)이 워크아웃됐다.

 

또 서울은행은 진도그룹(진도, 진도물산, 진도종합건설), 우방, 동아건설, 대구백화점, 대구쇼핑 등을 외환은행은 신원그룹(신원, 신원유통, 신원제이엠씨)과 영창악기를 한미은행은 트레드클럽을 산업은행은 일동제약, 경기화학공업, 남선알미늄, 대경특수강, 달재화학, 삼일공사 및 한창화학을 각각 워크아웃 기업에 포함시켰다.

1998년 이후 워크아웃 대상 기업체 수는 총 96사인데, 2002 6월까지 회생된 기업 수는 전체의 56%를 기록,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됐다.

 

그리고 이후 정부는 금융기관 구조조정 및 공기업 민영화 등에 박차를 가하였다. 1998 6 29일 동화, 동남, 대동, 경기, 충청 등 5개 시중은행 폐쇄 발표를 시작으로 7 11일에 상업과 한일은행 합병, 9 10일에 하나은행과 보람은행, 그리고 다음 날에는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의 합병이 발표되는 등 은행권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