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6월/6월 26일

폴 에를리히, 매독 치료약 개발

산풀내음 2017. 5. 18. 20:49

1909 6 26,

폴 에를리히, 매독 치료약 개발

 

독일의 세균학자 폴 에를리히 (Paul Ehrlich, 1854~1915)가 매독의 병원체인 스피로헤타에 대한 치료약을 개발했다. 이 약은 근대의학에 화학요법을 접목시킨 최초의 성공사례였다. 치료약이 개발당시, 매독은 파리에서만 연 3천명 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사람들은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는 이 병을 불치의 병으로 생각했다.

 

 

실패할 때마다 화학물질을 더하거나 빼면서 새 화합물을 만들어 다시 실험했다. 그래서 606번째로 합성해낸 화합물이 '606'이다. 무려 7년간의 연구 끝에 1909 6 26일 얻어낸 결과물이었다. 파울 에를리히는 606을 매독에 걸린 토끼에게 주입했다. 노란색의 606 용액이 토끼에 주사된 다음날 병원균 스피로헤타균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토끼 생체 실험에서 여러 번 성공하자 그는 자신감을 갖고 사람에게도 실험했다.

 

1910년 이 ‘마법의 약’은 1만명의 매독환자를 치료했고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에를리히는 이 약을 ‘살바르산(Salvarsan)’으로 명명했다. 살바르산은 세상을 구원하는 비소란 뜻. 사람을 죽이는 독이 생명을 살리는 약으로 바뀐 것이다. 엘리히는 명예와 많은 상을 수상했고 한 대중지는 그를 가리켜 ‘과학계의 왕자’라 했다.

 

This poster acknowledges the social stigma of syphilis, while urging those who possibly have the disease to be tested (circa 1936).

 

에를리히는 1854 3 14일 독일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의사가 되었지만 관심분야는 미생물학이었다. 특히 동물 조직을 염색하는 연구에 몰두했다. 이것은 색을 이용해 세포를 보다 쉽게 관찰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통해 코흐가 발견한 결핵균의 염색법을 개선했고 베링의 디프테리아 혈청요법 완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면역학에서의 공로와 항체 형성에 대한 이론을 인정받아 1908년에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렇지만 에를리히가 이룬 가장 큰 업적은 노벨상 수상 이후에 나왔다. 그는 특정 염료가 특정 조직에만 착색되는 현상을 보고 특정 세균에만 효과를 내는 화학물질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인체에는 해가 없으면서 병원균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물질. 에를리히 스스로 '마법의 탄환'이라 명명한 이 물질은 606번째 실험만에 결실을 얻었다. 물론 살바르산이 완벽한 마법의 탄환은 아니었다. 적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났다. 하지만 종기에 수은을 붓는 것이 고작이었던 천형 같은 질병에 비친 구원의 빛임은 분명했다. 페니실린이 실용화된 1940년대까지 살바르산은 가장 효과적인 매독 치료제로 쓰였다.

 


'역사속에 오늘, 6월 > 6월 26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브체크, 공산당적 박탈  (0) 2017.05.19
김구, 경교장에서 암살당해  (0) 2017.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