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씀

서산대사 해탈시, 인생

산풀내음 2017. 6. 25. 13:28

 

서산대사 해탈시, 인생(人生)

 



 

근심 걱정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 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 소리 치지말고

명예 얻었다고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 없더이다.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 가세.

 

다 바람 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에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겠소.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소.

 

흐르는 세월 붙잡는 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깜깜한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겠소

살다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 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 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