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8월/8월 2일

통킹만 사건(Gulf of Tonkin Incident)

산풀내음 2017. 6. 28. 19:49

1964 8 2,

통킹만 사건(Gulf of Tonkin Incident)

 

1954년 프랑스군이 디엔비엔푸 전투 참패 뒤 베트남에서 철수하자 고 딘 디엠 괴뢰정권을 지원하면서 프랑스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고 딘 디엠(또는 옹오 딘 지엠, Ngo Dinh Diem, 1901-1963)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다. 그는 동생 고 딘 누(또는 옹오 딘 누)를 비밀경찰 책임자로 세웠고 형은 추기경으로 다른 2명의 형제는 지방의 권력자로 임명하였으며, 사촌과 일가 친척 역시 주요 요직에 등용하였다.

 

Ngo Dinh Diem

 

게다가 불교를 탄압하고 베트남을 가톨릭 국가로 만들려고 하자 국민의 반감을 사게 되었고, 나아가 1955년 초부터 반정부인사들을 체포, 구금하고 고문하거나 처형하였다. 디엠은 정권에 반대하는 어떠한 움직임도 모두 공산주의로 몰았으며, 1956 8월 다수의 반대 인사들이 사형당하였다. 정치적 박해로 죽임을 당한 사람은 1955년에서 1957년 사이 12,000 명에 달했고, 1958년까지 정치범으로 감옥에 수감된 사람의 수는 약 4만 명이나 되었다. 디엠 정권의 반공을 앞세운 독재는 민심 이반을 불러 대다수의 베트남인들이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을 지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그가 압제와 무능으로 신망을 잃자 미국은 전면 군사개입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1963 111일 케네디 대통령의 승인 아래 중앙정보국이 지원한 쿠데타가 일어나 고 딘 디엠과 그의 동생인 비밀경찰총수 고 딘 누가 암살당하고 정권이 교체됐다. 그리고 3주 후인 11 22일에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이 발생했고, 당시 부통령이던 린든 베인스 존슨(Lyndon Baines Johnson, 1908-1973)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총격을 받고 죽은 고 딘 디엠

 

그리고 존슨 미 대통령은 막대한 원조에도 불구하고 남베트남 정부의 부패와 무능으로 전황이 날로 악화되자 베트남 전쟁 개입을 서두른다. 자칫하면 베트남을 잃었다는 비난을 혼자 뒤집어 쓸지 몰라 초조하기까지 했다. 직접적인 군사개입이 필요했으나 구실이 없었다.

 

1964 82, 미 정부가 중대발표를 했다.

‘82 3척의 북베트남 어뢰정이 베트남 통킹만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구축함 매독스를 향해 어뢰와 기관총 공격을 가했다. 매독스는 즉각 반격했고 항공모함 타이콘디로거의 함재기들과 또 다른 구축함 터너죠이까지 가세했다. 북베트남 어뢰정 1척이 격침 당하고 나머지 2척도 손상을 입었다.’는 것이었다.

 


사건의 당사자 매덕스 (USS Maddox, DD 731)

 

이틀 뒤인 4일 매독스와 터너죠이는 다시 초계활동에 들어가 북베트남군이 공격해오는 것을 레이더로 확인해 반격했다고 다시 발표했다. 87일 미 상·하 양원은 북베트남에 대한 사실상의 선전포고인 통킹만 결의를 채택했다. 이로써 존슨은 전쟁을 확대할 수 있는 백지위임장을 손에 넣은 셈이 됐고 바야흐로 선전포고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19652 B-52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대대적인 북베트남 폭격이 시작됐다. 중앙정보국(CIA)이나 군사고문단 등을 통한 기존의 배후조종형의 개입을 버리고 자국군이 전면에 나서는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시작한 것이다. 1962 72일 대한민국도 베트남에 전투부대 1개 사단을 파견하기로 결정했으며, 10여일 전인 622일 미국의 종용 아래 한-일국교정상화교섭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B-52 Bomber

A-1E Skyraiders fly in formation over South Vietnam on way to target on 25 June 1965.

B-66 Bomber and 4 F-105s to escort B-66

 

통킹만 사건은 ‘뉴욕타임스’가 미 국방부의 방대한 베트남전 비밀보고서인 이른바 펜터건 페이퍼를 입수해 1971 613일부터 연재함으로써 날조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도 1995년에 자작극이었음을 자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