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충북

월류봉에서 반야사까지...

산풀내음 2018. 8. 28. 00:08

충북 영동 백화산에 있는 반야사에 다녀왔다. 경북 봉화에 있는 청량사와 함께 고민하다가 10월 6일에 청량사에서 산사 음악회가 있다고 하여 청량사는 그때 가는 편이 더 낫게다는 생각했고, 게다가 얼마 전 8월 9일에 한천팔경 중 하나인 월류봉(月留峰)에서 반야사를 연결하는 산책로가 완공되었다고 하여 최종적으로 반야사에 다녀오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달이 머무는 봉우리'라는 뜻을 지닌 월류봉의 산책로는 총 8.3km로 '여울 소리'(월류봉∼원촌교∼석천돌길∼완정교·2.6㎞), '산새 소리'(완정교∼백화마을∼우매리·3.2㎞), '풍경소리'(우매리∼반야사·2.5㎞) 구간으로 구성됐다. 워낙 평탄한 길이라 편도기준으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보면 될 듯하다. 누가 영동을 과일의 고장이라고 했던가? 이 길을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의미를 알게 된다. 월류봉에서 반야사로 가는 길 입구에서 가장 먼저 호도나무가 우리를 반긴다. 그리고 조금 걷다보면 포도밭이 끝없이 이어지고 중간중간에 아로니아도 볼 수 있다. 감나무와 대추나무 그리고 밤나무는 길을 걷는 내내 흔하게 볼 수 있다. 반야사에 가까와질 때즈음 사과나무와 간혹 배나무 밭들이 나온다. 과일 나무에 싫증날까 염려해서인지 백일홍과 은행나무가 그리고 이름 모를 수많은 새들이 우리를 반겨준다. 

산책로 입구에 송시열 선생의 한천정사가 있다.

송시열 유허비(宋時烈 遺墟碑), 유허비란 한 인물의 행적을 기리고, 그의 옛 자치를 밝혀 후세에 알리고자 세워두는 비로, 이 비는 조선 후기의 문신인 송시열 선생을 기리고 있다.


길을 따라 한참 가면 반야사 일주문으로 가는 길과 백화산 등사로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등산로를 따라 가면 백화산 입구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개울물이 나오고, 그냥 조금 더 가면 반야사 관음전이 우리를 따스하게 맞아준다. 관음전에서 산책로를 따라 계속 가면 백화산 호국의 길(7.5㎞)로 계속 연결되고 대신 냇가의 돌다리를 건너면 반야사가 나온다. 개울물을 건너다보면 반야사와 백화산이 어우러져 빚어낸 호랑이 형상을 볼 수 있다. 수천년 동안 흘러내린 파쇄석이 산허리에 쌓여있는데 그 모습이 호랑이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야사는 신라 성덕왕 27년(728) 원효대사의 제자 상원 스님이 창건하고 고려 충숙왕 12년(1325)에 학조대사가 중창한 절로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문수기도도량이다.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의 의미하는 '반야'라는 절 이름에서도 문수기도도량임을 잘 알 수 있다. 반야사에는 오대산 상원사와 비슷한 세조와 얽힌 설화가 있다. 조선 세조가 복천사(법주사 복천암)에서 법회를 마치고 이곳에 들렀는데 문수보살의 안내로 영천에서 목욕을 한 후 지병이 다 나았다는 이야기다. 세조가 목욕을 했다는 영천 옆에는 망경대가 높이 솟아 있다. 가파른 바위 위에는 문수전이 위치하고 있다.



문수전은 망경대 위에 위치해 있다.

세조가 문수보살의 안내를 받아 목욕후 병이 나았는 영천으로 문수전에서 바라 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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