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5월/5월 5일

여의도서 180평 규모 지하벙커 발견

산풀내음 2017. 3. 18. 07:02

2005 5 5,

여의도서 180평 규모 지하벙커 발견

 

2005 5 5일 서울 여의도에서 180여평 규모의 지하벙커가 발견됐다. 이 벙커는 1976년쯤 대통령 경호 및 비상시 대피 목적으로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공개된 지하벙커


 

서울시가 여의도에 버스환승센터를 세우려고 2005 4월 측량작업을 하다가 굿모닝신한증권 앞 도로 밑에서 벙커를 발견했다. 발견당시 벙커에는 분산된 3개의 출입구와 2개의 화장실, 샤워실, 소파 등이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출입구의 존재는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으나 이를 단순한 공동구(통신용케이블이 지나가도록 돼 있는 작은 터널)로 생각해 시에서도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한다.

 

1976년 당시 공사를 맡았던 건설사의 전 임원은 “1976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지하차도 공사를 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경호용 비밀벙커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당시 청와대의 요청에 의해 관련 기록을 모두 삭제해 문서화된 공사 기록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여의도에서 국군의 날을 비롯한 각종 행사가 열릴 때 현재의 굿모닝신한증권 빌딩 앞쪽에 대통령을 비롯한 요인들이 이용하는 단상(壇上)이 놓여졌는데, 그 아래 유사시 대피할 수 있는 벙커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도 “D건설사 직원이라면서 1976년 무렵 벙커공사에 참여했던 기억이 있다는 이메일 제보가 3건 접수된 것으로 미뤄 사실로 보인다영등포구청에 근무했던 직원 중 1980년대 초 이 비밀벙커를 청소했던 기억이 있다는 사람도 나왔다고 밝혔다. 여의도에서 국군의 날 행사가 열린 것은 1972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십여 년 동안이었다. 지하벙커가 경호용 벙커라는 점은 이 벙커가 국방부가 관리하는 군용벙커 명단에 들어있지 않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이곳은 언제, 왜 만들어 졌을까? 서울시가 항공사진을 분석해보니, 1976 11월에는 공사 흔적이 없지만 1977 11월 사진엔 벙커 출입구가 눈에 띈다. 서울시는 이를 토대로 1976년 말이나 1977년 초에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76 8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미군 장교 2명이 북한군에 의해 숨져 전쟁 발발 직전까지 가는 등 당시 한반도엔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높았다.

 

이곳의 위치는 당시 국군의 날 행사 사열대 단상 바로 밑이다. 지금 여의도공원이 된 이곳은 당시엔 5·16광장이라 불렸는데, 국군의 날 행사와 같은 초대형 행사가 자주 열렸다. 유사시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정부 요인들의 대피소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66㎡짜리 방은 박 전 대통령의 집무실로 추정된다.

 

서울시가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 문을 닫아둔 10년 지나서, 구조상 문제점을 해결하고 석면 등을 철거한 뒤인 2015 101일 오전, 지하 벙커 문을 열고 기자들에게 내부 출입을 허용했다.

 

이 공간은 2015 10 10일부터 11 1일까지 선착순 예약제를 통해 총 40회에 걸쳐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이후 1년간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활용 방안을 모색해 2016 101일 정식으로 개방된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시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냉전의 유산을 문화시설 등으로 꾸며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