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5월/5월 17일

미국 상원 워터게이트 사건 청문회 개시

산풀내음 2017. 4. 4. 20:04

1973 5 17,

미국 상원 워터게이트 사건 청문회 개시

 

1973 5 17, 대통령 R.M.닉슨의 재선을 획책하는 비밀공작반이 워싱턴 워터게이트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1972 6 17일에 발각된 사건에 대한 청문회가 개최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닉슨의 선거 운동 담당자의 증언을 시작으로 닉슨 정권의 선거방해, 정치헌금의 부정, 수뢰, 탈세 등이 점차로 드러남에 따라, 결국 1974 8 9일에 닉슨은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당초 닉슨은 도청사건과 백악관과의 관계를 부인했으나 진상이 규명됨에 따라 대통령보좌관 등의 관계 사실이 밝혀졌고, 대통령 자신도 무마공작에 나섰던 사실이 폭로되어 국민 사이에 불신 여론이 높아졌던 것이다. 임기 도중 대통령이 사임한 것은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으며, 미국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사건이기도 했다. 의회와 최고재판소가 그 직책을 완수함으로써 권력분립의 중요성과 함께 민주주의의 전통이 수호되었다는 점에 큰 의의를 두고 있다.

 

미하원 법사위원회가 탄핵 권고안에서 닉슨에게 적용한 범죄 조항은 사법방해죄와 권력남용죄, 두 가지였다. 사법방해죄란 워터게이트 사건 직후 닉슨이 직접 또는 측근을 통해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연시키거나 방해하고, 범법자들의 신원은 물론 이와 관련된 불법 비밀 활동 일체를 은폐하고자 한 죄를 말한다. 닉슨의 사법 방해 행위는 그야말로 전방위적이었다. 우선 미중앙정보국CIA를 이용하여 미연방수사국FBI과 워터게이트 사건 특별검사의 수사 활동을 방해했다. 사건 관련자들에게는 함구의 대가로 금전을 제공하여 이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 법정과 청문회에 서는 피고인과 증인에게는 위증할 것을 종용하고 그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제시했다. 나아가 이런 범죄 행각을 거듭하면서도 백악관과 닉슨 재선위원회는 위법 행위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성명을 거듭 발표하여 국민을 기만했다.

 

권력남용죄란 닉슨 자신이 직접 또는 측근을 통해 대통령으로서 자신에게 부여된 권력을 남용한 죄를 말한다. 여기에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저지른 죄만이 아니라, 닉슨이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자행한 불법 사찰 행위가 포함되었다. 먼저 닉슨은 FBI와 대통령 경호실 및 백악관 직원 등에게 민간인을 불법 감시하고 조사하도록 했다. 백악관에는 이러한 불법 비밀 활동을 위한 특별조사반을 설치했다. 특별조사반은 1971 9 3일 베트남전의 실체를 담은펜타곤 페이퍼를 유출했던 엘즈버그를 중상모략할 정보를 입수하고자 그의 담당 정신과 의사 사무실에 불법 침입했으며, 선거자금을 불법 유용했다.

 

또한 닉슨은 FBI가 개인 전화를 도청하도록 허용하고 이 사실이 폭로될 것을 우려해 도청 기록을 백악관에 은닉했다. 불법 사찰과 함께 닉슨은 국세청으로부터 극비리에 납세 보고서를 입수하고 표적 대상을 정해 세무 조사를 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워터게이트 사건과 관련하여 닉슨은 법무부를 통해 입수한 정보를 누설하며 수사와 재판, 청문회에 대처할 방안을 검토했다. 또한, 수사와 청문회 과정에서 자료 제출과 증언을 거부하기 일쑤였고, 사임의 결정적 단서가 된 대통령 집무실 불법 녹음테이프도 처음엔 버티다 결국 대법원의 판결에 굴복하여 특별검사에게 제출했다.

 

닉슨의 불명예 사임에는 언론과 내부고발자들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우드워드와 번스틴 기자는 단순 불법 침입 사건에 그칠 수도 있었던 워터게이트 사건에 백악관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매일 16시간씩 300여 일을 뛰어다니며 끈질기게 추적했다. 닉슨에 대한 국민의 공분은 미 상원의 워터게이트 사건 청문회와 미 하원 법사위원회의 닉슨 탄핵 논의가 TV로 미국 전역에 중계되면서 급속히 확산되었다. 우드워드 기자에게 고급 정보를 흘려 당시 딥 스로트Deep Throat라고 불렸던 FBI 부국장 마크 펠터의 내부고발, 백악관 법률 고문 존 딘과 백악관 보좌관 알렉산더 버터필드 등 청문회 증인의 진실 폭로도 닉슨에게 결정타를 가했다.

 

Washington Post reporters Carl Bernstein, left, and Bob Woodward broke stories about the President Richard Nixon administration's cover-up after the June 1972 break-in at the Democratic National Committee headquar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