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27일,
영국 옥스퍼드대 785년 만에 첫 여성 총장 지명
1096년 문을 연, 9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명문 옥스퍼드대에 처음으로 여성 총장이 탄생한다. 1230년 총장 제도를 도입한 지 785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총장(First female vice-chancellor)이 탄생했다.
2015년 5월 27일(현지 시각) 옥스퍼드대 총장선출위원회는 테러리즘을 전공한 정치학자인 루이스 리처드슨(Louise Richardson) 세인트앤드루스대 총장을 임기 7년의 새 총장으로 지명했다. 총장 선출위는 “교육자이자 학자로서 탁월한 업적을 쌓은 인물”이라고 했다. 리처드슨은 외국인(아일랜드인)이고, 과거 옥스퍼드대와 아무 인연이 없다는 점에서도 파격적 인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6년 1월 취임.
미국에서 대학 총장을 ‘프레지던트(president)’라고 부르는 것과 달리 영국에서는 ‘바이스 챈슬러(vice chancellor)’라고 한다. ‘챈슬러’는 재단 이사장 격으로서 명예직에 가깝다. 리처드슨은 옥스퍼드대의 제297대 ‘바이스 챈슬러’이다. 296대까지는 예외 없이 남성이었다.
그는 총장에 지명된 소감으로 “엄청난 영광이다. 옥스퍼드를 세계 최고의 연구·교육기관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학 과정을 더 균형 있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가난한 학생들을 더 많이 받아들이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리처드슨의 부모는 물론 6명인 그의 형제·자매 대부분이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는 “내 인생이 남다를 수 있었던 건 교육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누린 기회를 다른 사람들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큰 관심사”라고 했다.
그는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의 트리니티대 역사학과를 나왔다. 국제로터리클럽이 주는 장학금을 받고 미국으로 가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석사,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가 됐고, 하버드대 래드클리프고등연구소(RIAS) 소장도 지냈다. 2009년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대에서 이 학교 사상 첫 여성 총장으로 취임해 근무해왔다.
저서로는 9·11 테러를 분석한 ‘테러리스트들이 원하는 것’이 유명하다. 테러리즘에 관심을 가진 이유에 대해 그는 “아일랜드인으로서 영국과 북아일랜드의 갈등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이 왜 학살을 자행하는 조직에 가담하는지 흥미로웠다”고 했다.
그는 연구뿐 아니라 열정적 강의로도 정평이 나 있다. 하버드대에서 뛰어난 학부 강의를 하는 교수에게 주는 ‘레빈슨상(Levenson Prize)’ 수상자이고, 미국정치학회(APSA)가 주는 ‘우수 강의상’도 여러 번 받았다. 남편은 의사이며 세 자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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