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6월/6월 22일

대(對)잠수함 어뢰 '홍상어' 개발

산풀내음 2017. 5. 13. 23:27

2009 6 22,

()잠수함 어뢰 '홍상어' 개발

 

2009 6 22일 하늘로 날아가 30여㎞ 떨어져 있는 적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대잠(對潛)무기 '홍상어'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어뢰(torpedo)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폭발성 발사체 무기로, 수면 위 또는 수면 아래로 발사되어 물 속에서 추진하여 표적을 향하며, 충돌할 때나 표적에 접근할 때 폭파하는 것으로 어형수뢰의 약자이며 현대식 어뢰는 1866년에 오스트라아 해군의 G. 루피스와 영국인 엔지니어R. 화이트헤드(Robert Whitehead, 1823-1906)가 발명했다.

 

Robert Whitehead (right) and his son (left) with a battered test torpedo in Fiume, Austria-Hungary.1875

 

대한민국은 1974년부터 어뢰 개발을 시작했으며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대한민국 최초의 어뢰인 K744가 개발되었다. 이후 돌고래급 잠수정에 필요한 중어뢰를 미국으로부터 구입하려 하였으나 미국의 거부로 구입에 실패하자 결국 중어뢰 독자개발을 결정하게 되었다. 참고로 중어뢰란 잠수함에서 발사돼 적의 잠수함이나 수상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어뢰를 말하고, 반면에 경어뢰란 수상 함정이나 헬기, 대잠수함 초계기 등에서 발사돼 적의 잠수함이나 함정을 공격하는 무기를 지칭한다.

 

국방과학연구소(ADD, Agency for Defense Development)를 중심으로 9년간의 연구 끝에 1998 7 6일 백상어 중어뢰를 개발하게 되었고 세계 여덟번째 독자 개발국이 되었다. ADD는 이와 병행하여 경어뢰도 개발하였는데 2004년에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청상어 어뢰를 개발해 양산, 실전 배치하게 되었다. 청상어의 강력한 탄두는 두께 1.5m의 강철판을 관통할 수 있을 정도다.

 

백상어 중어뢰

청상어 경어뢰

 

한걸음 더 나아가 수직발사관에서 발사해 적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는 어뢰를 2000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ADD LIG넥스원 등이 1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9년간의 노력 끝에 사정거리 30km의 홍상어 대잠 어뢰를 개발하게 되었다. 홍상어 어뢰는 경어뢰 ‘청상어’ 뒤에 추진 로켓을 붙여 ‘어뢰+미사일’로 만든 것이다. 세계적으로 대잠 미사일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수직으로 발사돼 적 잠수함을 잡는 미사일은 홍상어가 미국의 VLA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라고 ADD는 밝혔다.

 

 

홍상어는 물속에서 발사되는 일반 어뢰와 달리 함정의 수직발사기에서 공중으로 발사돼 20여㎞를 미사일처럼 날아가 적 잠수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역 상공에서 경어뢰 청상어가 분리돼 낙하하는 방식이다. 어뢰가 고속으로 떨어지면 입수(入水) 때의 충격으로 탄두가 폭발할 가능성 등이 있기 때문에 낙하산으로 입수 속도를 줄인다. 청상어는 바닷물 속으로 들어간 뒤 스크루(추진기)와 음향탐지기(소나)를 가동해 적 잠수함 위치를 파악한 뒤 공격하는 것이다.

 

물속에서 발사돼 적 잠수함을 공격하는 어뢰는 고속으로 항해하는 소음 때문에 적 잠수함에 발각돼 적이 어뢰를 속이는 대책을 쓰거나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쉽다. 하지만 홍상어 같은 대잠 미사일은 적 잠수함 근처 상공에서 뚝 떨어져 물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적 잠수함이 어뢰 소음을 탐지하고 대비할 시간이 크게 줄어들어 타격 가능성을 높여준다.

 

홍상어는 길이 5.7m, 직경 0.38m, 무게 820㎏이며 1발당 가격은 약 20억원이다. 홍상어는 2010년부터 1차 사업분 50여발이 실전 배치돼 한국형 구축함(KDX-Ⅱ급) 이상의 함정에 탑재됐으나 2012 8월 해군의 성능검증 실사격에서 목표물을 타격하지 못하고 수중에서 유실됐다. 이에 따라 2012 9월부터 2013 2월까지 연습탄 5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하는 품질확인 사격시험을 했으나 8발 중 5(명중률 62.5%)만 명중해 '전투용 적합'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홍상어의 전투용 적합 판정 기준은 명중률 75% 이상이다.

 

2013 7∼9월 진행된 사격시험에서도 연습탄 2발과 실탄 2발 중 마지막 발사된 실탄 1발이 표적을 타격하지 못해 방사청은 추가 사격시험을 결정하였고, 품질개선 작업을 거친 후 2014 5월에 연습탄 1발과 실탄 2발이 모두 명중하게 되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3발 연속 명중은 전투용 적합 판정 기준인 명중률 75%보다 2.2배 달성하기 어려운 기준"이라며 "ADD와 국방기술품질원, 관련 업체가 2년 이상 다양한 분석을 통해 품질을 개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홍상어 개발에서도 잘 나타나듯이 대한민국이 자체 개발한 정밀 유도무기의 시험 발사 횟수가 너무 적어 제품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에 따르면 선진국의 1/4 수준이다. 현대 첨단 전장에서 유도무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국산 제품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몇 차례 시험발사를 거친 뒤 ‘명품 무기’를 개발했다고 홍보하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외면당하고 실전에서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건은 예산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정밀 유도무기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선 하나의 무기를 개발하는 데 지금보다 3배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에 배정된 예산으로는 시험횟수를 늘리기는 힘든 게 현실이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무리하게 한 번에 여러 무기를 개발하려고 하기보다는 하나의 무기를 개발할 때 예산을 집중해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