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8월/8월 12일

IBM PC 첫 등장, PC 5150

산풀내음 2017. 7. 8. 05:15

1981 8 12,

IBM PC 첫 등장

 

1951, 세계 최초의 상용 컴퓨터인 ‘유니박(UNIVAC)-I’이 등장하면서 컴퓨터라는 기계가 대중들에게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다만, 당시의 컴퓨터는 가격이 집 한 채만큼이나 비쌌고, 크기 역시 트럭만 했기 때문에 누구나 구매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1970년대에 이르자 책상 위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작은 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전반적인 기술력이 향상되었고, 가격 역시 승용차 한 대 정도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되었다. 국가기관이나 기업체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컴퓨터라는 기계가 대중화될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1970 ~ 1980년대 사이에 많은 기업이 다양한 종류의 개인용 컴퓨터를 내놓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제품이 켄백(Kenbak)의 ‘켄백-1, 애플(Apple)의 ‘애플 II, MITS의 ‘알테어(Altair) 8800’ 등이었다. 이러한 제품 중에는 애플 II와 같이 출시 첫해에만 수 천대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끈 제품도 있던 반면, 켄백-1과 같이 불과 수십 대를 판 후에 제조사가 문을 닫는 경우도 많았다. 당시의 컴퓨터들은 여전히 고가라는 점과 함께 제조사별로 독자적인 아키텍처(Architecture: 시스템 전반의 구조 및 설계방식)를 내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서로 호환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Kenbak 1

Kenbak 1

Altair 8800

 

그런데, 1981 8 12일 미국의 IBM이 뉴욕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신개념 상품인 PC 5150을 출시한다고 발표했고 출시 가격은 1,565달러였다. 물론 언급한 바와 같이 이보다 5년 앞서 애플컴퓨터가 `애플`이라는 개인용 컴퓨터를 출시했지만, 전문가들은 IBM PC PC의 원조로 꼽고 있다. 무엇보다 애플컴퓨터의 8비트 컴퓨터는 일부 매니아를 위한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PC 5150

 

PC가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PC (Personal Computer)는 이제 개인용 컴퓨터를 지칭하는 보통명사가 됐지만 당시는 제품명을 의미하는 고유명사였다. IBM은 인텔이 만든 중앙처리장치(CPU)를 최초의 PC에 집어 넣었다. PC를 움직이는 운영체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DOS를 선택했다. PC 사업에 동참한 두 벤처기업은 21세기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IBM도 이전까지 메인프레임 사업에 주력하였지만 1980년에 당시 애플 등을 중심으로 막 커가던 PC산업의 성장세의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맨해튼 프로젝트라는 극비 프로젝트를 띄었다. 그 후 1년간 치밀하게 준비한 끝에 1981 8 12일 최초의 PC를 내 놓는데 성공했다.

 

PC의 가장 혁신적인 것은 완전한 공개 형식의 아키텍처를 내세워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는 것이었다. 특히 컴퓨터를 설계하는데 핵심인 하드웨어의 회로도 및 바이오스(BIOS: 데이터 입출력 방식을 정하는 기본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공개함으로써 원개발사인 IBM 외의 다른 제조사에서도 IBM PC와 호환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그리고 주변기기를 자유롭게 생산해서 판매할 수 있었고, 심지어 개인이 직접 부품을 구해 컴퓨터를 제작하는 것도 가능했다.

 

IBM은 처음 1986년까지 241683대의 PC가 보급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PC IBM의 상상을 뛰어 넘는 속도로 성장했다. 1983 12월 타임지는 PC `올해의 인물(Man of the Year)`로 선정해 논란을 불렀다. 무생물이 최초로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 자리에 선 것이다.

 

PC는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인 8088(속도 4.77)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MS DOS 1.0, 5.25인치 플로피디스크, 64킬로바이트 메인메모리를 가지고 있었다. 하드디스크나 CD롬드라이브와 같은 저장장치는 아예 없었으며 마우스도 그 당시에는 없었다.

 

PC의 판매량과 제품 성능은 광속으로 팽창하기 시작했다. 1981년 첫 해에는 대략 4만대의 PC가 팔렸지만 컴팩, 텔과 같은 PC업체가 등장하며 판매대수가 매년 갑절 이상 늘었다. XT 286AT라는 1980년대 제품을 거쳐 1990년 이후 386, 486 PC가 등장하면서 PC의 성능도 광속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1994년 이후 PC가 인터넷과 결합하면서 PC는 세계경제의 심장이 되었다. 2000년 말 기준 보급대수는 5억여 대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