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와 이스라엘간의 캠프 데이비드회담 시작

1978년 9월 5일,

이집트와 이스라엘간의 캠프 데이비드회담 시작

 

캠프 데이비드, 미국 워싱턴DC에서 북쪽으로 120km 떨어진 곳이다. 1939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휴양캠프를 건설했고, 1943년부터 대통령 전용 시설로 사용했다. 그리고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자신의 손자 이름을 따서 캠프 데이비드로 불렀고,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부터 주요 정상회담 장소로 활용했다.

 

1978년 9월 5일,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안와르 사다트(Anwar El Sadat, 1918 - 1981)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Menachem Begin, 1913 – 1992) 이스라엘 총리를 바로 이곳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했다. 중동평화를 위한 역사적인 회담을 하기 위해서였다.

좌로부터 사다트, 카터, 베긴

 

먼저 미국의 입장에서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의 여파로 터진 오일쇼크로 중동평화가 필요했고 정치적으로도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시적 성과가 필요했다. 이집트와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로 평화의 필요성이 각각 있었다.

이집트의 경우 1967년 6일 전쟁으로 빼앗긴 시나이반도를 회복함으로써 원유 생산지의 회복을 통한 경제적 실리뿐만 아니라 자국 영토 회복이라는 민족적 자존심도 회복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래서 1970년에 대통령이 된 사다트는 1977년 11월9일 의회 연설에서 “평화를 위해 땅끝, 심지어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까지도 갈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 해 이스라엘에서는 리쿠드당의 베긴이 집권했다. 근본주의자라는 평판을 얻은 사람 이었지만, 집권 이후 달라졌고, 이집트와의 관계 개선을 약속했다. 베긴 총리는 사다트 의 의회 연설에 화답하여 그를 초청했다. 11월 19일 사다트가 이스라엘을 방문하였고 12월에는 베긴 총리가 수에즈운하가 지나는 이집트의 이스마일 리아를 방문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중재로 이집트와 이스라엘 대표가 미국의 캠프 데이비드에 모인 것이었다. 이집트의 사다트는 털털하고 속내를 잘 감추지 못하는 스타일인 반면 이스라엘의 베긴은 완고한 협상가였고 속내를 잘 보이지 않았다.

협상 이틀째 사다트는 이스라엘의 모든 정착촌을 철거하고, 점령지역에서 철수할 것을 바로 요구했다. 베긴은 듣고만 있다가 결국 서로 언성을 높이며 얼굴을 붉혔다. 판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1978년 당시 이스라엘 원유 국내 소비의 50%를 차지하는 시나이반도를 돌려 줄 수 없음을 확실히 했다.

 

협상은 카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협상의 최대 이슈인 시나이반도에 대한 너무나도 완고한 이스라엘의 입장으로 협상은 진척 없이 시간만 흘러갔다. 결국 미국은 이스라엘에 엄청난 양보를 하게 된다. 카터는 결국 시나이의 공군기지를 네게브사막으로 옮기는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30억 달러에 달하는 거금이었다. 이스라엘은 양보 카드인 시나이를 끝까지 움켜쥐고 미국의 지원을 얻어냈고, 팔레스타인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아버렸다.

 

9월17일까지 13일간 열린 정상회담, 그렇게 회담은 끝났다. 이 모임 결과 앞으로 두 나라간 회담을 지속하기로 협정을 맺었고, 그 결과 두 나라는 1979년3월 26일 평화협정을 맺었다.

 

 Sadat (left), Jimmy Carter (center) and Menachem Begin (right) at the Camp David Accords

 

회담의 결과 카터의 지지율은 합의 발표 직전 13%였지만, 발표 뒤 51%로 껑충 뛰었다. 그리고 사다트와 베긴은 1978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리고 1982년 이스라엘은 시나이반도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모호한 합의를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본격적인 정착촌 건설의 근거로 활용했다. 새로운 분쟁을 잉태하고 원한을 만들면서. 이스라엘의 의도대로 이집트는 아랍세계로부터 고립됐다. 결국 이집트는 아랍 연맹에서 제명당하였고, 캠프 데이비드의 주역이던 사다트는 1981년 이슬람 원리주의자에게 암살을 당했다.

Sadat Assassi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