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전남

마라난타사를 아십니까?

산풀내음 2018. 9. 18. 23:17

마라난타사를 아십니까?


지금은 파키스탄인 인도 북부 간다라지역에서 태어나신 마라난타 존자(‘존자’라는 말은 스님에 대한 존칭을 일컬을 때 쓴다)는 길기트, 훈자, 쿠차, 돈황을 거쳐 동진 효무제(373-396) 때 중국에 도착하였다. 그는 서역 실크로드 북로를 거쳐 중국에 왔으며 동진 중기 이후의 중국 불교 교단 확립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이후 저장성 항주에서 배를 타고 침류왕 원년(384년)에 백제에 들어왔다. 바로 그곳이 현재 마라난타사가 있는 법성포이다.

법성포에 도착한 마라난타 존자는 침류왕의 환대를 받았으며, 같은 해 영광 불갑사(佛甲寺)와 훗날 불회사(佛會社)로 이름이 바뀐 나주 ​불호사(佛護寺)를 창건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곳 백제에 전파하였다. 특히 그는 서방 극락정토 왕생을 통한 해탈 성불을 추구하는 아미타불 정토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침류왕이 즉위한 갑신(甲申)에 호승 마라난타가 동진에서 오자 그를 맞아서 궁중에 두고 예(禮)로 공경했다. 이듬해 을유(乙酉)에 새 도읍인 한산주에 절을 세우고 도승(度僧) 열 사람을 두었으니 이것이 백제 불법(佛法)의 시초이다. 또 아신왕이 즉위한 대원 17년 2월에 영을 내려 불법을 숭상하고 믿어서 복(福)을 구하라고 했다. 마라난타는 번역해서 동학(童學)이라고 한다.

-〈삼국사기〉 권 제24 ‘백제본기 제2 침류왕(枕流王) -

마라난타께서 첫발을 내딛은 이곳은 그 지명에서 불교와 관련이 깊다. 먼저 ​고려 태조 때부터 불려온 영광(靈光)은 ‘본래 함유하고 있는 깨달음의 빛’이란 뜻과 함께 ‘불법을 들여온 은혜로운 고장’이란 의미를 갖고 있다. 그리고 아미타불과 동의어인 무량광불의 ‘무량한 깨달음의 빛’이라는 뜻과도 통한다.​

법성포(法聖浦)란 지명은 더욱 그러하다. 당시의 포구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후 이곳은 아무포(阿無浦)라 개명되었는데 이는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을 상징하는 말이다. 이후 고려초에는 연꽃의 다른 이름인 부용을 빌어 부용포(芙蓉浦)라 하였고 고려 중후기 이후에는 '이곳으로 법을 가진 성인, 즉 마라난타'께서 들어와 백제 불교를 홍포'한 포구라 하여 법성포(法聖浦)라 개칭하였다.

마라난타 스님이 동진에서 배를 타고 내디딘 백제 땅은 영광 칠산 앞바다였다. 지금의 법성포는 마라난타 스님이 가슴에 아미타불을 안고 내렸다고 해서 지명이 ‘아무포(阿無浦)’로 불렸다고 전한다. 또 마라난타 스님이 아미타불이 머무는 서방정토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정토신앙을 전래했다는 이유로 ‘아무포’라 불렀다는 설도 있다. 아무포는 고려시대에 ‘불법이 널리 퍼졌다’는 의미의 ‘부용포(芙蓉浦)’로 불렸다. 부용은 연꽃을 달리 부르는 이름인데,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어서 그렇게 불린 것으로 추측한다. 이후 부용포는 ‘불법을 전해온 성인이 오신 곳’이라는 뜻의 ‘법성포(法聖浦)’로 바뀌어 오늘날까지 지명을 유지하고 있다.

-〈해동고승전〉 권제1 마라난타 -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인 법성포를 영광군과 불교계가 손을 잡고 1996년부터 성역화 불사를 시작한 그 결과가 바로 마라난타사인 것이다. 3년 동안의 불교 도래지 조사와 간다라불교유적 조사와 설계 등을 마치고 1999년 착공식을 시작하여 아직도 불사는 진행 중이다.


백제불교 초전성지는 마라난타의 고향인 간다라를 비롯한 서역불교의 모습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높이 23.7m의 간다라 양식 사면대불상(四面大佛像)을 비롯해 탁트히바히 사원의 주탑을 본떠 조성한 탑원(塔園), 그리고 불자들이 참배도 하고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부용루 등이 대표적인 전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상징문인 정문을 들어서면 그 왼편에 '간다라유물관'이 있다. 간다라 건축양식을 지어진 간다라유물관은 대승불교의 본고장인 간다라의 2C~5C경의 불전도 부조 및 불상 등 진품 유물을 전시한 공간이다. 그곳에 계시는 해설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의 유물은 영광군과 불교계에서 수집한 물품에 더하여 파키스탄 정부에서 기증한 물품들이라고 한다. 기증된 유물은 이슬람국가인 파키스탄에서는 간다라 지역에서 출토된 불교 유물에 대하여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결과라고 한다.

일주문 성격을 지닌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정문은 간다라양식을 도입하여 세워진 건축물로 백제불교최초도래지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은 사면대불은 아미타불을 주존물로 모시고 있다. 정면에는 마라난타 스님상이 있고, 그 반대쪽에는 아미타불, 양쪽에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봉안돼 있다.

아쇼카 석주, 아쇼카왕이 불교에 귀의해 불교를 자신의 영토전역에 선포하고 불교의 수호자가 될 것을 각오하는 상징물이다.

부용루

부용루에는 부처님 전생담부터 부처님 일대기를 조각했고, 2층에는 기도처가 마련되어 있다.

탑원

탑원은 마라난타존자의 출신지인 간다라 사원양식을 간다라 지역 사원 유구중에서 보존이 잘된 탁트히바히사원의 주탑원을 본떠서 조성한 공간이다.



'여행과 사진 > 전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땅끝 사찰, 미황사와 도솔암  (0) 2019.11.13
백암산 백양사의 아기단풍  (0) 2018.11.11
불갑사 상사화(꽃무릇) 축제  (0) 2018.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