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2월 12일,
미국 무인우주탐사선 ‘슈메이커호’ 소행성 ‘에로스’에 착륙
미국의 무인 우주탐사선 슈메이커호(NEAR-Shoemaker)가 2001년 2월 12일 오후 3시7분 지구에서 3억2000만km 떨어진 소행성 착륙에 성공했다. 1996년 소행성 `에로스`를 향해 발사된 슈메이커는 연료가 바닥난 후 동체착륙을 시도, 무사히 착륙함으로써 인류 우주탐사의 역사에 획을 그었다.
Launch of the NEAR spacecraft, February 1996.
미 항공우주국(NASA) 등 우주탐사 관계자들은 기대하지 않았던 성공에 크게 고무됐다. ‘지구 인접 소행성 랑데부(NEAR)’ 계획에 따라 발사된 슈메이커는 목표보다 10배 이상 많은 무려 16만장의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는 등 임무를 초과완수한 상태에서 ‘보너스 임무’인 착륙에까지 성공했기 때문이다.
소행성 에로스 433.
미국 우주탐사선 슈메이커가 촬영한 소행성
에로스 지표면 모습
2억 2000만 달러라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과 26개월 이라는 평균제작기간의 5분의1 수준인 짧은 기간에 제작된 슈메이커가 큰 성과를 올림으로써 앞으로 우주탐사에 대한 전망이 밝아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슈메이커의 에로스 착륙은 NASA의 지원을 받은 미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연구소(APL)가 주도, 민간연구소가 주도한 첫 번째 천체 착륙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슈메이커의 착륙이 불가능해 보였던 이유는 2가지였다. 우선 슈메이커 제작을 맡은 APL은 슈메이커를 연구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바퀴를 비롯한 착륙장치를 부착하지 않았다. 또 에로스는 지구 중력의 1000분의 1 수준인 극소 중력의 천체여서 착륙 각도나 속도에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파괴되거나 튕겨나갈뻔했다. 무게 495㎏인 슈메이커는 에로스에서는 0.5㎏의 장난감에 불과하다. APL관계자들은 농구선수가 지구에서 1m 점프하던 힘으로 에로스에서 뛰어오를 경우 1㎞ 높이까지 상승해 에로스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어려운 여건 때문에 슈메이커의 착륙은 극히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슈메이커는 에로스 26㎞ 상공에서 하강을 시작했으며 네 차례 역추진 로켓을 점화해 착륙직전에는 빠른 걸음 속도인 초속 1.9m 수준까지 속도를 줄였다. NASA는 착륙 직전 슈메이커의 속도는 에로스의 자전속도보다 느린 상태였다고 밝혔다. 슈메이커는 하강하면서 표면 120m 상공에서 10㎝ 크기의 물체까지 해상할 수 있는 사진 촬영에 성공했다.
슈메이커는 바퀴가 없어 이동할 수는 없지만 에로스의 자력(磁力), 성분을 측정하는 도구와 거리측정기, 전자카메라 등을 장착하고 있어 새로운 탐사자료들을 계속 보내올 것으로 APL은 기대하고 있다.
그리스 `사랑의 신`에서 이름을 딴 에로스는 길이 33㎞, 반지름 13㎞인 고구마 모양의 소행성이다. 433이라는 번호는 지금까지 발견된 소행성 가운데 궤도가 밝혀진 433번째 소행성이라는 뜻이다. 지구에서 3억1600㎞(태양-지구 거리의 약 2.1배) 떨어진 곳에서 1.76년의 주기로 태양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중력이 지구의 1천분의 1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몸무게 60㎏인 어른이 에로스에 섰을 경우 무게는 60g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약한 중력에도 불구하고 생성 연도가 오래돼 바위들이 잘게 깨져 매우 고운 흙들이 표면에 깔려있다. 과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달이나 행성 등의 일부였다가 수십억 년 전에 떨어져 나와 태양을 회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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