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2월/2월 14일

이승훈, 스피드스케이팅 5000m 아시아 남자 첫 은메달

산풀내음 2016. 12. 15. 22:45

20102 14,

이승훈, 스피드스케이팅 5000m 아시아 남자 첫 은메달

 

2010 2 14(한국시각)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한국의 이승훈(22·한국체대)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 종목에서 아시아선수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다.

 


 

이승훈이 은메달을 딴다는 것은 스스로도 생각 못했던 일이라고 한다. 아시아인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에서 따낸 메달이라 더욱 값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서 탈락한 뒤 오로지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전향했던 스피드스케이팅은 그의 인생 최고의 선택이 됐다. 이승훈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은메달을 딴 것이다.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면서 동양인은 힘들다는 장거리를 선택했다. 단거리를 소화할 수 있는 순발력과 파워가 없었고, 지구력 밖에 없었다. 쇼트트랙 장거리에서 우리가 강한 것을 보면서 체력적인 부분에서 쇼트트랙과 같이 하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먹히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을 하면서 쇼트트랙에서의 훈련도 병행했다. 쇼트트랙은 코너링이 중요한 종목이다. 이승훈은 쇼트트랙에서 배운 코너링을 스피드스케이팅에 접목시켰다. 이번 올림픽에서 코너를 돌며 속도를 올렸고, 직선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스케이팅을 한 것이 성공전략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은 쇼트트랙 대표선수로서 지난해 2월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3관왕에 올랐던 기대주였다. 8살 때 누나와 함께 취미로 스케이트를 배운 이승훈은 쇼트트랙 명문 신목고에서 쇼트트랙 선수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쇼트트랙 선수로서 이승훈의 꿈은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쟁이 극심한 쇼트트랙에서 이승훈은 안현수(성남시청)와 이호석(고양시청) 등 쟁쟁한 선배들의 벽에 막혔다. 지난해 4월 쇼트트랙 대표선발전에 탈락하고 나서 고심 끝에 종목 전환을 결정한 것이 이번 올림픽에서 주효한 셈이다.

 

초등학교 시절 스피드스케이팅을 하긴 했지만 중학교 때부터 주니어, 시니어 대표 팀을 거치며 쇼트트랙 선수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기 때문에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초보'나 다름없다. 지난해 여름부터 독하게 마음을 먹은 이승훈은 10월에 열린 제44회 전국남녀 종목별 빙상선수권대회 겸 2009-2010 월드컵 파견 선수 선발대회 첫날 남자부 5000m에서 우승하며 당당히 대표팀에 뽑히면서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승훈은 이후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하면서 한국 신기록을 계속 깼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통해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에서 은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이승훈은 대표선발전부터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코스레코드를 세웠고, 처음 나선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에서 4년 묵었던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끈한 국제무대 데뷔식으로 치렀다. 마침내 생애 첫 동계올림픽 무대에 선 이승훈은 쟁쟁한 선수들과 어깨를 겨루면서 61695의 뛰어난 기록으로 금메달리스트가 된 스벤 크라머(61460) 235 뒤지는 성적으로 당당히 은메달리스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