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2월/2월 20일

재일교포 권희로(김희로) 사건

산풀내음 2016. 12. 22. 20:50

19682 20,

재일교포 권희로(김희로) 사건

 

가네오카 야스히로로 불리던 재일한국인 권희로(김희로, 1928~2010))씨가 1968 2 21일 일본 야쿠자 2명을 사살하고, 13명을 인질로 88시간 동안 300여명의 일본경찰과 대치하는 인질극이 벌어졌다.

 

사건은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시미즈(淸水)시의 한 유흥업소에 일어났다. 야쿠자 조직의 행동대장 소가 유키오로부터 빌리지도 않은 돈을 갚으라는 요구를 받던 그는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모욕을 당한다. 그를 더 격분시킨 것은조센징 까불지 마, 너는 왜 당해야 하는지 알겠지라는 말 한마디였다. 그 말은 40년간 응축된 그의 한에 불을 질렀고, 결국 장총을 폭력배들에게 겨누게 한 도화선이 됐다.

 


 

1928 11일 부두노동자 권명술씨와 식당 종업원 박득숙씨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새아버지의 성을 따라 김희로가 됐다. 그의 가족에게는 늘 가난이 따라다녔고, 삶은 밝지 못했다. 의붓아버지의 구박도 심했고,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도 폭력에 휘둘려야 했다. 나이가 들어 결혼했지만 그 역시 순탄치 않게 끝났다.

 

1968 224, “민족의 명예에 상처를 입히는조센징 바카야로(한국인 바보)’ 발언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일본과 한국은 우호와 신뢰로써 발전해야 합니다.”라는 일본 다카마쓰현 경찰서장의 사죄가 NHK방송을 통해 세 차례 흘러나왔다. 김희로씨의 분노는 그제야 걷혔다. 88시간의 인질극 소동 끝에 체포된 그는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31년이 지난 1999 97일 가석방돼 어머니의 고향 대한민국으로 돌아왔다.

 

 

어머님 유해를 안고 귀국한 권희로 선생과 어머님 천도제를 지내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