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4월/4월 8일

미국 화성탐사선 마스 오디세이(Mars Odyssey) 발사

산풀내음 2017. 2. 18. 08:18

20014 8,

미국 화성탐사선 마스 오디세이(Mars Odyssey) 발사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오디세이(Odyssey) 2001 4 8일 오전 0 2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발사체 델타 로켓에 실린 오디세이는 30분 만에 지구 궤도를 이탈, 화성까지 46000km에 이르는 긴 여정을 시작했다. 오디세이는 6개월여 뒤 화성 상공 400km 궤도에 진입, 2년 반 동안 화성의 암석에서 수소, 이산화탄소 등 물의 흔적을 수색했다. 발사후의 가장 큰 고비는 10 24일의 화성궤도 진입이었다. 앞서 1999년 발사된 두 우주선은 화성 탐사에 실패했다. 화성기후탐사위성(MCO)은 통제소의 조종 실수로 화성 근처에서 산산조각이 났으며, 두 달 뒤 띄운 화성폴라랜더(MPL)호는 엔진 작동 결함으로 실종됐다.

 

 

오디세이의 발사는 39억 년 전에 지구로 떨어진 화성 운석에서 미생물 박테리아의 흔적을 발견하였다는 보고가 나온 이후 화성 생명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중이라 더욱 주목을 받는다. 2001 2월 말 미국 과학자들은 미국 학술원 회보에 ‘ALH84001’이라는 이름의 화성 운석에서박테리아 화석을 찾아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운석의 모체는 태양계 행성이 형성되던 시기인 45억 년 전 화성에서 형성되었다. 그런데 39억 년 전 소행성이 근처에 충돌하면서 그 충격으로 화성에서 튕겨 나갔다. 이후 우주공간을 떠돌다 가 약 13000년 전 지구 중력에 끌려 들어와 남극에 떨어졌고, 1984년에야 발견되었다.

 

화성 운석 ‘ALH84001’내부에서는 미세한 크기의 구형 자철광이 진주 목걸이 모양으로 연결된 모습이 발견되었다. 놀랍게도 이것의 화학적 성분과 물리적 특성은 지구에서 발견되는 자기 주성 박테리아의 일종이 만들어 내는 자철광 결정과 같았다.

연구자들은 이런 사실에서 39억 년 전 화성에도 현재 지구의 미생물과 비슷한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대로라면 오래 전부터 기대해 온 화성 생명체의 존재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왔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런 시점에 화성을 향해 떠난 오디세이 탐사선에 기대를 거는 것 또한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마스 오디세이는 화성의 주위를 공전하면서 화성의 기후와 지질학적 역사를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생명체가 살아가거나 인간이 거주하려면이 필요하다. 화성에 물이 있다면 과거에 생명체가 존재했거나 앞으로 인간이 살아갈 가능성도 높아진다. NASA는 발사하고 1년이 지난 20025 28일 놀라운 발표를 한다. 위성에 탑재된 분광기가 화성 지표면의 90cm 아래에서 수소 감마선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이 신호는 화성 내부에 거대한 얼음 저수지가 존재한다는 결정적 증거였다. 얼음의 양도 엄청났다. 모두 녹일 경우 화성 전체가 500m 깊이의 물로 채워질 정도다. 마스 오디세이가 화성 상공에서 지표면의 화학적 성분을 분석하고 얼음의 흔적을 찾아내는 성과를 올린 것이다. 주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마스 오디세이는 2004에 화성에 착륙한 쌍둥이 화성 탐사 로버 스피릿오퍼튜니티가 송신하는 자료를 지구에 중계하는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화성 탐사는 1960년대에 시작됐다. 이 시기에 구소련과 미국은 경쟁을 벌이며 탐사선을 발사했다. 화성의 과거 역사를 알아내고 미래 이주 가능성을 점검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3분의 2 이상이 실패로 끝나면서화성의 저주(the Mars Curse)’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그러던 1965년 미국의 마리너 4호가 화성의 궤도에 접근해 최초로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면서 탐사가 본격화됐다. 1971 11월에는 마리너 9호가 화성 궤도에 안착했고 1971 12월에는 구소련의 마스 3호가 화성 표면에 착륙했다. 1976년에는 바이킹 1호와 2호도 화성에 착륙해 수많은 자료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이후 화성에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계속 나타났다. 2007년 발사된 화성탐사선피닉스(Phoenix)’호는 마스 오디세이의 자료를 근거로 화성을 재조사해서 물의 존재를 이듬해 공식적으로 확정 지었다. 2010년에는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진이 마스 오디세이가 보내온 사진을 연구해서 과거 화성에 거대한 바다가 존재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2011 12월에는 화성탐사로봇오퍼튜니티(Opportunity)’호가 석고 광맥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석고는 황산칼슘과 액체 상태의 물이 반응해서 만들어지므로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한때 화성에 거대한 바다가 존재했다면 생명체가 있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화성의 탐사선들. 오디세이, MRO, 메이븐(위쪽 왼쪽부터)과 큐리오시티, 오퍼튜니티(아랫쪽 왼쪽부터).[사진제공=NASA]

A look at the various components of the Mars Odyssey Orbiter

 

화성에서의 물의 존재는 이미 확인됐으니, 이제 과거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인간의 거주 가능성을 점검할 순서다. 토양과 대기를 분석하는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Curiostiy, 2011 11월 대형탐사로봇을 탑재하고 발사))의 임무가 2018년에 끝나면, 채취된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또 다른 탐사선이 발사될 예정이다. 이런 식으로 2020년대 후반이면 마침내 인간이 화성으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것은마스 오디세이(Mars Odyssey)’호 덕분이다. 물을 발견하면서 화성 개척의 가능성이 더욱 커졌고 화성 탐사 일정이 탄력을 받은 것이다.

 

화성의 환경은 예전이 훨씬 더 나았다. 사막지형도 아니었고 대기의 양도 지금보다 많았다. 현재 화성의 대기는 지구의 1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화성이 사막으로 변한 것은 내부의 핵이 굳으면서 자기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자기장이 있었다면 태양에서 날아오는 방사능 물질과 유해한 빛을 차단해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보호막이 사라지자 태양에서 날아온 입자들이 화성 대기를 우주로 날려버렸다. 이후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 됐다.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는 과거 화성에 얼마나 많은 생명체가 존재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아직 많은 양의 얼음이 존재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을 구할 수 있다면 앞으로 인간이 살아갈 기지를 건설하는 일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화성의 역사를 알아내는 것만큼이나 미래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일도 의미가 크다.

 

화성 탐사선은 달 탐사선과 달리 발사 가능한 시기가 따로 있다. 화성과 지구가 가장 가까워졌을 때다. 화성 탐사선 발사의 창은 약 780일에 한 번씩 돌아오는 이 시기에만 열린다. 만약 2011 11월에 발사하지 못했다면 2014 1월까지 기다려야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