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5월/5월 16일

40년 동안 백악관을 출입한 UPI통신 헬렌 토머스 女기자 사직

산풀내음 2017. 4. 1. 15:37

2000 5 16,

40년 동안 백악관을 출입한 UPI통신 헬렌 토머스 女기자 사직

 

지난 40년 동안 백악관을 출입, 산 증인이나 다름없었던 헬렌 토머스(Helen Thomas, 79) 기자가 2000 5 16 UPI통신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57년동안 몸담아왔던 UPI를 그가 떠나게 된 이유는 이 통신사를 문선명의 통일교재단 소유인 `뉴스 월드 케뮤니케이션`사가 사들이면서였다.

 

 

그는 새벽 530분 백악관에 제일 먼저 나오는 기자로도 유명했다. 1920년 켄터키주 렉싱턴에서 레반논계 이민자의 딸로 태어난 그는 1942년 웨인주립대를 졸업했다. 이듬해 UPI의 전신인 UP에서 주급 24달러짜리 지방기자로 언론에 발을 디딘 그는 매번 기자실 맨 앞줄에 앉아 대통령들에게 거침없는 질문을 하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한때 백악관의 모든 브리핑은 토머스의 "감사합니다, 대통령님"이라는 인사로 마무리 될 만큼 기자실의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했다.

 

1960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을 다뤘고, 당선된 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휴가 중이던 당선자 가족을 취재한 것이 계기가 돼, 케네디 대통령 부인 재클린 여사를 전담하는 백악관 출입기자가 됐다. 당시 남성 기자들로만 이뤄진 백악관 기자실의 유일한 여기자였다.

 

 

남성 기자가 대다수였던 시절, 토머스의 경력 자체가 여기자의 역사였다. 그는 1974년 백악관 기자단의 첫 여성 간사, 중견 언론인 모임 그리다이언클럽(Gridiron Club)의 첫 여성 회원, 워싱턴D.C. 특파원 모임인 내셔널프레스클럽의 첫 여성 간부였다.

 

1972년 탈냉전의 서문을 연 리처드 M.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중국 방문에 동행한 유일한 여기자였고, 1981년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 이후 그를 인터뷰한 기자 2명 가운데 하나였다.

 


Helen Thomas questions President Ronald Reagan during a press conference at the White House March 19, 1987.

 

토머스는 UPI통신이 2000년 통일교에 인수되기까지 57년간 기자 생활을 했다. 이후 허스트페이퍼 등에서 미국 정치 칼럼을 쓰다 2010 '유대인 퇴출' 발언으로 은퇴했다.

레바논계 미국인이었던 토머스는 당시 백악관에서 열린 유대인 관련 행사에서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을 떠나 자신들이 살고 있던 곳(독일 또는 폴란드)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2011 91세에 버지니아주 '폴스처치 뉴스-프레스'에서 다시 기자생활을 시작하면서 죽을 때까지 기자로 살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토마스는 여성들에게 저널리즘의 진입장벽을 허물고 문을 열어준 진정한 선구자"라며 "나 자신을 포함해 역대 대통령들이 항상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1976년 세계연감에서 `미국의 가장 영향력있는 25명의 여성`에 선정됐으며 수많은 상과 명예학위를 받았다. 회고록 `백악관 앞줄의 여기자`를 낸 바 있다. 2013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