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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토크쇼 33년, 6028회, 레터맨 마지막 방송

산풀내음 2017. 4. 7. 21:54

2015 5 20,

심야 토크쇼 33, 6028, 레터맨 마지막 방송

 

미국 최장수인 33년간 심야 토크쇼를 진행해온 데이비드 레터맨(David Letterman, 68)의 고별 방송이 시작된 2015 520(현지 시각) 11 35. “오랫동안 이어진 국가적 악몽이 끝났습니다.” 워터게이트로 사퇴한 리처드 닉슨을 이은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취임할 때 했던 말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이 말을 조지 H 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전 대통령이 차례로 되풀이한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덧붙였다. “레터맨이 은퇴한대요.”

 

미국 최고령 토크쇼 진행자 레터먼이 6028회째인 이날 방송을 끝으로 은퇴했다. 지방 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에서 1982 NBC 방송의레이트 나이트로 중앙 무대에 오른 레터먼은 1993 CBS로 옮겨레이트쇼를 진행해왔다. 부시, 클린턴, 오바마 등 전·현 대통령을 비롯해 폴 매카트니, 밥 딜런, 톰 크루즈 등 지금까지 출연한 세계적 스타가 19900여명에 달하는 미국의 대표적 심야 토크쇼다. 배우 김윤진, 소녀시대 등 한국의 스타들도 레터먼의 쇼에 출연했다..

 

베일에 가려졌던 마지막 방송의 게스트는 알렉 볼드윈, 바버라 월터스, 짐 캐리, 빌 머레이 등 각 분야의 유명 인사 10명이었다. 이들은 차례로 나와 레터먼에게 그간 꼭 해주고 싶던 말을 익살맞게 전했다. 코미디 배우 짐 캐리는솔직히 말해 당신 늘 오버하더라고 말했고, 배우 알렉 볼드윈은당신 쇼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우리 집에서 가까워서 출연해준 것이라고 했다. 가수 겸 배우 스티브 마틴은여기저기 손을 본 당신, 성형수술이 필요해서 하긴 했는데 결과는 별로라고 했고, 바버라 월터스는당신이 쓰는 향수가 독재자 카다피의 것과 같다는 것 아느냐고 했다.

 

방송 시작 때 기립 박수를 받으며 첩보영화 주인공처럼 무대 위로 달려나온 레터먼은 특유의 위트를 끝까지 뽐냈다. 그는 방송이 끝날 무렵부탁하건대 눈물은 나중에 내 장례식을 위해 아껴달라고 말했다. 이별을 슬퍼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이어 어머니, 아내, 아들과 방송 스태프에게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토크쇼를 봐준 시청자들에게 은혜를 갚을 길이 없다고 했다. 그는 평소처럼고마워요. 잘 자요!”로 쇼를 마무리할 때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레터먼이 눈물 대신 웃음으로 자신의 시대를 마감했다고 전했다.

 

레터맨에 이어 토크 쇼 호스트의 아이콘 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코난 오브라이언, 지미 팰런, 지미 키멜은 '레이트 쇼'의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각자의 스튜디오에서 긴 시간을 들여 레터맨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레이트 쇼'와 방송 시간이 일부 겹치는 TBS '코난'의 코난 오브라이언은 1993년 말, 방송을 망치고 4달 동안 침체기에 빠졌던 시기에 당시 대스타였던 레터맨이 게스트로 출연을 자청했던 인연을 소개하는 것으로 헌사를 시작했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이제 사는 동안 다시는 그가 가진 것과 같은 재능과 진정한 코미디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채널을 돌려 레터맨의 마지막 방송을 보라고 권했다.

 

NBC '투나잇 쇼'의 지미 팰런은 "9.11 때 온 도시가 충격에 빠졌고 우리 모두 누군가 무슨 말을 해주길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어 "답이 필요했던 우리는 모두 데이브가 뭐라고 말할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지미 팰런은 8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자신에 대해 써준 코멘트도 소개했다. 당시 선생님은 "제임스(지미) 팰런은 데이비드 레터맨의 후임이 돼 '레이트 나이트 쇼'를 진행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ABC '지미 키멜 라이브'의 지미 키멜은 목이 멘 채 "내가 이 쇼를 하고 있는 이유는 레터맨 쇼에 출연한 저를 보고 캐스팅했기 때문"이라며 "데이브와 연출, 작가진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