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6월/6월 29일

해군-해병대 여성 장교 국내 첫 탄생

산풀내음 2017. 5. 22. 20:24

2001 6 29,

해군-해병대 여성 장교 국내 첫 탄생

 

2001 629일 임관식을 가진 455명의 해군사관 후보생 가운데 여성은 모두 20. 해병대 7명 외에 13명의 해군 장교들이 있다. 해병 동기들에게 더 많은 눈길이 쏠렸지만 해군 여성 장교 배출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배는 금녀(禁女)의 공간’이라는 징크스를 깨고 말끔한 흰색 해군 제복을 차려 입은 이들은 장차 함정을 타고 세계의 바다를 누빌 ‘대양 해군’의 새로운 주역이다.

 

 

2001 3월 해군 321, 해병 17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이들은 이후 14주간의 혹독한 군사훈련을 단 한 명의 탈락자도 없이 끝마쳤다.

 

전반 7주는 군인신분 전환교육. 체력과 끈기를 기르는 프로그램이 주내용이었다. ‘물 위에서 정렬하고, 물 위에서 얼차려 받는다’는 전투수영은 필수 코스. 운동장 50바퀴를 도는 명예구보 등의 과정을 남자 후보생 못지않은 강인함으로 이겨낸 것은 해병 동기들과 다를 바 없다. 장교신분 전환교육 기간인 후반 7주에는 자율과 명예 등 보다 고차원적인 덕목을 강조한다. 전투복에서 정복으로 복장이 바뀐 것도 이때부터. 체계를 중시한 이러한 훈련 프로그램은 대대장 손차수 중령이 부임하면서 도입한 것. 이중에는 해군의 경우 함정을 타는 항해병과가 7명이며, 해병대의 경우 병사들과 함께 발로 뛰어 남성들도 힘들어하는 보병병과가 4명이다.

 

“해군은 기술군입니다. 정교한 시스템 운영이 승리의 관건이지요. 다른 군보다 여성의 섬세함이 더욱 필요한 분야입니다.” 훈련대대장 손차수 중령의 말이다. 모집 당시 경쟁률은 32 1. 웬만한 대기업을 능가하는 수치다. 박지혜 소위(24)는 “해군이 미래지향적인 군대라고 판단해 입대를 결심하였다”고 소감을 말한다.

 

맏언니 정세실 소위(27)에서 막내 이지연 소위(22)까지 연령은 다양하지만 동기이므로 ‘언니’라는 호칭은 쓸 수 없다. “처음에는 영 어색하더니 금세 적응하더라”는 게 웃음을 머금은 이지연 소위의 말. 이들 가운데는 2년간 직장생활을 한 이현주 소위(26) 등 다양한 사회 경력 보유자와 함께 대학 수석 졸업자, 정보처리기사 자격증 소지자 등 우수한 재원들이 상당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