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7월/7월 2일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에 당선, 71년 만에 정권교체

산풀내음 2017. 5. 30. 21:27

20007 2,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에 당선, 71년 만에 정권교체

 

2000 7 2일 멕시코 대통령선거에서 71년 만에 야당 후보가 승리, 역사적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1야당인 국민행동당(PAN)의 비센테 (Vicente Fox, 1942 7월 2 ~) 후보가 전체 유효투표수의 43.4를 얻어 35.2%를 얻은 제도혁명당(PRI)의 프란시스코 라바스티다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언론들은 제도혁명당의 장기집권에 따른 부패의 만연과 하버드대 출신으로 코카콜라 멕시코 지사장을 지낸 폭스 후보의 경제관리 능력에 대한 중산층의 신뢰가 폭스 후보의 승리로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71년 동안정부국가라는 말과 동의어처럼 쓰여온 제도혁명당을 밀어내고 야당 후보로서는 첫 대통령이 된 폭스는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며 우리 모두의 승리라며 기뻐했다.

 

Vicente Fox (left) delivering his acceptance speech after being sworn in as president of Mexico.

 

선거혁명으로 멕시코 정치사에 새장을 연 비센테 폭스(Vicent Fox)는 멕시코시티에서 출생한 뒤 성장기는 과나후아토주의 대형농장에서 소와 타조들을 기르며 유복하게 보냈다. 아버지는 대농장주였고 어머니는 활달한 성격의 스페인계였다.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했던 이 청년은 멕시코시티의 사립 명문 이베로 아메리카대학에 진학해 경영학을 전공한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미국 하버드대학의 경영대학원(MBA)으로 유학을 갔다.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 폭스가 택한 직장은 코카콜라 멕시코 지사. 관리직도 아닌 영업사원이었지만 미국적 사고방식을 가진 젊은이의 현명한 선택이었다.

 

직장에서 승승장구하여 1970년대 코카콜라의 멕시코-중미 지역 경영책임자로 일하면서 경영인 수업을 쌓은 뒤, 1980년 정계에 투신했다. 이어 1997년 대선출마를 선언하고폭스의 친구들(Friends of Fox)’이라는 전국적인 정치조직을 결성하면서 대권가도의 기틀을 닦았다. 그리고 폭스는 타고난 선거운동가였다. 키가 1m 95cm가 넘는 거구와 함께 독특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대중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카우보이」란 별명은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은 물론, 당선 기자회견장에도 카우보이 부츠를 신고 나타날 정도로 이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워 얻었다. 자신을 「카우보이」로 부각시킨 데에는 어려서부터 소와 타조를 기르며 농장에서 자란 성장 배경을 깔고 있다. 이런 점이 농민들에게 크게 어필했고, 농민들로부터 『농업에 대해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아는 유일한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검은색 정장을 입고 공식 석상에 나타날 때에는 기업가들에게 코카콜라 경영인이었던 폭스가 자신들과 같은 부류의 인간이라는 느낌을 갖게 했다. 그는 이렇게 농민, 기업인, 젊은 층의 지지를 얻는데 성공,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멕시코 그 자체인 것처럼 받아들여졌던 PRI를 꺾어놓았다.

 

선거 자금 모금에서도 그의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대대적인 성공을 안겨줬다. 야당으로서 모금에 어려움을 겪자, 「다단계 판매」 전략을 택했던 것이다. 비누나 화장품 등 상품판매 등에 주로 이용되는 다단계 판매 방식을 정치판에 적용시켰다. 선거용 다단계 전략은 「폭스의 친구들」이라는 간판 아래 펼쳐졌다. 폭스를 지원하겠다는 사람이 2명을 이 조직에 끌어들이고, 2명이 다시 몇 명을 끌어오는 등 새끼에 새끼를 쳐서 회원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묘안이었다. 「폭스의 친구들」이란 조직이 오래 걸리지 않아 거대한 전국 조직으로 성장했음은 물론이다. 이런 노력 등으로 3년 전 만해도 40% 정도에 머물렀던 그의 인지도는 작년 9 80% 선까지 수직 상승했다.

 

물론 그가 마케팅 전략만으로 승리를 따낸 것은 아니다. 고향인 과나후아토 州知事(주지사)를 지내면서 20억 달러의 외국 자본을 유치하는 등 州 살림을 살찌웠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크게 늘려줬다. 가난한 자들을 위해 교육 투자에도 힘썼다. 여기에 멕시코 국민들의 가난에 대한 지긋지긋함, 집권당의 장기 집권에 따른 불신, 무능력 등이 함께 맞아떨어졌다. 폭스 진영의 한 관계자도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가 너무 컸다』고 시인했다. 폭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바꿔」를 선거 캠페인 구호로 내세웠다.

 

카리스마를 지닌 개혁가 폭스는 집권기(2000. 12 – 2006. 11) 동안 멕스코의 민주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경제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집권 당시 폭스는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을 억제했으며 라틴 아메리카 국가 중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