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8월/8월 14일

8•15 민족대축전

산풀내음 2017. 7. 8. 21:55

2005 8 14,

8·15 민족대축전

 

8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이 개최되었다. 북측 180여 명, 해외 측 250여 명, 남측 400여 명의 공식 대표단과 남측의 수많은 일반 참가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진정한 화해와 참여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통일은 됐어”라는 공감대를 만들어 냈다.

 

8 14일 오전 10. 공항의 출입구가 열리면서 북측 대표단의 얼굴이 보이자 어린이 환영단의 고사리 손에서 단일기가 출렁거렸다. 도착한 북측 민간 대표단은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을 단장으로 100여 명으로 구성됐다. 이어 10 20분경. 고려항공을 통해 북측 당국 대표단(단장: 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17명이 남녀 축구선수단 65명과 함께 도착했다.

 

북측 당국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에 이어, 대표단은 개막식 행사가 열리는 상암경기장으로 향했다. 암경기장 입구에 도착한 대표단들은 함께 손을 잡고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민족대행진’을 펼쳤다. 작렬하는 햇살 아래 진행된 대행진은 열광, 그 자체였다. 행진로 주변에는 수천 명의 환영인파들이 한반도기를 흔들며 “조국통일!”을 외치며 대표단을 환영했고, 행진단이 상암경기장 안에 들어서자 6만여 명의 시민들이 뜨거운 환호를 하며 일제히 단일기를 흔들었다.

 

8.15민족대축전이 14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 북측대표단이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드디어 8.15민족 대축전이 사회를 맡은 이석태 남측준비위원회 공동대표, 김성철 북측준비위원회 부위원장, 김지영 해외측 준비위원회 위원의 개막선언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남북해외 대표 3인이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채화한 성화를 성화대에 점화하였고, 7천만 겨레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통일기가 상암경기장에 게양되었다.

 

이날 8.15민족대축전 개막식이 끝나고 정각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된 남북통일축구경기 남자는 남측이 북측을 3:0으로 가볍게 눌렀다. 이날 관중석에서는 남북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에 열띤 찬사를 보냈다. 특히 관중들은 '반갑습니다', '통일응원가', '~통일코리아' 등 통일응원가를 불렀다. '통일조국, 짝짝 짝 짝짝' 등 팔 박자 구호에 맞춰 손뼉 치기, 파도타기 등으로 흥을 돋웠다.

 

 

8 15일 오전 10.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8.15민족대회에서 남측의 이강실 전북본부 상임대표와 북측의 홍광성 언론분과 위원, 해외의 문태환 중국지역 준비위 부위원장은 ‘7천만 겨레에게 드리는 호소문’ 낭독을 통해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진정한 광복은 분단의 극복을 통해 비로소 완성됩니다. 6.15공동선언이 천명한 대로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합시다

 

 

본 행사인 8.15민족대회가 끝난 후 대표단은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참관하고 대일(對日)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대표단은 ‘일제패망 60년에 즈음한 특별선언’을 통해 “일제의 패망은 침략과 범죄행위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었다”라며 “과거사를 미화하고 반성을 거부하는 한 일본은 영구히 전범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15일 저녁,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는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건배 제의로 축하연회가 시작됐다. 한양원 남측준비위원회 상임고문은 환영사를 통해 “남북이 한마음 한 뜻으로 지나간 불신과 반목과 분단의 역사를 화해와 단합과 통일의 새역사로 만들어 가자”라고 말했다.

 

8.15민족대축전 3일째가 되는 8 16일 오전에는 부문별 상봉모임이 노동, 농민, 여성, 청년학생, 정치, 종교, 시민, 환경, 법조, 민화협, 통일연대 등 10여 개 부문으로 나뉘어서 진행되었고, 오후에는 ‘겨레말 큰 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 보고대회’가 백범기념관에서 열렸다. 이후 저녁에는 폐막식 및 여자통일축구가 고향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폐막식은 남측준비위 김숙임 공동대표, 강지영 북측준비위 종교인분과위원, 해외준비위 김현환 위원 등 3인의 공동사회로 진행되었다.

 

폐막선언이 끝난 후 통일기 하강식과 성화 소화식이 진행됐으며, 오후 6 20분경 여자통일축구경기가 시작되었다. 여자축구는 전반 7분 북측이 선제골을 넣어 1 0으로 앞선 가운데 전반전이 마무리되었고, 하프타임에는 가수 안치환의 광야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등의 노래공연이 이어졌다. 후반전에서 북측 선수들이 한 골을 더 추가하여 경기는 2 0으로 북측이 승리했다.

 

남자 축구는 남측이 승리하고 여자 축구는 북측이 승리한 이유에서인지 관람석 곳곳에선 “남남북녀가 맞긴 맞구나!”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후반전이 끝난 후 평화의 비둘기 모양의 풍선 815개가 고양경기장 하늘 높이 날아올랐으며, 화면을 통해 대축전 그 동안의 영상기록이 상영되었다. 영상상영 후에는 가수 이안의 공연과 700발 폭죽 터뜨리기가 진행되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기도 했다.

 

폐막식이 끝난 후 킨텍스 3층 그랜드볼룸에서 남북해외 대표단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송연회가 시작되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환송사를 통해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다.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환송의 인사를 드린다. 우리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민족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만나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자”며 “이번 8.15민족대축전이 민족통일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행사 마지막 날인 8 17일에는 행주산성과 창덕궁 참관행사가 진행되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참가자들은 “우리 민족이 힘을 합쳐 외세와 싸워 승리한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는데 이까짓 날씨가 문제냐”며 진지하게 역사의 현장을 돌아보았다. 점심식사를 마친 대표단은 창덕궁 참관에 나섰다. 대표단들은 창덕궁의 비경에 대해 연신 감탄하면서 삼삼오오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북측 여자 축구 대표단도 단체기념촬영을 하면서 촉박한 일정을 아쉬워했다.

 

오후 6 40분경 모든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이 탑승구로 향했다. 탑승구로 향하는 동안 200여 명의 환송단은 북측 대표단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안녕히 가세요” “조국통일”을 연신 외치며 대표단을 환송했다. 북측 대표단도 남측의 환송에 “안녕히 계세요” “다시 만나요” 등을 외치며 화답하면서 다음의 만남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