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8월/8월 29일

사자와 호랑이를 부모로 한 ‘라이거’ 국내 최초 탄생

산풀내음 2017. 7. 23. 08:20

19898 29,

사자와 호랑이를 부모로 한 ‘라이거’ 국내 최초 탄생

 

숫사자와 암호랑이를 부모로 한 ‘라이거’ 3마리가 1989 8 29일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에서 국내 최초로 탄생했다. 이름은 대호, 용호 그리고 야호라 지어졌다. 이들 3남매의 출생은 13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세계적 희귀종을 얻기 위해 사자와 호랑이의 맹수를 합사 시킨 것은 1974 4 12일 부산 동래동물원이었다. 1926년 독일에서의 라이거 탄생과 1959년 일본에서의 타이곤(Tigon)의 탄생 사례를 참고로 했다. 아프리카산 사자 금강군과 벵골산 호랑이 이순양의 합방에는 성공했지만 출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어서 1976년 자연농원에서 숫호랑이와 암사자를 합사, 타이곤의 탄생을 시도했으나 싸움으로 사자가 죽어 실패로 끝났다. 실패를 거울 삼아 이번에는 서로간에 친밀도를 먼저 높이는 전략으로 변경하였다. 1983년 갓 태어났던 숫사자 용식이와 암호랑이 호영이를 ‘예비신부’로 점 찍고 같은 우리에서 살게 하였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얼굴과 체취를 익히게 한 것이었다. 마침내 둘은 1988 12월 합방을 하게 된다.

 

105일간의 임신 끝에 엄마 호영이는 이날 3남매를 순산했다. 1세대 라이거의 이름은 대호, 용호, 야호였다. 혹 일어날 수 있는 불상사를 대비하기 위하여 라이거들은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품에서 떨어져 분유를 먹고 자랐다. 3남매는 엄마 쪽을 많이 닮은 듯하며 몸 전체에서 호랑이의 얼룩무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빠 쪽의 특성도 있어 얼굴의 점박이 무늬 외에도 바탕색은 사자의 전형적인 황백색이었다.

 

사자(Panthera leo), 호랑이(Panthera tigris), 재규어(Panthera onca), 표범(Panthera pardus), 눈표범(Panthera uncia)은 모두 Panthera 라는 하나의 속에 속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야생에서 이들은 같은 종끼리 번식하지만 같은 속(genus)에 속하는 동물들도 이종 교배가 가능하다. 이종교배를 통한 출생은 동물생태학상 야생에서는 거의 없고, 동물원에서나 가능한 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로 종이 다른 동물간에 태어난 간성의 경우는 노새처럼 2세 번식을 할 수 없다.

 

 

이는 생명윤리학적으로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새로운 잡종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노력의 목적이 동물원 홍보를 통한 관람객 유치를 위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미네소타 대학의 사자 연구 센터의 크레이그 팩커는 이와 같은 일이 “보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완전히 동떨어진 일이며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의미없는 일”이라고 비판했으며, 북미의 동물원들을 대표하는 동물원 및 수족관 협회 역시 이를 비판했다.

 

최근에 410 kg 가 넘는 체중으로 기네스 기록에 등재된 라이거 허큘리스(Hercules) 역시 마찬가지의 경우이다. 이 라이거는 가장 큰 고양이과 동물이란 기록을 세웠다. 라이거는 과체중에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람객들에게는 좋은 구경거리가 될지 모르겠지만 과연 이것이 21세기의 동물원이 추구해야 하는 목적인가 하는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라이거 ‘허큘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