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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황악산 직지사(直指寺)에서 봄을 느끼다.

산풀내음 2018. 4. 22. 16:57

김천 황악산 직지사(直指寺)에서 봄을 느끼다.

 

김천 출장 길에 잠깐 시간을 내어 직지사를 다녀왔다. 저녁 약속이라 처음에는 얼마 전 김천 지청장으로 부임한 친구나 만나서 맛난 점심이나 같이 먹을까 고민도 했었지만 그 보다는 절을 찾아 잠깐의 여유와 함께 성찰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 좋을 듯하여 직지사를 선택하였다.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 2(418)에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직지사라는 명칭이 유래에 대하여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선종의 가르침인 직지인심 견성성불 (直指人心 見性成佛, 가르침에 기대지 않고 좌선에 의하여 사람의 마음을 직관함으로써 부처의 깨달음에 도달함을 이르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견해가 유력한 듯하다.

 

가장 먼저 맞이한 동국제일가람황악산문(東國第一伽藍黃嶽山門)을 지나면 어느 사찰에서나 마찬가지로 잘 꾸며진 숲길이 우릴 반겨준다. 직지사의 숲길은 지난 주에 정선 정암사에서 느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 여전히 겨울의 끝자락에 서 있어 눈과 얼음이 채녹지 않았던 정암사와는 달리 이곳은 봄이 완연했다. 꽃들은 이미 만개해 나를 유혹하는 듯하였고 어린 나뭇잎은 이미 연한 녹색을 지나 조금씩 짙은 녹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일주문을 지나자 사천왕은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 주었고, 만세루를 지나 나타난 대웅전은 크고 웅장하여 누군가를 압도하는 모습이 아니라 엄마의 가슴과 같이 우릴 따뜻하게 안아주는 듯 했다.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약사불과 아미타불이 모셔져 있다. 대웅전은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되었으나 선조 35(1602)에 다시 지어졌다고 한다. 대웅전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불상 뒤에 모셔져 있는 후불탱화였다.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편안함과 자비로움이 탱화 속에 가득하였다. 돌아와 자료를 찾아 보니 후불탱화는 영조 20년에 조성된 것으로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 약사불회도(藥師佛會圖), 아미타불회도(阿彌陀會圖) 3점이다. 그리고 모두 보물 670호로 지정되었다.

 

직지사에 또하나 유명한 것이 있다면 이곳에서 사명대사께서 출가를 하셨다는 것이다. 사명대사는 경상남도 밀양 출신이다. 1558(명종 13)에 어머니가 죽고, 1559년에 아버지가 죽자 김천 직지사(直指寺)로 출가하여 신묵(信默)의 제자가 되었다. 그 뒤 직지사의 주지를 지냈으며, 1575(선조 8) 선종의 중망(衆望)에 의하여 선종수사찰(禪宗首寺刹)인 봉은사(奉恩寺)의 주지로 천거되었으나 사양하고, 묘향산 보현사 (普賢寺)의 휴정(休靜)을 찾아가서 선리(禪理)를 참구하였다. 1578년부터 팔공산, 금강산, 청량산, 태백산 등을 다니면서 선을 닦았으며, 1586년 옥천산 상동암(上東庵)에서 오도하였다. 1592년에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조정의 근왕문(勤王文)과 스승 휴정의 격문을 받고 의승병을 모아 순안으로 가서 휴정과 합류하였다. 그곳에서 의승도대장(義僧都大將)이 되어 의승병 2,000명을 이끌고 평양성과 중화(中和) 사이의 길을 차단하여 평양성 탈환의 전초 역할을 담당하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