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 18일,
부마민주항쟁으로 비상계엄 선포
당시 경제는 1976년 14.1퍼센트 성장했지만, 성장률이 1978년에 9.7퍼센트로 떨어지더니 ‘오일 쇼크’가 강타한 1979년에는 6.5퍼센트로 급락하였다. 위기의 대가는 서민들이 치렀다. 1979년 박정희는 전기요금을 35퍼센트나 올려버렸다. 물가가 22퍼센트 올랐고 해고와 실업도 늘었다.
이런 경제난과 유신정권에 대한 불신은 1978년 12월 제10대 총선에서 여당의 참패로 나타났다. 개표 결과 여당인 공화당의 득표율은 31.7%였다. 신민당(32.8%)에 비해 1.1% 뒤진 결과였다. 정권에 대한 불신은 무소속의 선전으로도 나타났다. 무소속 득표율은 28.1%였다. 부산과 마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의 의석 수 10석 중 공화당은 4석, 신민당은 5석을 차지했다.
그리고 노동을 기반으로 둔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에 대한 노동자의 불만이 1970년 전태일의 분신을 시작으로 분출되기 시작하였고 1979년 8월 9일에는 가발 제조업체 YH무역의 부당한 폐업 조치에 반발한 172명의 여성 노동자가 서울 마포 신민당사를 점거하는 사건이 발발하였다. 이후 경찰이 투입되었고 연행과정에서 건물옥상에 올라간 노동자들 중 김경숙(당시 21세)이 추락하여 사망하고 김영삼은 경찰에 의해 상도동 집으로 강제로 끌려나갔다.
사건 후 9월 8일 김영삼 신민당 총재에 대한 총재직무정지 가처분 결정이 떨어졌고, 10월4일에는 급기야 김영삼 총재가 국회에서 제명되는 소동까지 일어나는 등 정국은 계속 요동치고 있었다.
한편 1975년 11월 재일동포 유학생 김오자를 중심으로 조작된 학원 간첩단 사건으로 부산대학의 학생운동이 초토화된 이후, 학내에는 4년 동안 유인물 한 장 뿌려지지 않았다. 4년간 데모 한번 없어 스스로 ‘유신대학’이라고 자조하던 부산대학에서는 “이화여대생들이 남자 성기 그림과 가위를 보내왔다”는 유언비어가 소리 없이 퍼져가고 있었다. 이대생들이 실제로 가위와 그림을 보낸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 데모도 못하는 대학의 운동권 학생들은 스스로 이런 유언비어를 만들어 퍼뜨리며 자신들을 질책했다.
마침내 10월 15일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서 유신에 대해 오랜 시간 침묵으로 일관해온 부산대학교에서 유인물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6일 학생 4천여 명이 “유신철폐”와 “독재타도”를 외치며 거리로 진출했다. 이어 동아대학교 학생들이 합류하자 시위대 규모는 점점 늘었다.
저녁이 되자 퇴근하는 노동자들이 합류해 시위대는 5만~7만여 명에 달했다. 상인, 접객업소 종업원, 재수생, 교복 입은 고등학생까지 가세했다. 시위의 성격은 도시 하층민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점점 격렬해졌다. 경찰서, 어용 언론사, 도청 등이 불에 타거나 파손됐다.
부마항생 당시 부산시내
항쟁의 규모와 격렬함에 놀란 정부는 최규하 총리 주재로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1979년 10월 18일 0시를 기해 부산 일원에 비상계엄령을 선포하고 공수부대를 투입했다.
그러나 시위는 마산으로 번졌다. 마산에서도 학생들이 시위를 촉발했다. 부산대학교와 마찬가지로 ‘유신대학’이던 경남대학교 학생 1천여 명이 거리로 나섰다. “지금 부산에서는 우리 학우들이 유신독재에 항거해 피를 뿌리고 있다. 나가자!”
마산에서 항쟁은 더 격렬했다. 부산과 마찬가지로 도시하층민이 항쟁의 주력이 됐다. 10월 20일 정부는 마산의 항쟁이 수출자유지역 노동자들로 확산하려 하자 마산과 창원 일원에 위수령을 발동했다. 진압부대로 투입된 공수부대와 해병대는 대검을 꽂은 채 잔인한 진압 작전을 폈다.
부마사태 진압에 투입된 공수특전단
부산과 마산에서의 시위로 부산에서는 모두 1058명이 연행되어 66명이 군사재판에 회부되었고, 마산에서는 505명이 연행되어 59명이 군사재판을 하게 되었다. 박정희는 10월18일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지각 없는 일부 학생들과 이에 합세한 불순분자들”이 난동을 부렸다고 했고, 치안본부는 시위양상을 볼 때 “우발적인 군중 시위행동이 아닌 조직적인 폭거”로 “조직적인 불순세력이 개입한 징후가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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