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12월/12월 10일

영국왕 에드워드 8세, 심슨 부인과의 사랑 위해 퇴위

산풀내음 2016. 11. 2. 17:44

1936 12 10,

영국왕 에드워드 8, 심슨 부인과의 사랑 위해 퇴위

 

1936 12 10일 대영제국의 국왕 에드워드 8(Edward Albert Christian George Andrew Patrick David, 1894.4.23-1972.5.28)가 퇴위했다. 월리스 위필드 심슨(Wallis Warfield Simpson)이라는 미국 패션 디자이너와 결혼하기 위해서였다. 두 번 이혼한 미국 평민과, 불과 10개월 전 대관식을 치른 총각 왕의 사랑을 영국은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왕실과 귀족들의 압력도 거셌다.

 

1210일 오후 330분 볼드윈 총리가 하원 단상에서 국왕의 칙어를 읽었다. “오랫동안 심사 숙고한 결과 짐은 왕위를 버리기로 결정했다.” 다음날 밤 10시 왕은 국민에게 결별 라디오 방송을 했다. “사랑하는 여인의 내조와 뒷받침 없이는 국왕으로서의 중책과 의무를 다할 수 없다고 판단, 사랑의 품을 선택했다”는 왕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 순간 에드워드 8세는 윈저공으로 격하됐다. 이로써 그는 영국 역사상 스스로 왕위에서 물러난 최초의 왕이 됐다.

 

 

1936 1 20일 영국 국왕에 즉위한 에드워드 8(42)는 자신의 연인인 심슨 부인이 이혼녀라는 이유로 성공회 성직자들이 왕위와 사랑 둘 중 하나를 택할 것을 요구하자 결국 사랑을 택하고 프랑스로 떠나 버린 것이다. 윈저공은 결국 자신의 반려자와 프랑스에서 결혼했고 죽을 때까지 조국을 등진 채 주로 파리에서 살았다. 전 국왕 조지 5세의 장남으로 독신이었던 에드워드 8세는 조부인 에드워드 7세를 빼 닮아 성격이 활달한 편이어서 왕으로서 자질을 높이 인정받았었다.

 

 

사람들은 심슨과 윈저공의 일화를 ‘세기의 사랑’으로 기억한다. 심슨 부인은 타임지에 의해 1936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세기의 로맨스 주인공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에드워드 8세는 이전에 바람둥이로 유명했다. 왕세자 시절, 그가 결혼할 생각을 안 하는 거에 속이 터져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아버지 조지 5가 네놈이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차라리 버티(조지 6)랑 릴리벳(엘리자베스 2)이 왕위를 물려받기를 바란다는 말까지 했다. 그리고 또 다른 말로는 한심한 아들의 꼬라지를 보고 저 애는 12개월도 못 넘기고 왕좌에서 내려올 거야라고 했다고 한다.

 

또한 왕은 군림하되 통치는 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제의 원칙마저 어기고 왜 자꾸 독일이랑 척지려고 하냐, 독일이랑 사이 좋게 지내자며 자꾸 외교정책에 간섭하는 바람에 외무장관 앤서니 이든을 힘들게 만든 게 여러 번이었다고 한다.

 

Edward reviewing a squad of SS with Robert Ley, 1937



그리고 인종차별을 저지르기도 했다. 일본의 히로히토가 왕자이던 시절에 영국을 방문하였을 때, 역시 왕자였던 에드워드와 같이 가서 정장을 맞춘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 일이 끝나고 히로히토가 일본으로 돌아가자 에드워드는 자신의 친구와 함께 일본인 노동자의 복장을 입고 파티에 참석했다. 요컨대, 일본의 왕자가 유럽인을 흉내 내서 양복을 입는 것이나 영국 왕자가 일본의 하층민을 흉내는 것이나 똑같이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또한 에드워드는 애인에게 쓰는 편지에서 히로히토를 고급 원숭이라고 지칭했고, 일본인들이 토끼처럼 빠르게 번식한다고 적었다.

 

Crowds watching the carriage procession of Crown Prince Hirohito of Japan (1901 - 1989, centre) and the Prince of Wales (later King Edward VIII), London, May 1921. Hirohito is on a six month tour of Europe.

Prince Hirohito and British Prime Minister Lloyd George, 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