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12월/12월 11일

독일, 미국 영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 상영금지

산풀내음 2016. 11. 3. 22:16

1930 12 11,

독일, 미국 영화 ‘서부전선 이상 없다’ 상영금지

 

영화서부전선 이상 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가 독일 개봉 7일째이던 1930 12 11일 돌연 상영 금지됐다. ‘서부전선…’ 1차 대전을 배경으로 19세 병사의 눈을 통해 전쟁을 리얼하게 묘사한 독일 작가 에리히 레마르크((Erich Maria Remarque, 1898-1970)의 자전적 반전(反戰)소설을 미국 유니버설사가 영화화한 작품이다. 제목은 주인공이 총에 맞아 죽어가는데 전선사령부는 본부에서부전선 이상 없다는 판에 박힌 전문(電文)을 타전하는 장면에서 따왔다.

 

 

레마르크의 원작 소설은 평화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었던 1929 1 31일 출간돼 그 해 독일에서만 50만부 넘게 팔린 것은 물론 18개월 만에 세계 25개국 언어로 번역돼 300만부 이상 팔리는 화제를 모았다. 루이스 마일스턴이 감독한 영화는 1930년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당시 독일은 반전영화를 수용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3개월 전 치러진 총선에서 나치가 107석을 획득하면서 제2당으로 급부상, 파쇼화가 막 태동하고 있었다. 경제공황으로 400만 명의 실업자가 거리로 내몰렸고, 몰락한 중산층은 프랑스와 유태인을 향해 증오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나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동했고, 대중은 그런 나치에 열광했다. 나치의 광기(狂氣)서부전선…’ 같은 소설과 영화를 용납하지 않았다. 결국 레마르크는 1932년 나치의 탄압을 피해 스위스로 몸을 피해야 했고, 1933년 정권을 장악한 히틀러는 레마르크 작품들을 모두 불태우고 1939년에 국적마저 박탈했다.

 

1979 한번 더 영화(컬러)로 만들어졌다. TV영화인데도 이 작품 또한 명작으로 불린다. 웬만한 극장영화보다 낫고 한국에서는 주로 이 작품이 KBS를 통해서 소개되었다. 독일에는 이미 도시가 모두 현대화되어 있어 촬영할 만한 곳이 없어서, 공산국가였던 체코(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