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12월/12월 26일

워커힐 준공

산풀내음 2016. 11. 13. 09:34

1962 12 26,   워커힐 준공

 

서울 동쪽 한강변에 워커힐이 공사착공 11개월만인 1962 12 26일 준공됐다. 마땅한 휴양지가 없어 일본으로 떠나는 주한미군의 달러를 잡아두기 위해 지어졌지만, 언론은 연일동양제일의 관광시설`을 강조하며 지면을 아끼지 않았다.

 



 

워커힐은 한국전에 참전해 교통사고로 숨진 워커 전 미8군사령관을 기념해 지어진 이름이다. 건물 곳곳에서도 전쟁의 기억이 묻어나온다. 준공 당시의힐 토바건물은 워커(Walker)의 이니셜인 ‘W’자 모양으로 지었고, 다섯 동의 호텔건물은 역대 유엔사령관의 이름을 빌렸다. 이듬해 4 8일 열린 개관식에는 워커의 아들인 미8군 소속 워커 중령이 참석해 아버지를 기렸고 세계적인 재즈 연주자 루이 암스트롱도 초청돼 자리를 빛내주었다.

 

그러나 개관전에 불거져 나온워커힐 사건으로 참석자의 표정이 즐겁지 만은 않았다. 중앙정보부가 공사자금 가운데 상당부분을 횡령해 공화당 정치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었다. 영업성적도 시원치않아 개관 첫 해부터 적자에 시달렸지만, 1966년에 방한한 존슨 미국 대통령이 이곳에서 묵고, 가수 패티김과 작곡가 길옥윤씨가 이곳에서 결혼하는 등 눈길 끄는 이벤트가 많이 열리면서 점차 서울의 명소로 자리잡아나갔다. 1972년 남북적십자회담 때 이곳을 방문한 북한측 대표들이 워커힐의 화려한 시설을 보고퇴폐적인 자본주의 문화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워커힐은 1972 3월 선경그룹(SK그룹)에 불하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