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2월/2월 11일

시화호 담수화 포기 최종 결정

산풀내음 2016. 12. 14. 22:23

20012 11,

시화호 담수화 포기 최종 결정

 

정부가 시화호 담수화 계획의 실패를 공식 시인하고 이를 전면 백지화했다. 건설교통부는 2001 2 11일 심각한 수질오염이 발생했던 시화호의 용도를 놓고 환경부·해양수산부·농림부 등 관련 부처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시화호 담수화 계획을 포기하기로 공식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화호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해수호로 남게 됐다.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6220억을 들여 1994 1 24총연장 12.7㎞의 시화방조제를 완공해 바다를 갈라서 만든 시화호를 만들었다. 당초에는 시화호에서 바닷물을 빼낸 뒤 담수호로 만들어 간척지에 조성될 농지와 산업단지의 용수원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그러나 수질이 급격히 악화되자 1997 3월 담수화 계획을 중단한 뒤 갑문을 설치, 해수가 드나들도록 한 바 있다

 

방조제로 막힌 지 4년째인 1998년 봄

 

1985년 농업용수 및 공업용수 확보라는 목표로 시화호 담수화가 추진된 지 16년 만에 정부는 슬그머니 해수호로의 전환 결정을 내렸다. 시화호를 담수화해 18000만t의 수자원을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공염불에 그치게 됐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방조제 건설비 6220억원과 하수처리시설 4498억원 등 1조원이 넘는 혈세를 날리게 됐다.

 

시화호 담수화 포기 후 적은 양이나마 바닷물이 다시 드나든 지 3년 정도 지나자 시화호와 개펄에 다시 생명이 돌아오기 시작했다간장물 같던 수질이 수영대회를 열 정도로 회복되자 물고기들이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할 정도로 불어났다. 꺼멓게 썩어버린 시화호 상류 갯벌 바닥도 갯지렁이들이 조금씩 파들어가 숨구멍을 만들어준 덕분에 되살아났다.

 

2014년 시화호

 

새들도 다시 돌아왔다. 실제 2014 321일부터 사흘간 환경부가 벌인 조류 동시 센서스 기간에 시화호에서 관찰된 새는 64종으로 전국의 주요 철새 도래지 76곳 가운데 세 번째로 많았다. 관찰된 개체수도 19000여마리로 금강호와 동림저수지에 이어 3위다. 가창오리와 청둥오리를 포함한 겨울철새 우점종 5종 가운데 물닭은 전국 76개 철새도래지 가운데 가장 많이 관찰됐다.

 

시화호 상류 지역인 경기 안산시 안산갈대습지공원의 배수로 주변 

시화호에 몰려든 숭어떼.

 

악취가 진동하던 시화호 상류는 2005년 말 수질 정화용 인공습지인 갈대습지공원이 조성된 뒤 뿔논병아리·해오라기 등 수많은 새들이 둥지를 틀고 먹이를 찾는 새들의 낙원으로 자리잡았다. 안산시가 시화호 하류의 대송단지 저류지 주변과 묶어 조류 보호를 목적으로 한람사르습지등록까지 추진하고 있는 사실이 그 생태적 가치를 방증한다.

 

시화호의 변화는 인간의 노력과 자연의 자기 치유력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갈대습지를 조성해 상류 하천에서 내려오는 물을 정화해 내려보냈고, 시화호 주변에서 배출되는 공장 폐수와 생활하수를 모아 시화호를 거치지 않고 바로 서해로 배출했으며, 2011년부터 조력발전소를 본격 가동해 방조제 안팎의 바닷물이 대규모로 순환되게 등이 시화호 수질개선에 효과를 냈다. (한겨레 신문, 2014.5.28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