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2월/2월 11일

인공위성 사상 첫 충돌

산풀내음 2016. 12. 14. 22:27

20092 11,

인공위성 사상 첫 충돌

 

2009 2 11일 오전 155(한국시각) 러시아 시베리아 타이 미르 반도 789㎞ 상공의 우주에서 두개의 온전한 인공위성이 사상 처음 충돌했다. NASA의 첫 레이더 측정에선파편의 확산 범위가 커져, 다른 위성과의 후속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NASA에 따르면 지금까지 궤도상에서 일어난 충돌 사건은 모두 4차례지만, 소진된 로켓이나 소형 위성의 부품들 사이에서 일어났다.

 

 

충돌한 인공위성은 미국의 민간 통신회사 이리듐의 이리듐(Iridum) 33호와 러시아의 군사용 통신위성 코스모스(Cosmos) 2251호다1993년 러시아 플레체스크 발사장에서 코스모스-3M 로켓에 실려 발사된 코스모스 2251호는 고도 778~803km의 저궤도를 도는, 무게 900kg에 길이 3m, 지름 2m인 원통 모양 위성이었다. 1995년 수명이 다해 사고 전까지는 지구 궤도에 버려진 ‘우주쓰레기’나 다름없었다. 이번 사고의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이리듐 33호는 1997년 러시아 바이코누르 발사장에서 프로톤 로켓에 실려 발사된, 780km의 고도를 도는 무게 700kg의 저궤도 통신위성이었다.

 

두 위성은 지난 12년간 아무런 문제없이 자신의 궤도를 돌다가 이날 시베리아 상공에서 궤도가 정확히 겹쳤다. 결국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던 코스모스 2251호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비행하던 이리듐 33호의 왼쪽 측면을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미국우주감시망(SSN)은 이때 충돌 속도가 무려 초속 11.7km였으며 이리듐 위성이 194, 코스모스 위성이 505개의 파편으로 산산이 부서졌다고 발표했다.

 

위성이 충돌한 뒤 관측된 700개가 넘는 파편은 2대의 위성이 원래부터 돌던 궤도를 따라 돌아다니게 된다.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파편이 발견될 전망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인공위성 2대가 충돌할 경우 10cm 이상의 파편이 1200, 1cm 이상은 6 2000, 1mm 이상은 300만 개 이상 만들어진다는 예측을 내놨다.

 

우려할 만한 점은 이들 파편이 시간이 지나면서 충돌 고도인 790km를 벗어나 500~1300km 고도까지 퍼져, 다른 인공위성에 충돌하는 2차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대기 입자가 거의 없는 우주공간이라 파편들은 수십~수만 년까지 궤도를 떠돌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레이더 기술로는 크기가 5~10cm인 파편까지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이보다 작은 파편이 일으키는 피해는 예측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들 파편은 크기가 작더라도 속도가 워낙 빨라 인공위성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만약 이번에 생긴 파편으로 다른 위성이 파괴되면 파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추가로 충돌사고를 일으키며 연쇄적인 ‘충돌 도미노’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인공위성 2대가 ‘정면충돌’하는 사고는 52년의 우주개발사에서 최초의 일이지만, 인공위성이 우주물체, 특히 쓰레기와 충돌하는 사고는 그동안 빈번했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돌며 활동 중인 인공위성이 900개가 넘고, 크기가 10cm 이상인 추적 가능한 물체가 1 8000개이며, 1cm 이상으로 추적 불가능한 우주쓰레기는 무려 75만 개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90년 이후 평균 3~4년에 한 번꼴로 인공위성과 우주쓰레기의 충돌사고가 일어났다.

 

활동 중인 인공위성이 우주쓰레기와 충돌한 일은 프랑스 군사용 소형위성 ‘스리즈’(Cerise)가 최초다. 1995 7월 프랑스령 기아나에 있는 쿠루우주센터에서 아리안 로켓에 실려 700km 극궤도로 올라간 스리즈는 활동 1년 만인 1996 7월 위성의 자세가 갑자기 틀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고 조사 결과 아리안 로켓의 3단이 폭발하면서 생긴 파편에 맞아 위성의 안테나가 부러진 사건이 원인이었다. 다행히 위성의 중요 부위는 손상을 입지 않아 스리즈는 임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었다.

 

실제로 우주쓰레기가 밀집해 있는 1000km 내외의 저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은 우주쓰레기의 위협에 많이 노출돼 있다. 반면 고도 3 6000km의 정지궤도는 충돌 위험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정지궤도를 도는 위성도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2002 8월에 프랑스령의 기아나에 있는 쿠루우주센터에서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유럽의 정지궤도 기상위성 MSG 1호는 발사 5년 만인 2007 5월 갑작스레 원래 궤도에서 벗어났다. 조사 결과 확인되지 않은 물체와 충돌해 궤도가 변경됐고 열 차폐장치 일부가 손상을 입었다. 다행히 치명적이지는 않아 MSG 1호는 아직도 활동하고 있다.

 

출처 : 과학동아, “사상 최초의 우주충돌사고 긴급 분석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