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3월/3월 12일

강호동, 18대 천하장사에 최연소 등극

산풀내음 2017. 1. 9. 21:06

1990 3 12,

강호동, 18대 천하장사에 최연소 등극

 

강호동은 1970 6월 경상남도 진주에서 처음으로 세상의 빛을 봤다. 마산 산호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이만기와 마찬가지로 마산중학교와 마산상업고등학교에서 씨름의 기본기를 갈고 닦았다. 타고난 힘에 믿기 힘든 운동신경까지 겸비하면서 '포스트 이만기'로 각광을 받았던 그는 10대의 어린 나이에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 대형사고를 터뜨렸다. 1988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에 선 강호동은 1989 18세의 나이에 백두장사에 오르면서 포효했다. 그리고 1990 3월 제18대 천하장사에 등극하면서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무서운 10' 강호동의 출연에 씨름판은 난리가 났고, 강호동은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씨름 황태자' 칭호를 얻었다. 대선배 이만기가 가지고 있던 최연소 천하장사 기록(이만기 20, 강호동 19)과 최연소 백두장사 기록(이만기 22, 강호동 18)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바꾸면서 '新 씨름황제'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강호동은 사상 처음으로 10대에 천하장사 3연패를 이뤄내면서 전성시대를 열어젖혔다. 개구쟁이 소년장사가 명실상부한 씨름황제로 서서히 자리를 잡아 나갔다.

 

무서운 기세로 거침없이 승리를 이어가던 강호동은 짧고 굵은 선수 시절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현역으로 활약한 4년 동안 천하장사 5, 백두장사 7회의 엄청난 업적을 쌓았다. 프로 선수로 활약한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지만,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량과 쇼맨십 등으로 씨름판의 최고 히트상품으로 주가를 드높였다. 141 109 32. 강호동이 선수 시절 남긴 성적표다. 내로라 하는 강자들을 모두 모래판에 눕히면서 77.30%의 대단한 승률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해에 경험 부족의 모습으로 적응기를 보낸 뒤에는 90%에 가까운 승률을 기록하면서 '무적'으로 군림했다. 180cm 정도에 불과한 키에 120kg을 훌쩍 넘는 몸무게로 다소 둔해 보이기도 했지만, 씨름판 위에 서면 강호동은 누구보다 더 날렵하고 영리한 선수였다. 엄청난 힘에 유연성까지 겸비해 신체 밸런스가 완벽에 가까웠다. 거기에 상대의 기술을 역이용하는 명석한 두뇌와 함께 특유의 패기 넘치는 모습까지 더하면서 최고의 씨름꾼으로 등극했다. 강호동은 전성기를 구가하던 1992년 씨름과의 작별을 고했다. 이만기처럼 최고의 위치에서 모래판을 떠났다. 당시 그의 나이가 만 22세에 불과했다. 새로운 씨름황제의 조기 은퇴에 씨름인들을 비롯해 수많은 팬들이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