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4월/4월 6일

국산 신약, 미국 FDA 첫 승인

산풀내음 2017. 2. 18. 07:55

20034 6,

국산 신약, 미국 FDA 첫 승인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의 정식 승인을 받은 국산 신약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바이오기업인 LG생명과학(대표 양흥준)은 자체 개발한 퀴놀론계 항균제팩티브(FACTIVE)’가 미국 FDA로부터 경·중증 폐렴(CAP) 및 만성 호흡기질환의 급성악화(ACEB) 환자들에 대한 새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고 2003 4 6일 발표했다.

 

FDA 승인받은 신약 개발 주역 LG생명과학 연구팀, 왼쪽부터 양흥준 사장, 김인철 박사, 남두현 박사, 박순재 박사, 홍창용 박사, 김두현 상무

 

1999 FDA에 처음 신약 승인 신청을 낸팩티브 2000년 승인 유보 판정을 받았지만 2002년 재신청해 결국 국내 신약으로는 ‘FDA승인 1를 기록했다. 현재 FDA로부터 승인을 받은 신약을 가진 나라는 전 세계에서 10개국에 불과하다. 호흡기 감염증 치료제팩티브 FDA 승인은 제약업계에서월드컵 4강 진출과도 같은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106년에 이르는 국내 제약사상 최초로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우리 약을 만들었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Congratulation, We made it(축하해, 우리가 해냈어).

밤낮 없이 신약 개발에 매달리던 LG생명과학 연구팀의 홍창용(洪昌容) 박사는 1994 4월 어느 날 밤 홀로 실험실을 지키다 자체 개발한 물질이 특정 균에 대해 기존 항균제보다 100배나 뛰어난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동료 연구원의 책상 위에 이런 메모를 남겼다.

 

LG생명과학이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신약을 개발하기까지에는 산하 기술연구원 내 연구원들의 땀방울이 밑거름이 됐다. 또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옛 스미스클라인비첨)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LG생명과학 기술연구원이 신물질 개발에 착수한 것은 91. 이 때부터 12년 간 모두 100여명에 이르는 각 분야 연구원들이 ‘가능성 0.01%’에 매달려 밤잠을 잊은 채 혼신의 노력을 쏟아 부었다.

 

새 원료물질을 찾아내려고 도전한지 2년 만에 팀 리더인 최수창 박사가 새 물질을 보지도 못한 채 암으로 숨지고 독성문제로 동물실험이 실패하는 등의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뒤를 이은 홍 박사와 연구원들은 94 304번째 화합물인 ‘LB20304a’의 시험관 약효평가에 착수해 마침내 성공했다. 후보 물질 확보 이후에는 GSK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다. 1997 GSK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고 GSK는 전세계 40여개 국가, 1500여개 병원, 9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GSK는 인건비를 포함해 총 4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99 11월 전북 익산에 공장을 준공한 LG생명과학과 GSK는 같은 해 12 FDA에 승인을 신청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2002 4월에는 이에 실망한 GSK가 제휴관계를 철회했다. LG생명과학으로서는 수백억원의 투자가 물거품이 될 최대의 위기를 맞은 셈. 그러나 회사측은 이에 굴하지 않고 미국 진소프트(GeneSoft)사와 제휴해 재도전한 끝에 마침내 새로운 ‘신화’를 창조했다.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Factive)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은 것은 무엇보다 국내 의약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신약개발 기술이 세계 무대에서도 당당히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세계적인 신약개발은 성공 확률이 1만분의 1에 불과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로 알려져 있다. 투자비용이 1200억∼72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막대한 데다 개발기간도 10년 이상 걸려 중소 제약업체들은 꿈도 꿀 수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 굴지의 제약회사들도 엄청난 연구개발(R&D)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서로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것이다.

 

하지만 일단 경제성 있는 신약을 개발하기만 하면 1개 품목의 연간 순이익은 자동차 수백만 대를 판매하는 것과 맞먹는다. 세계 100대 의약품의 품목당 연간 매출액은 10억 달러, 연간 순이익은 2억 달러에 이른다. 위궤양 치료제 ‘잔탁’의 경우 한해 매출액만 50억 달러나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