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4월/4월 10일

서울 종로에 최초의 민간전등 가설

산풀내음 2017. 2. 21. 06:54

19004 10,

서울 종로에 최초의 민간전등 가설

 

"전기회사에서 작일부터 종로에 전등 삼좌를 연하였더라." (황성신문 1900 4 11일자)서울 종로 거리에 가로등이 설치됐음을 알리는 이 짧은 기사는 수천 년 동안 내려오던 생활방식을 바꾸는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해 뜨면 나가 일하고 해 지면 들어와 쉬는 일출이작, 일입이식 농경사회의 수천 년 생활습관이 무너지고 휴식의 시간이었던 밤이 활동의 시간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인류가 밤을 정복하려는 오랜 시도에 결정적으로 성공한 것은 1879년 미국의 에디슨이 백열등을 발명하면서였다. 모닥불, 횃불에서 석유-가스등에 이르기까지 이전의 각종 등불이 겨우 주위를 밝히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던 것에 비해 전기를 이용하는 백열등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고 급속도로 전세계로 뻗어나갔다.

 

우리나라에 전등이 처음 들어온 것은 1887 3. 에디슨의 발명 이후 불과 8년 만이었으므로 제법 빠른 셈이다. 더구나 공사 담당자가 에디슨이 설립한 회사였고 경복궁 향원정 옆에 설치된 발전기도 16촉광 백열등 750개를 점등할 수 있는 것으로 동양 어디에 내 놔도 손색이 없는 수준이었다.

 

전등 등장은 사람들의 밤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 사랑방에서 호롱불을 밝히며 투전판을 벌이던 남정네들은 대낮처럼 환한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전등을 보러 일부러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사람도 많았다. 우리나라 `전기의 날`은 이날을 기념해 1966년 제정됐다.

 

한성전기회사, 종로에 가로등 3개 설치 (최초의 민간 전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