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4월/4월 10일

호주, 최초 냉동 수정란 출산 성공 발표

산풀내음 2017. 2. 21. 20:33

19844 10,

호주, 최초 냉동 수정란 출산 성공 발표

 

1984 4 10일 호주의 의료진들은 냉동상태서 보관되어온 인공 수정란을 모체의 자궁에 이식해 아기를 출산시키는데 세계최초로 성공했다고 멜번의 한 병원관계자가 밝혔다. 호주의 모나쉬대학과 퀸 빅토리아병원 합동연구진들은 어머니의 자궁에 이식된 냉동 수정란으로부터 자라난 임신 9개월째의 태아를 2주일 전 제왕절개수술 끝에 분만시켰으며 체중 2.5kg의 이 아기는 현재 정상적인 발육을 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이 의료진들은 나팔관에 이상이 생겨 7년째 임신을 못하고 있는 한 부인의 난소11개를 채취해 10개를 시험관 내에서 인공 수정시킨 후 이 가운데 3개의 수정란을 이 여인의 자궁에 옮겼으나 임신이 되지 않자 냉동 저장시켜 두었던 7개의 나머지 수정란을 녹였으나 이러한 일련의 해동과정에서도 살아남은 3개의 수정란을 다시 이식했으며 착상에 성공한 1개의 수정란에서 태아가 발육하기 시작했다.

 

이 연구진의 우드박사는 태아가 임신초기 수주 동안 난소의 호르몬 부족으로 몇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이후 별탈 없이 성장해 태아의 위치에 문제가 생긴 임신 9개월째에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분만토록 했다고 밝혔다. 이 합동연구진의 한 대변인은 수정란 냉동법에 의한 출산성공이 복합임신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난소채취시술을 여러 번 하지 않게 만드는 등의 의학적 성과를 가져다 주었다고 말했다. 냉동수정란을 이용한 태아출산 시도는 이미 12차례나 시도되었으나 그 동안 모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냉동 보관을 통한 임신 한계 도전 (중앙일보 2004 8 2)

 

세포의 냉동과정은 수분조절이 핵심이다.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워놓고 얼리면 물이 팽창하면서 항아리가 깨지듯이 세포도 마찬가지다. 세포의 90%를 차지하는 물은 어는 과정에서 부피가 커지기 때문에 세포막을 터뜨릴 수 있다. 그러므로 세포 안의 물을 적당히 제거하면서 최대한 세포를 상하지 않게 얼리는 것이 냉동과정의 핵심이다.

 

정자는 냉동보존이 상당히 쉬운 편이다. 정자는 구성성분에서 유전물질(DNA)이 대부분이며 다른 소기관은 적다. 세포질 양과 수분량도 적어 냉동에 유리하다. 정자는 또 염색체에히스톤대신프로타민을 갖고 있는데 프로타민은 히스톤에 비해 훨씬 안정되어 있다. 정자의 냉동 후 생존율은 50~90%로 알려져 있다. 정자의 동결보존은 200년 전부터 연구가 시작됐을 정도로 역사도 길다.

 

그러나 난자는 정자에 비해 냉동과정이 까다롭고 생존율도 훨씬 낮다. 난자는 세포 내에 많은 물을 갖고 있다. 또 성숙한 난자는 핵막이 없어 세포질 내에 염색체들이 둥둥 떠다니기 때문에 냉동과정이 어렵다. 난자 안의마이크로튜블도 냉동과정에서 손상되면 정상적인 세포분열이 일어나지 않는다. 1986년 첸 박사가 동결 보존했던 난자를 이용해 아이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 처음이다.

 

정자, 난자 외에 냉동보관하는 것으로 배아(embryo)가 있다. 배아는 정자와 난자가 합쳐진 수정란이다. 보통 시험관 아기 시술 때 여러 개의 배아를 만들어 동결보존했다가 자궁에 착상시킨다. 배아는 정자보다는 냉동 및 해동 과정이 어렵지만 난자보다는 쉬운 편이다.

 

정자나 난자를 얼마나 오래 냉동해도 출산에 지장이 없는지 그 한계점은 알 수 없다. 실험을 하기 위해 일부러 임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해외에서 기록적인 뉴스들이 연달아 발표됐다. 정자의 경우 21년이 최고기록이다. 영국의 한 여성이 지난 79년 고환암에 걸린 남편이 남겨놓은 정자를 이용, 2002년 무사히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 냉동배아는 12년으로 기록을 경신했다. 이스라엘의 39살 여성이 지난 91년 시험관 아기를 출산하기 위해 만들어두었던 냉동배아를 이용해 2003년 다시 아이를 낳는 데 성공했다. 냉동배아를 이용한 출산기록은 그 이전까지 7년이 최고였다.

 

정자나 배아와 달리 냉동난자를 이용한 출산은 아직 많지 않아 기록을 매기기는 힘들다. 이탈리아의 포르쿠 박사는 최근 한 학술모임에서난자는 냉동과정에서 80% 정도가 살아남으며 냉동난자를 이용한 임신 성공률은 20%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정자와 난자만 있다면 여성은 몇살까지 출산이 가능할까? 지난 1994년 이탈리아 인공수정전문의 안티노리 박사는 63세 할머니를 인공수정으로 임신, 출산에 성공시킨 바 있다. 바야흐로 젊음을 냉동보관했다가 임신과 출산을 자유로이 조절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