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에 오늘, 4월/4월 19일

프랑스, 이슬람 여성에게 신분증 사진 촬영 시 히잡(머리 스카프) 착용 금지 선언

산풀내음 2017. 3. 3. 22:09

20034 19,

프랑스, 이슬람 여성에게 신분증 사진 촬영 시 히잡(머리 스카프) 착용 금지 선언

 

프랑스에서 이슬람교 여성의 머리 스카프 착용 논쟁이 터졌다.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프랑스 내무장관은 2003 419일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이슬람 단체연합(UOIF) 총회에서신분 증명서 사진을 찍을 때 남성이건 여성이건 모두 머리에 아무것도 써서는 안 된다고 법은 명시하고 있다라며이슬람교 여성이라고 해서 신분증명서에 관한 법과 다른 특혜를 누릴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사르코지는 당장 현장에 있던 수천명의 이슬람 교도들로부터 휘파람과 야유 세례를 받았지만, 그는 굳건히나는 친구로서 여기에 왔고, 할 말을 하는 친구라며나는 이 회의장의 소수가 항의한다고 해서 놀랄 사람이 아니다고 맞섰다. 그는가톨릭 수녀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신분증명서에 관한 법이 적용되고 있다고 환기시키면서 이슬람교 여성에 대한 동일한 법 적용에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사르코지의 발언에 대해 한 이슬람교도 여성은스카프는 이슬람에서 여성의 개별성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프랑스 법이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지만, CFCM의 달릴 부바쾨르 의장은신분증명서 사진은 정확해야 하고, 전통과 종교가 그것의 법적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Paris, France, Muslim Women Demonstrating Against Islamophobie, Holding French Sign in Hijab

 

프랑스에서는 그동안 이슬람교도 여성의 스카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학교장들은 이슬람교도 여학생이 스카프를 쓴 채 등교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교사들이 정부의 금지 조치를 요구하면서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2002년에는 직장에서 스카프를 벗지 않았다고 해고된 알제리 여성이 노동쟁의재판소에 소송을 제기, 복직 명령을 받아내기도 했다. 국가행정재판소는 1989년 이슬람 여성의 스카프 착용이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랑스 주류 사회와 유대인 등 다른 소수 집단은 그 판정이 이슬람교에 대한 특혜라고 반발해왔다. 장 피에르 라파랭(Raffarin) 총리는 지난 3교사와 공무원인 이슬람교 여성이 근무 중에는 스카프 착용을 금지하는 데 찬성한다며 정부의 입장 변화를 시사했다.

 

더 나아가 프랑스에서는 2004년 “모든 종류의 종교적 상징물을 공공 교육시설에서 착용할 수 없다”고 발표하면서, 다만 종교적 상징물이라 함은 이슬람의 히잡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십자가, 유대교의 다윗의 별(Star of David), 시크교의 터번 등을 모두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이 법으로 인해 많은 이슬람 문화권 여자아이들이 학교에서 히잡을 벗지 않으면 학교를 그만두고 홈스쿨링을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이슬람권 여성들은 문화적 정체성, 종교적 성실성, 도덕적 전통, 법적 의무 등의 이유로 검은 천을 사용한다. 나라와 지역에 따라 각기 부르카(burka), 니캅(niqab), 차도르(chador), 히잡(hijab) 착용한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는 여성은 가족 앞을 제외하고는 베일을 써서 몸을 가려야 한다고 나와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디를, 얼마나, 어떻게 가릴 지에 대해서는 명시하고 있지 않아 국가와 민족의 해석에 따라 지금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베일로 나타나게 됐다. 일반적으로 이슬람 원리주의, 근본주의를 표방할수록 신체 노출이 줄어든다.

 

 

부르카(Burka)는 가장 보수적인 베일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두 가리고 눈은 망사로 처리해 시야를 확보한다. 손에는 장갑을 끼기도 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많이 쓰는 것이 베일이고 이집트에서 베두인족 일부가 착용한다. 대개 푸른색이지만 검은색도 있다.

 

 

히잡(Hijab)은 두건 모양이다. 히잡은 아랍어로가리다혹은격리하다라는 뜻을 가진 말에서 파생됐다. 얼굴만 내놓고 상체는 가슴까지 가린다. 입고 벗기가 쉽고 색상도 다양하다. 튀니지 같은 북아프리카 국가나 시리아에서 많이 쓴다.

 

 

니캅(niqab)은 눈 아래 얼굴을 가리는 수건이다. 주로 히잡과 함께 쓰며 니캅만 따로 쓰지는 않는다. 파키스탄이나 모로코 여성들이 많이 쓴다. 니캅도 색상이 다양하다.

 

What is the difference between hijab and niqab? In simple terms, a hijab covers your head and the area around your face, but a niqab covers all of your face except for the eyes, which are not veiled from the outside world.

 

덮는다는 의미의 이란어인 차도르(chador)는 이란에서 쓰는 망토형 베일이다. 검은색이며 속에는 주로 양장을 입는다.

 

 

문제는 이러한 전통을 고수하는 이슬람권 인구 상당수가 유럽과 미주로 이주하면서 마찰이 생겼다는 사실이다. 이슬람 여성들의 히잡 착용 문제가 단순히 종교와 표현의 자유 문제를 넘어, 국가의 영향력을 규정하는 문제, 게다가 여성의 권리와 평등 문제로까지 확대되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2009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연설에서 “나는 여성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가리는 것이 불평등하다는 서양의 시각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여성이 교육받을 권리가 없는 것은 불평등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데 이어, 최근 9·11 테러의 잔상이 남은 뉴욕 한복판에 이슬람 사원을 건립하는 데 동의했다. 그 기저에는 이슬람을 미국의 한 종교, 한 문화로 인정한다는 견해가 깔려 있다.

 

 

일부 여성인권 운동가들은 히잡 착용을 종교나 문화적 상징으로 여기지 않고, 단지 여성 소외 혹은 여성 차별의 공공연한 증거로 여기기도 한다. 일견 맞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일부 이슬람 여성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다소 성급한 결론처럼 들린다. 반면 여성이 직접 히잡 착용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점과, 대신 그 선택이 교육권과 같은 다른 권리를 실행하는 데 어떤 영향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이 가장 논리적으로 들린다. 머리카락을 가리는 것은 자유지만(문화·종교적 자유), 그것을 거부했다고 해서 사회가 어떤 차별이나 위협을 해서는 안 된다는(여성의 인권·평등) 오바마의 말은 여러 가치를 한데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